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학생동아리한마당’ 학생기획단 최효신 대표
[함께하는 교육]
학생들이 기획해 끼·재능·꿈 펼치는 자리“참여·체험하면서 적성 찾는 기회 갖길”
학생들이 기획해 끼·재능·꿈 펼치는 자리“참여·체험하면서 적성 찾는 기회 갖길”
‘서울학생동아리한마당’ 학생기획단 최효신 대표
같은 뜻을 갖고 모여서 한패를 이룬 무리. ‘동아리’의 사전적 의미다. 하지만 요즘 학생들한테는 한뜻을 갖고 모이는 일이 녹록잖다. 중학교, 심하게는 초등학교 때부터 입시 압박에 시달리니 같은 취향과 취미, 생각을 가진 친구들과 연대하는 게 영 부담스럽다. 이런 분위기가 고조되는 때여서 이 행사는 더 의미 깊다.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을 독려하고 동아리 활동을 통해 얻은 끼와 재능을 펼쳐 보이도록 하는 서울시 학생 축제, 2010 서울학생동아리한마당(서울특별시교육청, 한겨레 공동주최)이다. 11월4일부터 6일까지 과천 서울랜드에서 열리는 2010 서울학생동아리한마당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지난 26일, 학생기획단 대표 최효신(세화여고2년)양에게 올해 행사의 의미와 특징 등을 물었다. 최양은 “요즘 방과후에 매일 교육청에 가서 기획 업무를 보고 있다”고 했다.
2010 서울학생동아리한마당 학생기획단 대표를 맡았다. 어떤 행사인지 소개해달라.
“1998년에 시작한 행사다. 2009년 신종플루 때문에 한 해 쉬었던 걸 빼면 매년 열렸다. 동아리 활동을 하는 학생들의 끼와 재능, 꿈과 능력 등을 펼쳐 보이는 마당으로 서울특별시교육청의 대표적인 학생 축제다. 넓게 보면 이런 축제를 통해서 동아리 활동의 의미를 되새기고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을 활성화시키자는 뜻도 담겨 있다. 올해는 서울시내 학교 동아리 가운데 460여 동아리가 참여할 예정이다. 체험·경연 마당, 공모 부문 등으로 나뉘어 있는데 학생들의 다양한 끼와 재능을 만나볼 수 있을 거다.”
올해 서울학생동아리한마당만의 특징은 뭔가?
“학생들 영향력이 커졌다는 거다. 학생들이 주인이 되어 자기주도적으로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한다. 예를 들어, 학생기획단에선 개막식 개회사, 관련 보도자료, 개막식 시나리오와 연출 등도 직접 구상하고 진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 지도교사들은 우리가 내놓은 기획이 실현 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해주고, 조언해주는 구실만 한다. 기획단만 12명인데 중간고사 때를 제외하곤 매주 만나 기획회의를 하고 있다.”
올해 가장 야심차게 준비한 건 뭔가?
“기획단에서 제일 먼저 준비한 게 개막식 이벤트다. 예년에는 개막식 초대 공연으로 군악대가 왔었다. 나쁘진 않았지만 학생들의 축제니까 기왕이면 학생들이 나와 개막 무대를 빛내는 게 맞는 거 같다. 올해는 학생들로 이뤄진 관현악단, 밴드, 합창단, 치어리더 등이 축하 공연을 할 예정이다. 이 목록도 우리가 뽑았다. 개막식에선 기획단과 초등학생들이 함께 박을 깨는 퍼포먼스도 보여줄 예정이다.”
기획이라는 걸 직접 해보면서 얻은 건 뭔가? 어려운 점도 있었을 거 같다.
“사실 개인적으로 기획이란 걸 처음 해본다. 예를 들어, 학교 축제를 해도 학생들은 학교 쪽에서 정한 룰에 따라 즐기는 방식으로 참여한다. 기획은 학교 쪽에서 하고, 거기에 맞춰 동아리 활동 발표를 하거나 그걸 보고 즐기는 정도로 참여하는 거다. 근데 직접 기획을 해보니 책임감이 생기고 어깨가 무거워지더라. 어떤 행사를 열기 위해 사전에 어떤 노력과 고민들이 필요한지를 알게 됐다. 그게 가장 큰 공부였다.
어려운 점은 홍보였다. 사실 이런 행사가 있다는 자체를 모르는 학생들이 많더라. 나도 학교에 붙은 포스터 보고 이 행사를 알게 됐다. 학생들 방문이 많은 인터넷 사이트, 블로그 등을 돌아다니면서 홍보 글을 올리고 있는데 쉽진 않았다.”
홍보가 안 된 점도 있지만 요즘은 입시를 위한 ‘스펙’이 워낙 강조되는 때여서 이런 활동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도 같다.
“저학년 때부터 입시 압박에 시달리다 보니 학생들이 동아리 활동을 많이 안 한다. 한다고 해도 영어, 과학 등 학습과 관련한 동아리들이 대다수다. 춤, 밴드 등 공부와 특별히 관계가 없는 활동을 하면 일단 부모님들이 싫어하신다. 올해 행사에도 중간고사 기간이랑 겹친다고 참여 안 하겠다는 고교들이 있었던 걸로 안다. 기본적으로 공부가 중요한 건 맞다. 하지만 이런 활동을 통해 취미, 적성 등을 계발하고 경험치를 쌓을 기회는 분명히 줘야 한다고 본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나도 기획단에 지원할 때 부모님이 걱정을 하셨다. 근데 9월 모의고사를 잘 보겠다고 타협을 했다.(웃음) 다행히 점수가 잘 나왔다. 학생들은 자기 할 일을 잘하겠다는 믿음을 심어주고, 특기, 적성 활동을 해보겠단 의지도 분명히 밝힐 수 있어야 할 거 같다.
학교나 부모님들 지원도 필요하다. 실제로 동아리방 자체가 없는 곳도 많다. 얼마 전, 곽노현 서울특별시교육감님께 인사를 드렸는데 앞으로 동아리 활성화를 위해 많이 노력해달라고 부탁드렸다.”
동아리 활동이 왜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일단, 동아리 활동은 힘든 학교생활의 활력소다. 그리고 여러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뭣보다 중요한 건 이 활동이 자기 취미, 적성 등을 찾고 계발할 수 있는 활동이잖나. 예전에 서울학생동아리한마당 요리 부분에 참여를 하면서 자기 진로를 찾고, 진학도 이 분야로 한 선배가 있었다. 이런 식으로 동아리 활동을 통해 자기 진로까지 찾게 된다면 정말 좋을 거 같다. 물론 꼭 그렇지 않더라도 나를 포함해서 학생들이 동아리 활동을 통해 평생 갖고 갈 취미를 찾았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2010 서울학생동아리한마당 참여자들한테 해주고 싶은 말은?
“올해 행사를 한 단어로 표현하면 ‘우리’다. 여기서 ‘우리’는 학생들이다. 관람객으로 오는 학생들도 자신이 주인이라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체험마당 등에 가면 관람객들도 직접 만들어보고, 움직여보는 프로그램들이 많을 거다. 이런 것들을 몸으로 직접 체험해보고 갔으면 좋겠다. 또 흑인음악반 등 쉽게 만나기 힘든 특별한 동아리들도 많이 소개된다. 관람객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갔으면 좋겠다.”
글·사진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예년 서울학생동아리한마당 때의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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