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에 대입개정안 의견서 제출키로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8월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개편안’의 문제점과 대안을 담은 공식 의견서를 교과부에 전달하기로 했다. 일선 교육청이 공식 문건을 통해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고 대안까지 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교육청은 11일 수능에서 국어·영어·수학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 등을 담은 ‘대입제도 개편안 관련 서울시교육청의 의견 및 제안’을 발표했다. 시교육청은 “대입제도 개편안이 원안 그대로 확정된다면 국·영·수 문제풀이 중심의 교육 획일화는 심화될 것”이라며 “어문 전공 희망자에게 수학 성적을 반영하는 등의 행태는 비상식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국·영·수도 각 대학이나 학과가 전공별로 지정해 선택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시교육청은 이 의견서를 조만간 교과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낼 예정이다. 앞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8월 수능 개편안이 나온 직후 “사교육을 늘리고 대학 서열화도 고착화할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시교육청은 의견서에서 “수능 개편안은 ‘다양화’라는 정부 교육정책 방향과 상충되고 선행학습을 강하게 조장할 우려가 있다”며, 수능 사회과목 통합 및 제2외국어·한문 배제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수능 영어시험을 수준별로 이원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 시교육청은 수능에서 국·영·수 비중을 축소하고, 응시 가능한 과목은 다양화하되 반영 과목 수는 제한하는 등의 대안도 제시했다. 시교육청은 교과부와 대교협, 시·도 교육청이 참여하는 협의기구 구성을 제안하고, 이 ‘3자 협의기구’를 통해 중장기적인 교육과정, 대입시험, 선발방식 등에 대해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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