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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과거’ 잊어버리면 ‘미래’의 희망도 없다

등록 2010-10-25 09:50

<처절한 정원>미셸 깽 지음/이인숙 옮김문학세계사
<처절한 정원>미셸 깽 지음/이인숙 옮김문학세계사
[함께하는 교육] 우리말 논술 /

중학진로독서
[난이도 수준-중2~고1]

13. 인권 변호사 조영래

14. 처절한 정원

15. 땅콩박사



■ 이 책, 알고 보면 재미있다!

작가 미셸 깽은 1949년 프랑스 파드칼레에서 태어났다. 1970년대 말 릴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했고 지금까지 20여 편의 책을 냈다. 대표작으로는 〈밝힐 수 없는 유언〉 〈층계에서의 당구〉 등이 있다. 1989년에 나온 〈층계에서의 당구〉는 탐정소설대상을 받았다. 2000년에 출간된 〈처절한 정원〉은 1년 이상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전세계 언어로 번역됐다.

내용 소설은 한 어릿광대가 ‘모리스 파퐁’의 재판이 열리는 법정에 입장하려다 저지당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모리스 파퐁은 2차 대전 때 레지스탕스 대원이었다는 경력을 내세워 드골 정권에서 파리 경찰국장과 예산 장관까지 지낸 인물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비시 정권에서 1500여 명의 유대인(유태인)을 아우슈비츠로 보낸 나치 부역자였다. 그의 범죄는 한 역사학자에 의해 폭로됐다.

모리스 파퐁의 재판을 지켜본 어릿광대인 ‘나’에겐 가족사에 비밀이 있다. 내가 어릴 적 아버지는 초등학교 교사이면서 어릿광대였다. 아버지는 아무런 보수를 바라지 않고 누구든 초청하면 달려가 어릿광대가 되어 사람들을 웃기곤 하였다. 그럴 때마다 소년은 아버지가 창피하고 부끄러웠으며 심지어 증오스럽기까지 했다.

아버지가 어릿광대 인생을 살게 된 이유를 설명해 준 사람은 삼촌이었다. 2차 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말 아버지와 삼촌은 독일군에 저항하던 레지스탕스 요원이었다. 어느 날 두 사람에게 동네 기차역의 변압기를 폭파하라는 명령이 떨어졌고 둘은 아주 쉽게 불꽃놀이라도 하듯 성공적으로 명령을 수행했다. 하지만 둘은 곧 독일군에게 잡혀 정원에 파놓은 구덩이에 갇힌다. 두 사람이 잡힌 이유는 폭파범이기 때문이 아니라 변압기 폭파범을 잡기 위해 인질로 잡은 거였다. 구덩이엔 다른 두 명의 인질이 더 있었다. 이제 그들은 사흘 안에 진짜 폭파범을 찾지 못하면 범인 대신 처형당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비까지 내려 진흙탕이 된 구덩이에서 절망에 빠진 네 사람에게 한 독일병이 보초를 서려고 왔다. 그 독일병은 자신이 먹던 식량을 포로들에게 나눠주는가 하면 익살과 묘기를 부려서 추위와 공포에 떨던 구덩이 안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알고 보니 그 독일 병사는 직업이 어릿광대였다. 느닷없이 네 사람은 죽음의 문턱에서 기적적으로 풀려나는데 그 이유는 진짜 범인이 잡혀 처형당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버지와 삼촌이 진짜 범인인데 누가 범인으로 잡힌 것일까. 알고 보니 아버지와 삼촌이 변압기를 폭파할 때 그 역의 전기공이 역에 남아 있다가 화상을 입고 죽어가고 있었다. 그는 결혼한 지 한 달밖에 안 된 신혼이었다. 전기공의 아내는 죽어가는 남편을 바라보며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뜻있는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전기공의 아내는 남편이 폭파범이라고 고발했고, 그 남편 역시 자신이 폭파범이라고 말한 뒤 총살당한다. 결국 그 전기공은 자신을 죽게 만든 사람들을 살리고 죽은 것이다. 전기공의 아내는 나중에 삼촌과 결혼한다.


■ 깊이 생각하기

“이 세상에 진실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희망을 가질 수 있겠는가? 또한 과거에 대한 기억을 잊어버린다면 어떻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겠는가?”

