중학독서논술 /
[난이도 수준-중2~고1]
[난이도 수준-중2~고1]
25. 학교는 누가 지키나 26. 감정은 이성의 시녀일까(마지막회)
■ 독서 자료실
① 대니얼 골먼 지음, 한창호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저자 심리학자이며 경영사상가이다. 하버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2008년 <월스트리트 저널>의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사상가’로 선정됐다. 저서로는 <에스큐(SQ) 사회지능>, <에코지능>, <마음의 리더십>, <감성의 리더십> 등이 있다.
내용 ‘인간은 이성의 지배를 받아 합리적 판단을 내리는 존재일까?’, ‘감성은 다만 이성의 보조적 역할만을 담당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에 대해 저자는 아니라고 대답한다. 인간의 마음 깊이 자리한 열정이나 갈망 등의 감정이 행동의 가장 중요한 길잡이이고, 인간의 생존은 그런 감정이 지니는 힘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감성은 동료와의 긴밀한 유대감이나 배려 등에 직접 관여하며, 개인이 공동체를 이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토대가 된다. 한편 초조·분노 등과 같은 부정적 감정은 신경계의 격렬한 반응을 동반하고 이는 합리적 사고, 판단 등을 담당하는 대뇌 영역의 활동을 방해하는 결과를 낳는다. 어릴 때 장기간 감성적 고통이 계속되면 지적 능력에 심각한 손상을 입게 되기도 한다. 지능지수(IQ)의 변화가 없더라도 감성의 통제 불능 상태는 더 좋아하고, 덜 좋아하는지의 비교를 불가능하게 하고, 이로써 약속을 정하는 것과 같은 간단한 일에서도 혼란을 겪게 된다. 인간의 감정이 판단과 행동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 과학적 연구가 이뤄진 것은 비교적 최근 일이다. 두뇌 단층 촬영 등으로 뇌를 읽을 수 있게 된 배경은 이런 연구에 크게 기여했다. 이 책에서는 이런 과학적 성과를 적용한 관찰 및 실험 증거를 들어 감성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동시에, 이성과 감성의 조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감성을 현명하게 쓸 수 있는 능력은 학습으로 얻을 수 있으며, 이것이 지적 잠재력을 발휘하는 바탕이 된다고 설명한다. 논술 포인트 감정의 폭발은 이성적 판단을 방해한다. 사람들은 그럴 때 ‘똑바로 생각할 수가 없었다’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나에게 있어서 ‘똑바로 생각할 수가 없었던’ 경우를 떠올려 보고(너무 긴장해서 중요한 시험을 잘 못 본 경우 등),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그 결정이나 판단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는지에 대해 써 보자.(300자 안팎) ② <모든 논쟁에서 이기는 방법>매슨 피리 지음, 김영희 옮김 / 영림카디널
저자 작가이며 교육자로 영국의 정책연구기관인 애덤 스미스 연구소 소장이기도 하다. 미국 미시간주 힐즈데일칼리지 철학·논리 부문 우수 초빙교수를 역임했다. 저서로 <당신의 아이큐를 높여라>, <셜록 홈스의 아이큐 북>, <오류에 관한 책> 등이 있다.
내용 이 책에서는 논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논리를 사용하기보다는 오류를 사용하라고 조언한다. 이는 비논리적인 논증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상대방이 범하고 있는 오류가 뭔지 알아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저자가 제시한 오류 중에는 감정을 이용해 논리적 판단을 흐리는 방법이 여럿 포함돼 있다. 이 방법들은 실제로 개인이나 집단을 설득하거나 이용하는 데 쓰이고 있으며, 그 효과도 기대 이상으로 크다.
감정이 논증의 타당성을 인정하는 수단이 되는 대표적 오류는 ‘감정에 호소하는 오류’이다. 이는 소피스트들도 즐겨 사용한 오래된 방법으로, 타인의 격렬한 감정을 자극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어내는 것이다. 듣는 이의 감정 성향을 파악한 후 그 감정을 불러일으킬 만한 언어를 생생하고 섬세하게 이용함으로써 증오나 자부심, 더 나아가 극단의 광기까지도 이끌어낼 수 있다.
