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끝나자 논술 2011학년도 성균관대학교 수시모집 일반전형 논술고사에 응시한 수험생들이 21일 낮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시험을 치르고 있다. 시험장 출입문 투시경을 통해 들여다본 모습이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평가원, 22일까지 이의신청 접수
지난 18일 치러진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제공된 샤프가 불량품이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언어영역 1개 문항에 정답이 없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인터넷 포털 다음 아고라엔 ‘역대 최악 수능샤프’라는 청원이 제기돼 21일 오후 현재 7만6천여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서명자도 600여명에 이른다. 심이 자주 부러지고 고장이 나 문제를 푸는 데 크게 방해를 받았다는 것이다. 불만이 쏟아지자 평가원은 “조사에 나설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평가원 관계자는 “애초 하자가 없었고 현격한 방해를 준 것은 아니라고 판단되지만 민원이 많아 조사하기로 했다”며 “올해 시험이 어려워 다른 부분에서도 수험생들의 불만이 함께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수능샤프’ 입찰에서 선정된 ㅂ사의 샤프는 주문자생산방식(OEM)의 중국산으로 올해 처음 들여온 것이다. 그러나 시험 전에 해당 제품을 미리 써본 수험생들이 평가원 누리집에 ‘불량으로 심이 자꾸 부러지니 조처해달라’는 글을 여러 건 올리기도 해, 논란이 예고된 바 있다.
출제 오류도 도마에 올랐다. 논란이 된 문항은 언어영역 46번으로, 채권가격과 금리변동의 관계를 보여주는 지문에서 밑줄친 문장에 따라 채권 가격과 금리 간의 관계 변화 결과 그래프가 어떻게 변했는지 가려내라는 문제다. 이의가 나온 문장은 ‘㉡주식 투자를 통한 수익이 커지면 상대적으로 채권에 대한 수요가 줄어 채권 가격이 하락(할 수도 있다)’는 것인데, 수능시험을 관장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정답이 하향평행이동한 그래프인 ⓒ라고 제시했다.
그러나 일부 수험생들은 ‘금리의 변동 없이 채권 가격만 하락하는 상황은 없다’며 그래프 안에 점의 이동으로 표시해야 하므로 정답이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답을 맞힌 수험생들은 언어 영역 문제는 배경지식으로 풀어선 안 되며, 지문에서 추론하면 ⓒ가 정답이라고 맞서고 있다. 평가원은 공지한 대로 22일까지 수능 문제와 정답의 이의신청을 받은 뒤 학회 등에 의뢰해 심사위원들의 검토를 거칠 예정이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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