전범 모리스 파퐁에게 판결이 내려진 뒤 법정에 있던 어릿광대가 외친 말이다. 1981년 미셸 슬리틴스키라는 역사학자에 의해 파퐁의 반인륜적 범죄가 낱낱이 밝혀진 후에도 그를 법정에 세우기까지는 16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비시 정권에서 일했던 관리들의 수동적 행위를 단죄할 수 있는가 하는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모리스 파퐁도 “공복으로서 거역할 수 없는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결국 1999년 89살의 모리스 파퐁은 역사 앞에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 나치의 반인륜적 범죄 처벌에는 시효가 따로 없고 예외가 없다는 게 프랑스 정부의 입장이었다. 프랑스 정부의 태도는 일제강점기에서 친일파들이 저지른 반민족적 행위에 대한 청산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우리 역사에 비춰볼 때 생각할 점이 많다.

역사적 진실을 찾으려는 모리스 파퐁의 재판은 주인공의 가족사와 맞닿아 있다. 주인공의 아버지와 삼촌은 반인륜적 범죄에 맞서 목숨을 걸고 저항하던 레지스탕스 요원이었다. 당시 두 사람의 나이는 20대 초반, 둘은 정원에 판 구덩이에 갇혀 죽을 날만 기다리는 처지가 된다. 그들을 독일군에게 넘긴 자들은 우습게도 프랑스 헌병대였다.

그 정원은 소설의 제목대로 잔인한 발자국들로 짓밟혀 피범벅이 된 처절한 정원이었다. 그런데 그 처절한 정원에 전직 어릿광대가 나타나 죽음의 공포에 떨던 그들을 웃게 만들더니 유창한 프랑스어로 의미심장한 말을 던진다. “죽고 사는 일을 타인의 손에 맡기거나 다른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대가로 자신이 살아난다면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포기하는 것이고 악이 선을 이기는 것에 동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네. 악의 편에 있는 독일 군복을 입고 있는 나 자신이 부끄러울 따름이야.”

전쟁이 끝나고 주인공의 아버지가 틈만 나면 어릿광대가 되어 사람들을 웃게 만든 이유는 그 독일군 병사, 어릿광대한테서 진정한 휴머니즘을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 책머리에서도 아버지는 역사의 흑백논리는 어리석은 짓이라며 주인공에게 독일어를 배우도록 했다고 나와 있다. 어떤 프랑스인은 동족을 팔아넘기는가 하면 어떤 독일군은 적군이지만 절망 속에서 희망을 주고 따뜻한 인간애를 보였다.

처절한 정원을 따뜻한 정원으로 바꿔준 것은 한 전기공의 아름다운 희생이다. 그는 자신을 죽게 만든 폭파범을 살리기 위해 스스로 범인임을 자처해 총살을 당했다. 그는 폭파범이 독일군에 저항하던 레지스탕스 요원인 것을 짐작했으리라. 그 역시 죽음으로써 침략자 독일군에게 저항한 것이다.

“처절한 정원에서 석류는 얼마나 애처로운가!” 작가는 아폴리네르의 시구에서 책 제목을 가져왔다. 전쟁이라는 처절한 상황에서 곧 벌어져 그 알이 떨어질 것 같은 애처로운 석류는 어쩌면 죽음 앞에 선 우리들 자신을 뜻할 수도 있다. 석류는 나약한 인간 안에 있는 선한 내면을 말하는지도 모른다. 전쟁이라는 역사의 무대에서 인간은 석류처럼 쉽게 터져 물러질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을 위해 사랑을 베풀 줄 아는 희망의 존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 책 속에 나 있다

죽음의 공포속에서 웃음 보여준 ‘독일군 어릿광대’

웃음은 좋은 관계를 맺게 해주는 지름길

주인공의 아버지는 초등학교 선생님이면서 어릿광대였다. 아버지는 커다란 신발을 신고, 알록달록한 낡은 옷을 입고, 그 위에 자질구레한 부엌 도구들을 매달았다. 붉은 코를 다는 것도 잊지 않았다. 게다가 어머니가 쓰다 버린 레이스로 옷을 장식했다. 무대에서 아버지는 혼자서 따귀를 때리고 엉덩이를 걷어차이는 시늉을 하며 눈물이 나도록 고독한 원맨쇼를 했다. 그러면 사람들은 즐거워서 배꼽에서부터 서서히 올라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입을 한껏 벌리며 신나게 웃는 것이었다.

주인공의 아버지는 죽음을 기다리던 중 어릿광대 흉내를 내는 한 독일군 병사를 만난 경험 때문에 어릿광대가 됐다. 독일군 병사는 포로들을 웃게 했다. 그는 악의 편인 독일 군복을 입고 있는 자신이 부끄럽다고도 했다. 미안함과 죄스러움을 웃음으로 달래주려고 그랬을 수도 있고,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지키도록 돕고 싶어서 웃음을 선사했을 수도 있다. 나중에 아버지가 어릿광대가 된 것도 같은 맥락이었을 것이다.