똑같은 말을 반복하거나 강조해 상대방을 지겹게 만드는 방법, 집단의 열정과 편견을 이용해 선동하는 방법, 동정심을 유발해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을 그르치게 하는 방법, 누구라도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못박아 무식하다는 말이 듣기 싫어 어쩔 수 없이 동의하게 하는 방법 등은 모두 인간의 감정을 이용한 비논리적 설득 방법이다.
논술 포인트 안데르센의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에서 옷을 입지 않은 임금님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던 청중은 어떤 오류를 범했는지 설명해 보자.(200자 안팎)
■ 심화 자료실 눈물을 자아내게 하라-동정심을 유발하는 논증 동정심은 존경할 만한 인간의 품성이지만 논증에서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 따라서 의견을 내세울 때 합리성에 토대를 두는 대신에 동정심에 의존하면 오류가 발생한다.(중략) 그러나 동정심의 유혹을 뿌리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은 그 작품 전체가 동정심을 이용한 거대한 논증이다. 스크루지는 나름대로 정직한 삶을 살았지만 동정심을 이용한 오류에 의해 독자들의 엄청난 비난을 받는다. 그러나 스크루지의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밥 크래치트는 경리로서의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스크루지가 맘에 들지 않으면 시장원리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곳으로 옮길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또한 유령들도 동정심을 이용해 스크루지에게 압력을 가하고 이에 굴복한 불쌍한 스크루지는 도의상 어쩔 수 없이 경제 원리와 정반대되는 결정을 내리게 된다. 이런 상황에 좀더 냉정하게 대처했더라면 메리 크리스마스에 대한 답례인 “흥, 허튼소리!”로 대꾸했을 것이다. 어쨌든 동정심을 이용하면 상대방을 주춤하게 만들 수 있다. 청중은 사실과 허구의 미세한 차이에 그렇게 관심을 갖지 않는다. 따라서 청중들을 진실과는 다른 결론으로 유도하여 상대방을 봉건시대의 냉혹한 영주처럼 보이게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매슨 피리, <모든 논쟁에서 이기는 방법>
■ 신문 읽기 정치적 판단은 감정에 좌우된다 대부분의 유권자는 후보자의 약속을 꼼꼼히 따져가며 후보자를 선택하는 것 같지 않다. 대체 유권자들은 무엇을 보고 투표하는 것일까? 2000년과 2004년 미국 대선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보면 그 답이 조금은 보인다. 2000년 당시 앨 고어 후보는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정책을 내세웠다. 부시 전 대통령을 반박하는 데도 같은 전략이었다. 가령 부시의 의료민영화를 반박하면서 ‘이 계획대로라면 18%의 의료보험비가 47%로 올라가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했다. 하지만 미국의 유권자들은 ‘고어가 우리와 같은 보통 사람이 아니라 냉담한 정책전문가이며, 그에게 사람들은 통계 수치에 불과하다’는 부시의 반격에 넘어갔다. <감성의 정치학>(The Political Brain)을 쓴 미국 에머리대의 드루 웨스턴(Drew Westen) 교수는 이는 ‘정치적인 뇌’의 특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정치적 뇌는 수치나 사실이 아니라 감정에 반응한다. 따라서 고어는 ‘부시의 계획에 따르면 의료보험료가 약 3배 오르므로 우리 부모를 힘들게 할 것’이라며 감성에 호소했어야 승리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우리 뇌는 어떻게 구성돼 있고, 정치적인 판단에는 어느 부분을 사용하기에 이런 결과가 나온다는 것일까? 인간의 뇌는 크게 3개의 층으로 이뤄져 있다. 흔히 파충류의 뇌, 포유류의 뇌, 인간의 뇌로 불리는 것이 그것이다. 가장 안쪽에 자리잡은 파충류의 뇌는 뇌간(뇌줄기)과 소뇌로 이뤄져 있다. 이 부분은 척추 속의 신경인 척수가 약 5억년 전에 윗부분으로 확대 팽창되면서 형성됐다. 주로 호흡이나 심장 박동, 혈압 조절 등의 생명체의 기본 기능을 담당한다. 이를 둘러싸고 있는 부분이 포유류의 뇌인데, 이는 위아래로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며 감정 기능을 담당한다(중략). 포유류의 뇌를 둘러싸고 있는 부위는 대뇌피질부가 있는 인간의 뇌다. 이는 세 부분의 뇌 중 가장 나중에 진화한 것으로 이성과 추상적 사고 등을 관장한다. 인간이 학습하고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은 모두 이 부분이 발달했기 때문에 가능하다. 오늘날 우리가 문명을 이루고 과학을 발전시키고 있는 것도 모두 인간의 뇌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웨스턴 교수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성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선거에서 영향을 발휘하는 것은 인간의 뇌인 대뇌피질부가 아니라 감정을 관장하는 포유류의 뇌, 변연계다. 사람들은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자신을 설득하는 후보가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후보를 선택한다는 말이다. -박태진, 인터넷 한겨레, 2010년 5월31일치 논술 포인트 선거에서 유권자의 감정을 이용한 사례는 우리나라 선거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어떤 것이 있는지 찾아 정리해 보자.(300자 안팎)
