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엽 의원 “분쟁사학 청문회전 찾아와 후원금 제안”
김문기 전 이사장 “그런 적 없어…누가 갔는지 모른다”
김문기 전 이사장 “그런 적 없어…누가 갔는지 모른다”
옛 비리재단의 복귀로 갈등을 빚고 있는 상지대의 김문기 전 이사장 쪽이 국회 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의원을 만나 ‘후원금 로비’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의 ‘상지대 등 분쟁사학 정상화 추진 관련 청문회’에서 유성엽 의원(무소속)은 “재단 쪽에서 몇 분이 와서 ‘(상지대 문제를) 잘 처리해주면 후원금을 내겠다’며 부탁을 해왔다”고 폭로했다. 유 의원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이사장에게 “‘청목회 입법 로비’ 문제로 정치권이 들끓고 있는데 왜 그런 부탁을 했느냐”며 “예전에는 상지대를 잘 몰랐는데, 그런 부탁을 받고는 상지대는 문제가 많은 곳이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이 제기한 로비 의혹에 대해 김 전 이사장은 “그런 적이 없다”며 “누가 갔는지도 모른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유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달 교육과학기술부 국정감사가 끝난 뒤 ‘상지대 청문회’를 한다고 했을 때, 상지대 재단 쪽 핵심 관계자 두어명이 의원실로 찾아왔다”며 “그들이 후원금 운운해 (유 의원이) 호통을 쳐 돌려보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 의원을 찾아온 이들의 구체적인 신분에 대해서는 “김 전 이사장 밑에서 심부름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보호 차원에서 더 이상 자세히 확인해주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12~14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 전 이사장은 이날 청문회에서도 스스로 정치권과 긴밀한 관계임을 숨기지 않았다. 김 전 이사장은 “후배 의원들이 출판기념회 등을 열면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 할 것 없이 조그마한 성의를 베풀고 그랬다”고 말했다.
한편 김 전 이사장은 이날 답변 과정에서, 대법원 판결로 이미 확인된 옛 상지대 재단의 비리에 대해 대체로 부인하거나 모르쇠로 일관해 야당 의원들의 빈축을 샀다. 그는 심지어 “재산형성 과정이 문제가 돼, 구속된 적이 있냐”는 물음에도 “그런 적 없다”고 말했다. 이에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등은 “김문기 증인은 완벽하게 거짓말을 했고, 관련 수사 재판 기록이 있는데도 깡그리 이를 부인했다”며 “위증죄로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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