많은 심리학자들은 웃음이 성공을 부른다고 말한다. 과학자들은 웃으면 건강한 신경전달물질이 생산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신경세포 사이에 폭발하듯 흘러나오는 호르몬이 행복감과 즐거움을 만들어내고 배꼽이 빠질 정도로 신나게 웃으면 유산소 운동을 한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한다. 웃으면 폐가 운동을 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나서 혈액 순환이 촉진된다. 또 웃음은 천연 진통제 구실을 한다.

척추염 환자가 단 10분만 배꼽 빠져라 하고 신나게 웃고 나도 마취 효과가 있어 적어도 두 시간 동안은 진통을 느끼지 않고 수면을 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심지어 우리 몸은 가짜 웃음과 진짜 웃음의 차이를 잘 인식하지 못한다는 말도 있다. 그러니까 가짜일지라도 자꾸 웃는 게 좋다는 것이다.

웃음을 통해 사람은 소통을 한다. 사람은 혼자 있을 때보다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30배나 더 많이 웃는다고 한다. 우리는 우리를 웃게 만드는 사람을 좋아한다. 웃음은 전염성이 강해 한번 터지면 쉽게 전염돼 폭발적인 즐거움이 된다.

로빈 윌리엄스가 주연한 〈패치 아담스〉의 실제 주인공이자 광대 복장으로 환자를 즐겁게 하는 별난 의사로 알려진 패치 아담스는 수술을 해야 하는 환자를 빼고 웬만한 환자는 사랑을 하면 낫는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병은 외로움 때문에 생긴 것이므로 이런 사람들에게는 따뜻한 사랑을 주면 병이 낫는다고 했다.

“행복하기 때문에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웃음도 선택과 의지에 달려 있다는 것으로, 사람과 사물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태도와 마음가짐에서 웃음이 나온다는 뜻이다. 우리도 어릿광대처럼 먼저 다른 사람을 웃겨 보자!


■ 나대로 책 읽기

국적·인종·종교 떠나 ‘인간애’ 넘치는 세계로

제주동여중 2학년 백지현
제주동여중 2학년 백지현

제주동여중 2학년 백지현

이 책은 2차 세계대전 중 독일 나치의 강압적인 지배를 받는 한 프랑스 가정의 감동적인 가족사를 통해 처절한 상황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정원’ 하면 꽃과 나무가 아름답게 잘 가꾸어진 평화로운 공간만을 떠올리는 것이 보통인데, ‘처절한 정원’이라니, 상상하기 어려운 만큼 그것이 과연 무엇을 뜻하는지 책 속에서 꼭 찾아내고 싶었다.

주인공은 초등학교 교사인 아버지를 두었지만, 틈만 나면 우스꽝스런 어릿광대 분장을 하고 커다란 신발에다 알록달록한 낡은 옷을 입는 아버지를 수치스러워한다. ‘정상적인 아버지를 가진 아이들이 부럽다’고 말하고, 가스똥 삼촌과 니꼴 숙모가 힘겨워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못난 사람들이 위로받으려고 벌이는 유치한 행동’이라 일컬으며 한심하고 구차하게 여기는 등 가족에 대한 불만을 여기저기서 털어놓는다.

주인공은 왜 자신의 가족을 이렇게까지 싫어하고 이해하지 못했던 것일까? 그것은 바로 ‘진실’을 몰랐기 때문이다. 자신의 아버지가 가족끼리 보내야 할 휴일을 버리고, 선생님의 명예를 버리면서까지 어릿광대로 살아야 했던 이유를 알지 못한 채 그저 그들의 구차한 모습만 보아온 그로서는 어쩌면 이런 분노가 당연한 거였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가스똥 삼촌에게서 숨겨온 진실을 듣고 난 주인공은 그제야 자신의 아버지가 평생 동안 인류가 진 빚을 갚으며 살아왔음을 깨닫고 그동안 가족을 부끄러워했던 자신을 깊이 반성하게 된다. ‘삼촌은 내면 깊숙하게 간직하고 있던 전부를, 잔인한 발자국들로 짓밟혀 피범벅이 된 처절한 정원을 나에게 내어 주었다’는 주인공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그것은 독일 나치에 의해 처참하게 짓밟힌 수많은 프랑스인들의 모습이며, 그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주인공 가족의 희생적인 삶을 의미했다.

