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교육과정 시행따라 사회교과서에 역사 빠져
보충자료로 32시간 수업…교사들 “학습 결손 클 것”
보충자료로 32시간 수업…교사들 “학습 결손 클 것”
국가 교육과정 개편으로 올해 초등학교 6학년 사회 교육과정에서 역사 부분이 빠져 ‘역사교육 공백’ 사태가 빚어진 가운데, 정부가 보완을 위해 임시로 편성한 역사수업 시간도 32시간에 그쳐 ‘부실 교육’ 우려가 나오고 있다.
13일 교육과학기술부와 일선 교사들의 설명을 들어보면, 올해 초등학교 6학년에 적용되는 2007 개정 교육과정에 맞춰 교과서가 개편되면서 6학년 1학기 사회에 배정돼 있던 역사 관련 내용이 5학년으로 내려가 5학년은 1년 동안 102시간의 역사수업을 하게 됐다. 문제는 6학년 사회에서 역사가 통째로 빠지면서 6학년 학생들이 역사를 배우지 못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는 점이다.
‘역사수업 결손’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교과부는 지난해 부랴부랴 전국 시·도교육청에 대책 마련을 지시하는 한편, 역사 관련 내용을 담은 6학년 사회 교사용 지도자료와 학생용 보충자료를 만드는 등 후속 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끼워 넣기’ 식으로 교육과정을 편성한 탓에 역사수업에 할당된 시간은 32시간에 그쳤다. 지난해까지 초등학교 6학년 역사수업 시간은 51시간이었다.
김해경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초등교과모임 회장은 “어려운 내용의 통사를 32시간에 압축해 가르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일선 교사들은 초등학교 6학년의 경우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를 치러야 하는 학년이라 더욱 부담스럽다고 하소연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역사 선행학습 프로그램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한 사교육업체 역사 프로그램 담당자는 “정부의 홍보 부족으로 학부모들도 이런 내용을 모르는 이들이 많아, 많은 업체들이 방학 중 역사 선행학습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수업 결손이라고까지는 할 수는 없고, 개정 교육과정이 순차적으로 적용되면서 생긴 과도기적 현상이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최대한 역사수업 시간을 확보하려고 애썼다”며 “학교 사정에 따라 재량시간을 추가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사들은 재량시간에 교과부가 독려하는 창의적 체험활동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배성호 역사교육연구소 연구원은 “6학년 사회에 한해 교육과정 적용을 1년 유예했다면 교과부가 추가 예산을 들여가며 보충자료까지 만들 필요가 없었다”며 “요즘 학생들이 가뜩이나 어려워하는 역사를 짧은 시간에 배워야 하기 때문에 학습 결손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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