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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서울대 입시안, 내신 묶고 논술 확대 특목고를 위한 ‘멍석’

등록 2005-06-28 19:12수정 2005-06-28 19:12

서울대 2008학년도 입시안 뜯어보니

서울대가 27일 발표한 ‘2008학년도 이후 입시안’은 내신 반영비율을 현 수준에서 묶고 논술 비중을 크게 늘리는 것이 뼈대이다. 내신을 희생해서라도 우수학생을 싹쓸이하겠다는 서울대의 이런 방침은 다른 대학의 본보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내신등급 넓히고 통합형 전형
특기자전형 학생부 기준 없애
다른곳 번질땐 새입시안 흔들

논술 위주의 전형=전문가들은 서울대 입시안의 특징을 논술 위주의 전형과 내신의 상대적인 약화로 분석한다. 서울대는 모집정원의 3분의 1로 줄이는 정시 모집에서 내신의 실질반영비율은 현 수준(5.5%)으로 묶고 논술과 면접 위주로 뽑기로 했다. 현재 서울대 정시에서 응시자들의 학생부 교과 점수 폭은 2~3점(250점 만점)에 불과하다. 내신이 영향을 미치는 점수가 1%에 그치는 셈이다.

더욱이 새 입시안에서는 내신과 논술·면접을 단계형이 아닌 통합형으로 본다. 내신보다 반영비율이 훨씬 큰 논술이 절대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단계형에서는 1단계 전형 요소인 내신 등급이 낮은 특목고 학생들의 지원이 애초 봉쇄된다. 하지만 통합형의 경우 내신이 나쁘더라도 논술에 자신만 있다면 도전할 수 있다.

서울대는 또 정시에서 내신을 9등급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유보적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28일 “내신 성적 분포 모양을 분석한 뒤 지금처럼 5등급으로 나눌지 아니면 7등급이나 9등급으로 할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고교에서 제공하는 9등급이 아니라 등급 간격을 더 넓힐 경우 1등급이 늘어나면서 내신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본고사 의혹 강화=서울대는 논술에서 영어 지문을 제시하고 자연계는 수리와 과학 위주로 논술을 치를 방침이다. 논술이 본고사의 다른 이름에 불과할 것이라는 의혹을 부추키는 것이다. 영어 지문은 인문계 뿐 아니라 자연계 논술에서도 제시할 방침이다. 김용근 종로학원 평가실장은 “정시 논술은 심층면접고사가 지필화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리나 과학, 외국어 등 영역에서 심화된 학습을 받은 학생들이 절대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는 내신과 수능으로 측정할 수 없는 창의력과 사고력, 문제 해결력 측정에 치중하겠다는 논술 도입 취지와 엇나가는 것이다.

특기자 전형, 특목고 잔치 되나?=서울대는 또 2008학년도에 3분의1로 늘어나는 특기자 전형에서 현재 자연계 응시생에게 부여하고 있는 학생부 교과 성적 자격 기준을 풀 방침이다. 이때문에 특목고 독무대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대 관계자는 “현재는 수학과 과학 상위 성적 5% 이내, 과학고는 상위 30% 이상의 학생들에게만 특기자 전형 응시 자격을 주고 있지만 새 입시 체제에서는 석차백분율이 나오기 않아 이 자격 기준을 없앨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자연계의 경우, 2단계에서 50% 반영하는 면접 문항의 난도를 높일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학교에서 체계적인 심화 논술 교육을 하는 특목고 학생들이 절대 유리하다.

이에 대해 교육인적자원부는 “학생부 비중을 바로 2배 늘릴 수 없지 않느냐”면서 “서울대가 논술을 본고사형으로 치르지 않겠다고 한 만큼, 대학 자율성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고 수용 뜻을 밝혔다. 그러나 참교육학부모회는 28일 성명을 내어 “사교육과 학생의 학습부담을 가중시키는 서울대 입시안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명신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회장도 “본고사 비중이 늘어나면 논술 대비가 용이한 특목고 학생들에게 절대 유리하다”면서 “서울대는 ‘고교의 학생 평가’인 내신 중심으로 선발한 뒤 제대로 가르치겠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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