■ 문화 콘텐츠 다큐멘터리 <공부의 왕도> 2부. ‘정서가 학습을 지속시킨다’(EBS, 2008)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을 ‘웃는 동물’이라고 했다. 인류가 지금처럼 문명을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은 감정이라는 중요한 요소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흔히 학습은 감정과 별개로 이뤄진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감정은 학습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단순히 표정이 바뀌는 것만으로도 학습 양상이 달라지는 실험 결과도 있다. 입술을 뾰족하게 내밀고 연필을 혀 방향으로 길게 물게 되면 뾰로통한 표정이 된다. 이 자세로 동영상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그다지 재미없다고 나타난다. 또한 이들은 세부적인 장면을 잘 기억했다. 반면 연필을 코와 수직이 되게 입술에 물면 저절로 웃는 얼굴이 되는데 이렇게 하고 같은 동영상을 시청하면 감상 위주로 기억하고, 자신의 감정이 이입돼 해석되는 경향이 있다. 표정, 감정 상태, 사고방식, 학습 효과는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서로 긴밀히 연결돼 있는 것이다.
낙관성과 자신감과 같은 긍정적 정서는 학습을 지속시키고 효과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반대로 좌절감이나 무기력함은 문제 해결 자체를 포기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논술 포인트 다큐멘터리 내용을 토대로 내가 공부를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을 사용하면 좋을지 생각해 보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서술해 보자.(300자 안팎)
■ 논리적 글쓰기 감성도 학습이 가능하다?! [논제] 아래 글에서 설명되어 있는 실험 및 연구 내용을 요약하고, 이 실험이 주는 의미는 무엇인지 논술하시오.(500자 안팎) 마시멜로 실험 및 연구는 1960년대에 스탠퍼드 대학교 내 유치원에서 심리학자 월터 미셸이 시작했다. 실험에 참여한 아동은 주로 스탠퍼드 대학교 교직원, 대학원생, 고용인의 자녀들이었다. 연구팀은 이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추적했다. 월터 미셸은 실험에 참가한 네 살배기 아이들에게 달콤한 마시멜로 과자를 하나씩 나누어주며 돌아올 때까지 마시멜로 과자를 먹지 않고 참으면, 상으로 한 개를 더 주겠다는 제안을 한 후 밖으로 나갔다. 실험 결과, 일부 아이들은 곧바로 마시멜로를 먹었지만 다른 아이들은 실험자가 되돌아오기까지 기다렸다. 그 힘든 기다림 속에서 자신을 다잡기 위해 아이들은 눈을 감아 유혹하는 마시멜로를 쳐다보지 않으려 했고, 머리를 팔에 묻었으며, 혼잣말을 했고, 노래를 불렀으며, 손과 발로 놀이를 했고, 심지어 잠을 자려고까지 했다. 이 충동의 순간에 대한 진단 결과는 이 아이들이 청소년으로 자란 대략 12년에서 14년 후에 분명해졌다. 곧바로 마시멜로를 거머쥔 아이들과 자신의 만족을 유예했던 또래 간의 정서적, 사회적 차이는 극적이었다. 네 살 때 유혹에 저항한 아이들은 청소년이 된 후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자기 확신을 보였으며, 인생의 좌절에 훨씬 잘 대처했다. 그들은 어려움에 직면해도 포기하는 대신 도전을 받아들이고, 그 도전을 추구했다. 그들은 자주적이고 확신에 찼으며 믿을 만했다. 또한 솔선해서 과제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곧바로 마시멜로를 먹었던 3분의 1가량의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이런 자질이 훨씬 적었고, 반대로 문제를 일으킬 만한 심리적 특성을 갖고 있었다. 청소년이 된 그들은 사회에서 멀어지려는 사람처럼 비칠 가능성이 훨씬 높았고, 좌절에 쉽게 당황해버리며, 스스로를 ‘나쁘다’거나 가치가 없다 생각하고, 화가 나는 일이 생기면 신경질적으로 과도한 반응을 보여 논쟁과 싸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훨씬 많았다. -대니얼 골먼,
◎ 답안 작성의 길잡이
논제의 요구사항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제시문에 설명된 실험 및 연구 내용을 요약하는 것, 실험이 의미하는 바를 쓰는 것이다.
