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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0-12-27 14:11

안광복 교사의 시사쟁점! 이 한권의 책
안광복 교사의 시사쟁점! 이 한권의 책
[우리말 논술] 한광복 교사의 시사쟁점! 이 한권의 책
[난이도 수준-고2~고3]

15. 행복한 삶을 위한 생각처방전 - 생각과 감정의 성장을 막는 게임중독

<행복한 삶을 위한 생각처방전> 박성희 지음 이너북스

옛날, 어느 유명한 철학자가 가사도우미를 내쫓았단다. 홧김에 저지른 일, 가사도우미 없이 철학자는 혼자 지낼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도우미를 다시 불러올 방법도 없었다. 철학자는 마음을 굳게 먹었다. 그러곤 문지방에 커다랗게 문구를 써 놓았단다. “이제 가사 도우미는 잊어야 한다.”

결과는 어찌되었을까? 잊겠다고 하면 마음대로 생각 안 하게 될까? 내 생각은 나의 것이다. 그럼에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떠올리기 싫은 고민은 끈질기게 머리에 달라붙기 마련이다.

한 사람의 생각은 운명의 갈래마저도 잡아버린다. 밝고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는 이는 생활도 피어난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 법이다. 행복에 겨운 이의 주변에는 온통 활기찬 사람들로 넘쳐난다. 당연히 그 사람 곁은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하다. 우중충하고 우울한 생각에 사로잡힌 이들은 어떨까? 이들 옆에 있으면 덩달아 인상을 쓰게 된다. 구겨진 얼굴을 한 친구에게 웃으며 다가가 보라. 이랬다간 왜 놀리냐는 시비가 돌아올지도 모르겠다. 당연히 주변은 심각하고 화난 얼굴들로 가득하다. 운명도 당연히 안 되고 망하는 쪽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문제는 마음을 밝은 생각으로 가득 차게 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어떻게 해야 내 마음을 활기차고 아름답게 만들 수 있을까? 상담심리학자 박성희 교수는 이 물음에 구체적인 답을 준다.

나쁜 생각을 하지 않으려는 노력은 소용이 없다. 그랬다가는 앞서의 철학자처럼 좋지 않은 기억에 더 자주 휘둘리기만 할 테다. ‘~을 하지 않겠다’에서 ‘~을 하자’로 방향을 틀어보자. 나쁜 생각을 안 하려기보다, 좋은 생각을 더 많이 하는 데 힘을 쏟으라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는 나를 사로잡는 잘못된 생각습관부터 떨쳐내야 한다. 무엇보다 “나는 반드시 ~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당위적 사고를 바꿔야겠다. ‘꼭’, ‘반드시’, ‘기필코’라는 말 뒤에는 불안과 초조가 끈적끈적하게 들러붙기 마련이다.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은 줄곧 경기를 ‘즐기는’ 선수에게 돌아가지 않던가.


<행복한 삶을 위한 생각처방전>
<행복한 삶을 위한 생각처방전>
삶도 그래야 한다. “나는 반드시 ~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를 “나는 반드시 ~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로 바꾸면 어떨까? 결과에 목을 매기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데에 더 강조를 두라는 말이다. 이럴 때 생활은 훨씬 부드럽고 밝아진다.

나아가, ‘합리적’이라는 말도 다잡아볼 필요가 있다. 절차와 규칙을 확실하게 따지며 따르는 것을 ‘합리적’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반면, 모두가 편안하고 무리가 없이 되는 쪽을 ‘합리적’이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다. 정해진 목표를 무슨 일이 있어도 이뤄야 한다는 조급함은 삶을 어둡게 한다. 융통성 있고 다른 여지를 열어두는 ‘삼투압적 사고’는 생활을 편안하게 한다.

“나는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아야 한다”는 절절함도 마찬가지다. 이런 절박함에 사로잡힌 자들은 누구도 행복하지 않다. 99명이 자신을 좋아해도, 새롭게 만날 1명이 자신에게 호감을 가질지 불안한 탓이다. 인생에서 낯선 이와의 만남은 끝없이 이어진다. 따라서 이 사람이 긴장을 늦춰도 될 때는 결코 오지 않는다.

근육은 운동을 해야 길러지는 법이다. 마찬가지로, 긍정적인 생각은 저절로 찾아오지 않는다. 좋은 생각이 자주 떠오르게 하려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보자. 살다 보면 나쁜 일이 찾아들곤 한다. 이럴 때마다 ‘나를 우주에서 특별한 사람’으로 여겨 보자. 지금의 어려움은 내게 뭔가 깨달음을 주기 위해 찾아온 ‘과정’일 뿐이다. 아픔이 클수록 다음에 찾아올 편안함은 더 크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순간에 아득바득하지 않고 삶을 전체로 바라보면 마음은 한결 여유로워진다. 삶을 크고 넓게 바라보는 훈련을 많이 한 이들의 얼굴이 편안해 보이는 이유다.

‘신념은 전염된다’는 사실도 놓쳐서는 안 된다. 유모차가 도로 턱에 걸려서 넘어졌다 해보자. 타고 있던 아이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을 뿐이다. 그러나 어머니는 놀라 소리를 지르며 아이를 끌어안는다. 그제야 아이는 울음을 터뜨린다. 이처럼 우리 감정은 주변 분위기에 따라 춤을 춘다. 자주 웃고 밝은 표정을 짓는 무리를 좇아야 하는 까닭은 여기에 있다.

우리 두뇌는 공포와 웃음을 함께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충고도 새겨들어야 한다. 공포는 우리 몸을 흥분시킨다. 반면, 웃음은 긴장을 풀어준다. 서로 다른 신경회로가 움직인다는 뜻이다. 몸이 굳고 어두운 생각이 찾아들 때 웃음은 큰 역할을 한다. 웃으려고 노력하면 긴장을 푸는 몸의 회로가 움직이기 때문이다.

박성희 교수는 ‘감정의 거품을 빼는 작업’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성을 낼 때마다 꼭 머리끝까지 화를 내야 할 필요는 없다. 슬프다고 매번 땅을 치며 통곡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우울하다 해서 모든 일을 접고 드러누울 필요도 없다. 때와 경우에 맞게 적절하게 감정을 나타내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그럴수록 야생마 같던 나의 감정은 어느덧 내가 바라는 대로 길들게 될 것이다. 이 밖에도 <생각처방전>에는 밝고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하는 온갖 기술들이 가득 담겨 있다.

게임중독이 심각한 요즘이다. 게임 탓에 아기 엄마가 아이를 때려죽이고, 어느 청년은 ‘묻지마 살인’을 벌이기도 했단다. 컴퓨터 게임은 생각과 감정을 막는 마취제와 같다. 게임에 빠져들수록 사람을 만날 일이 없으니, 자신과 상대의 감정을 읽는 능력도 크게 떨어진다. 또한, 자극을 좇느라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치솟는 욕망을 다독이는 경험을 할 틈이 없다. 생각도, 감정도, 인간관계도 훈련해야 느는 법이다. 게임중독은 이 모두를 가로막는다는 점에서 호환 마마보다도 무섭다.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안광복 철학박사, 중동고 철학교사timas@joong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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