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기 대구시교육감
교육계 인사·납품업체서 시도…“앞으론 즉시 공개”
6월 하순 우동기(사진) 대구시교육감이 취임하기 직전 당선자 사무실로 사용하던 대구 수성구 황금동 대구교육과학연구원으로 교육청 납품업체 대표가 찾아와 자그마한 선물을 놓고 돌아갔다. 우 교육감은 사무실 직원에게 포장지를 뜯어보라고 시켰다. 작은 볼펜이 들어 있어 백화점에 가격을 알아봤더니 130만원짜리가 넘는 외국산 볼펜이었다. 우 교육감은 바로 이 선물을 되돌려줬다.
우 교육감은 3일 “두달 동안 6차례에 걸쳐 이런 종류의 금품청탁을 받은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당선자 시절부터 취임한 지금까지 두 달 동안 대구 지역 학교장 등 교육계 인사와 납품업체 임직원 등으로부터 6차례에 걸쳐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봉투에 든 돈의 액수를 확인하지 않았으며, 잘못된 인사관행이라고 보고 받은 봉투와 선물을 모두 되돌려줬다”고 덧붙였다.
우 교육감은 지난 12일 대구시교육청 대강당에서 열린 교장회의에서도 “당선된 뒤 6차례나 얼굴을 붉힌 일이 있다”며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지금까지는 불문에 부치겠지만 앞으로 금품을 전달하는 일이 되풀이되면 즉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시교육청은 교육계 부정부패를 없애기 위해 부패 신고자 보상금 한도를 기존의 3천만원에서 5천만원으로 높이는 내용의 ‘부패 신고 보상금 지급조례’를 제정해 지난달 30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지방선거가 끝난 6월 초에는 장만채 전남도교육감이 일부 교육청 간부들로부터 당선축하금 등을 받았다가 되돌려줬다고 폭로한 적이 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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