제시문 내용을 요약하는 부분에서는 실험이 어떻게 이뤄졌으며,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핵심만 추려 정리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실험이 의미하는 바에 대해 서술해야 하는데, 단락을 바꿔 요약 내용과 구별되도록 쓰는 게 좋다.
월터 미셸의 실험은 일명 ‘마시멜로 실험’으로 불리는 만족 지연과 학업 성취 및 사회성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이다. ‘만족 지연 능력’이란 미래의 보상을 위해 현재의 충동을 참고 유혹을 견뎌내는 힘이다. 이 자제력은 아이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열쇠로 판명되었다. 학업 성취에 있어서 아이큐(IQ)로 대표되는 지능만이 강조되던 당시에 아이큐 이외의 심리적 요소에 주목하게 한 실험이었다.
◎ 지식 창고
발 없는 육상 선수의 도전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는 무릎 아래 뼈가 없이 태어났다. 한 살 되던 해에 그는 무릎 아랫부분을 완전히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고, 보철을 하고 걷는 법을 익혔다. 장애가 있었지만 그는 자전거를 타고 수상스키와 럭비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운동신경이 뛰어났다. 육상선수로 자신의 목표를 설정한 그는 장애인 육상대회 100m 경기에서 10초 91이라는 기록으로 동메달을 땄으며, 200m에서 21초 79로 장애인 육상 세계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그의 꿈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장애인 대회를 넘어서 비장애인대회에 출전할 결심을 하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도전했다. 하지만 기록 향상에 도움을 주는 기구를 사용하는 것이 불공정하다며 국제육상경기연맹은 그의 출전을 막았다. 그는 이에 좌절하지 않고 국제스포츠중재법원에 재심을 요청해 올림픽 출전을 허락받았지만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해 올림픽 참가는 좌절되었다. 하지만 그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 도전하겠다”며 강한 도전의지를 보였다. 그 후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는 일반인 육상대회 두 곳에 출전해 각각 2위와 6위를 기록하여 세계를 놀라게 하였으며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2008년 영향력 있는 인물 100명’에 선정되었다.
인생에서 쉽게 이룰 수 있는 꿈은 없다. 쉽게 이룰 수 있다면 그것은 이미 꿈이 아니다. 오스카 피스토리우스가 이룬 것에 만족하지 않고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에 매진한 것도 더 가치 있는 꿈을 실현하기 위함이었다. 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 만족 지연 능력이다.
-문용린, <부모가 아이에게 물려주어야 할 최고의 유산>
내용 ‘인간은 이성의 지배를 받아 합리적 판단을 내리는 존재일까?’, ‘감성은 다만 이성의 보조적 역할만을 담당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에 대해 저자는 아니라고 대답한다. 인간의 마음 깊이 자리한 열정이나 갈망 등의 감정이 행동의 가장 중요한 길잡이이고, 인간의 생존은 그런 감정이 지니는 힘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감성은 동료와의 긴밀한 유대감이나 배려 등에 직접 관여하며, 개인이 공동체를 이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토대가 된다. 한편 초조·분노 등과 같은 부정적 감정은 신경계의 격렬한 반응을 동반하고 이는 합리적 사고, 판단 등을 담당하는 대뇌 영역의 활동을 방해하는 결과를 낳는다. 어릴 때 장기간 감성적 고통이 계속되면 지적 능력에 심각한 손상을 입게 되기도 한다. 지능지수(IQ)의 변화가 없더라도 감성의 통제 불능 상태는 더 좋아하고, 덜 좋아하는지의 비교를 불가능하게 하고, 이로써 약속을 정하는 것과 같은 간단한 일에서도 혼란을 겪게 된다. 인간의 감정이 판단과 행동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 과학적 연구가 이뤄진 것은 비교적 최근 일이다. 