모든 것을 참혹하게 무너뜨리는 전쟁의 비극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프랑스인들이 독일 나치에 의해 시련과 고통의 삶을 살았던 것처럼, 우리나라는 나라 잃은 슬픔과 동족 간의 전쟁이라는 아픈 기억이 치유되지 못한 채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역사의 아픔을 무조건 묻어두기보다는 꾸준한 노력을 통해 치유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에겐 곧 역사를 바로 알고 가슴에 새기는 일이 될 것이다.

나는 이 책 속의 독일 보초병이 보여준 인간애를 잊을 수가 없다. 그는 그들을 적군이 아닌 인간으로서 대해 주었다. 그와 같은 따뜻한 인간애를 지닌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세상은 전쟁의 위협에서 벗어나 평화롭고 정의로운 사회로 탈바꿈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는 전쟁으로 인해 고통 받는 처절한 정원의 주인공들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고, 그런 사람들을 구제하는 것이 인류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 중의 하나로 대두되고 있다. 나는 커서 유니세프와 같은 국제구호단체의 활동을 통해 비참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주며 세계의 평화를 지키는 데 한몫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 책의 저자가 책 앞부분에서 밝힌 대로 역사의 흑백논리로 세상을 판단하는 어리석음을 피하며 국적과 인종, 종교를 떠나 서로 따뜻한 인간애를 나눌 것이다.


■ 내 꿈을 위해 한걸음 더

〈쥐〉 1·2편 /아트 슈피겔만 지음/권희섭 권희종 옮김/아름드리
〈쥐〉 1·2편 /아트 슈피겔만 지음/권희섭 권희종 옮김/아름드리

‘한 생존자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만화책으로는 처음으로 1992년 퓰리처상을 받은 작품이다. 만화 〈쥐〉는 1편과 2편으로 나뉘어 있는데, 출간 시기도 각각 1986년과 1991년으로 간격을 두고 있다. 작가 아트 슈피겔만은 아우슈비츠 생존자인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난 만화가로 〈쥐〉에는 실제 그의 가족사가 담겨 있다.

이 작품은 아버지와 자신의 관계를 중심으로 내용을 전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서전적 성격이 강하고, 또 아버지의 생생한 추억을 통해 유대인 대학살을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회고록으로도 볼 수 있다. 등장인물을 동물로 묘사했는데 유대인은 쥐, 나치는 고양이, 폴란드인은 돼지, 미국인은 개, 프랑스인은 개구리, 소련은 곰이다.

아트 슈피겔만은 1948년에 태어났다. 부모님이 죽음의 집단수용소에서 살아남은 후 3년이 지난 다음이었다. 그가 태어날 때 이미 부모님은 40대였다. 작품 곳곳에서 나오듯이 작가는 부모 세대와 심한 괴리감을 겪는다. 아버지가 아우슈비츠 유대인 수용소에 끌려가기 직전까지의 이야기를 다룬 1편에서는 아버지의 성장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갈등의 원인을 알게 해 준다.

나치의 유대인 탄압이 있기 훨씬 전에 할아버지는 아들들을 군에 보내지 않으려고 잠을 재우지 않고 밥을 굶게 하는 등 억압적인 방법을 썼다. 아버지 역시 그런 할아버지 못지않게 억압적인 성격이다. 언제나 자신의 사고와 행동을 정당화한다. 아버지는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해 울면서 집으로 돌아온 어린 아들에게, “친구? 네 친구들? 그 애들을 방 안에다 먹을 것도 없이 일주일만 가둬놓으면 그땐 친구란 게 뭔지 알게 될 거다”라고 냉담하게 말한다.

작가는 이런 묘사를 통해 역사적인 경험과 관계없이도 인간은 누구든 억압적인 존재가 될 수 있으며, 억압적인 상황은 전쟁이 아닌 때에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말한다.

이 책은 유대인은 피해자이고 나치는 가해자라는 단순한 도식에서 다소 벗어나 있다. 아버지 블라덱이 유대인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이유가 근면함이나 치밀함 때문이 아니라, 자본가 출신에 돈을 가진 사람이었고, 다른 사람을 이용할 줄 알았던 좀 비열한 면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도 매우 솔직하고 사실적이다. 그런가 하면 유대인은 억압받는 민족이면서도 흑인들을 차별하고 극우주의적 태도를 보인다.

“당신 책 얘길 하는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대학살에 대해 얼마나 많은 책들이 쓰여졌는지 봅시다. 무슨 소용이 있었죠? 사람들은 변하지 않았어요….” 작가를 상담하던 정신과 의사 파벨이 한 말이다.

임성미 독서교육전문가,〈오늘 읽은 책이 바로 네 미래다〉저자 /

이승이 한샘글로피아 대표

(중학생의 공부하는 힘 1318클래스(1318class.com)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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