두뇌 단층 촬영 등으로 뇌를 읽을 수 있게 된 배경은 이런 연구에 크게 기여했다. 이 책에서는 이런 과학적 성과를 적용한 관찰 및 실험 증거를 들어 감성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동시에, 이성과 감성의 조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감성을 현명하게 쓸 수 있는 능력은 학습으로 얻을 수 있으며, 이것이 지적 잠재력을 발휘하는 바탕이 된다고 설명한다. 논술 포인트 감정의 폭발은 이성적 판단을 방해한다. 사람들은 그럴 때 ‘똑바로 생각할 수가 없었다’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나에게 있어서 ‘똑바로 생각할 수가 없었던’ 경우를 떠올려 보고(너무 긴장해서 중요한 시험을 잘 못 본 경우 등),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그 결정이나 판단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는지에 대해 써 보자.(300자 안팎) ② <모든 논쟁에서 이기는 방법>매슨 피리 지음, 김영희 옮김 / 영림카디널
<모든 논쟁에서 이기는 방법>
매슨 피리 지음, 김영희 옮김
영림카디널
■ 심화 자료실 눈물을 자아내게 하라-동정심을 유발하는 논증 동정심은 존경할 만한 인간의 품성이지만 논증에서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 따라서 의견을 내세울 때 합리성에 토대를 두는 대신에 동정심에 의존하면 오류가 발생한다.(중략) 그러나 동정심의 유혹을 뿌리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은 그 작품 전체가 동정심을 이용한 거대한 논증이다. 스크루지는 나름대로 정직한 삶을 살았지만 동정심을 이용한 오류에 의해 독자들의 엄청난 비난을 받는다. 그러나 스크루지의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밥 크래치트는 경리로서의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스크루지가 맘에 들지 않으면 시장원리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곳으로 옮길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또한 유령들도 동정심을 이용해 스크루지에게 압력을 가하고 이에 굴복한 불쌍한 스크루지는 도의상 어쩔 수 없이 경제 원리와 정반대되는 결정을 내리게 된다. 이런 상황에 좀더 냉정하게 대처했더라면 메리 크리스마스에 대한 답례인 “흥, 허튼소리!”로 대꾸했을 것이다. 어쨌든 동정심을 이용하면 상대방을 주춤하게 만들 수 있다. 청중은 사실과 허구의 미세한 차이에 그렇게 관심을 갖지 않는다. 따라서 청중들을 진실과는 다른 결론으로 유도하여 상대방을 봉건시대의 냉혹한 영주처럼 보이게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매슨 피리, <모든 논쟁에서 이기는 방법>
■ 신문 읽기 정치적 판단은 감정에 좌우된다 대부분의 유권자는 후보자의 약속을 꼼꼼히 따져가며 후보자를 선택하는 것 같지 않다. 대체 유권자들은 무엇을 보고 투표하는 것일까? 2000년과 2004년 미국 대선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보면 그 답이 조금은 보인다. 2000년 당시 앨 고어 후보는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정책을 내세웠다. 부시 전 대통령을 반박하는 데도 같은 전략이었다. 가령 부시의 의료민영화를 반박하면서 ‘이 계획대로라면 18%의 의료보험비가 47%로 올라가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했다. 하지만 미국의 유권자들은 ‘고어가 우리와 같은 보통 사람이 아니라 냉담한 정책전문가이며, 그에게 사람들은 통계 수치에 불과하다’는 부시의 반격에 넘어갔다. <감성의 정치학>(The Political Brain)을 쓴 미국 에머리대의 드루 웨스턴(Drew Westen) 교수는 이는 ‘정치적인 뇌’의 특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정치적 뇌는 수치나 사실이 아니라 감정에 반응한다. 따라서 고어는 ‘부시의 계획에 따르면 의료보험료가 약 3배 오르므로 우리 부모를 힘들게 할 것’이라며 감성에 호소했어야 승리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우리 뇌는 어떻게 구성돼 있고, 정치적인 판단에는 어느 부분을 사용하기에 이런 결과가 나온다는 것일까? 인간의 뇌는 크게 3개의 층으로 이뤄져 있다. 흔히 파충류의 뇌, 포유류의 뇌, 인간의 뇌로 불리는 것이 그것이다. 가장 안쪽에 자리잡은 파충류의 뇌는 뇌간(뇌줄기)과 소뇌로 이뤄져 있다. 이 부분은 척추 속의 신경인 척수가 약 5억년 전에 윗부분으로 확대 팽창되면서 형성됐다. 주로 호흡이나 심장 박동, 혈압 조절 등의 생명체의 기본 기능을 담당한다. 이를 둘러싸고 있는 부분이 포유류의 뇌인데, 이는 위아래로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며 감정 기능을 담당한다(중략). 포유류의 뇌를 둘러싸고 있는 부위는 대뇌피질부가 있는 인간의 뇌다. 이는 세 부분의 뇌 중 가장 나중에 진화한 것으로 이성과 추상적 사고 등을 관장한다. 인간이 학습하고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은 모두 이 부분이 발달했기 때문에 가능하다. 오늘날 우리가 문명을 이루고 과학을 발전시키고 있는 것도 모두 인간의 뇌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웨스턴 교수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성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선거에서 영향을 발휘하는 것은 인간의 뇌인 대뇌피질부가 아니라 감정을 관장하는 포유류의 뇌, 변연계다. 사람들은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자신을 설득하는 후보가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후보를 선택한다는 말이다. -박태진, 인터넷 한겨레, 2010년 5월31일치 논술 포인트 선거에서 유권자의 감정을 이용한 사례는 우리나라 선거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어떤 것이 있는지 찾아 정리해 보자.(300자 안팎)
■ 문화 콘텐츠 다큐멘터리 <공부의 왕도> 2부. ‘정서가 학습을 지속시킨다’(EBS, 2008)
다큐멘터리 <공부의 왕도> 2부. ‘정서가 학습을 지속시킨다’(EBS, 2008)
■ 논리적 글쓰기 감성도 학습이 가능하다?! [논제] 아래 글에서 설명되어 있는 실험 및 연구 내용을 요약하고, 이 실험이 주는 의미는 무엇인지 논술하시오.(500자 안팎) 마시멜로 실험 및 연구는 1960년대에 스탠퍼드 대학교 내 유치원에서 심리학자 월터 미셸이 시작했다. 실험에 참여한 아동은 주로 스탠퍼드 대학교 교직원, 대학원생, 고용인의 자녀들이었다. 연구팀은 이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추적했다. 월터 미셸은 실험에 참가한 네 살배기 아이들에게 달콤한 마시멜로 과자를 하나씩 나누어주며 돌아올 때까지 마시멜로 과자를 먹지 않고 참으면, 상으로 한 개를 더 주겠다는 제안을 한 후 밖으로 나갔다. 실험 결과, 일부 아이들은 곧바로 마시멜로를 먹었지만 다른 아이들은 실험자가 되돌아오기까지 기다렸다. 그 힘든 기다림 속에서 자신을 다잡기 위해 아이들은 눈을 감아 유혹하는 마시멜로를 쳐다보지 않으려 했고, 머리를 팔에 묻었으며, 혼잣말을 했고, 노래를 불렀으며, 손과 발로 놀이를 했고, 심지어 잠을 자려고까지 했다. 이 충동의 순간에 대한 진단 결과는 이 아이들이 청소년으로 자란 대략 12년에서 14년 후에 분명해졌다. 곧바로 마시멜로를 거머쥔 아이들과 자신의 만족을 유예했던 또래 간의 정서적, 사회적 차이는 극적이었다. 네 살 때 유혹에 저항한 아이들은 청소년이 된 후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자기 확신을 보였으며, 인생의 좌절에 훨씬 잘 대처했다. 그들은 어려움에 직면해도 포기하는 대신 도전을 받아들이고, 그 도전을 추구했다. 그들은 자주적이고 확신에 찼으며 믿을 만했다. 또한 솔선해서 과제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곧바로 마시멜로를 먹었던 3분의 1가량의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이런 자질이 훨씬 적었고, 반대로 문제를 일으킬 만한 심리적 특성을 갖고 있었다. 청소년이 된 그들은 사회에서 멀어지려는 사람처럼 비칠 가능성이 훨씬 높았고, 좌절에 쉽게 당황해버리며, 스스로를 ‘나쁘다’거나 가치가 없다 생각하고, 화가 나는 일이 생기면 신경질적으로 과도한 반응을 보여 논쟁과 싸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훨씬 많았다. -대니얼 골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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