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2010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작년 1명당 월평균 24만원…2천원 감소 그쳐
영·수 의존 여전…정부대책 효과도 미미 지적
영·수 의존 여전…정부대책 효과도 미미 지적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사교육비 규모가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15일 발표한 ‘2010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사교육비 규모는 20조9000억원으로 2009년의 21조6000억원에 견줘 7541억원(3.5%) 감소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5891억원은 학생 수가 21만명 줄어든 데 따른 자연감소분이어서 실질적으로 줄어든 사교육비 규모는 1650억원(0.7%)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조사는 지난해 6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초·중·고생 학부모 4만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지난해 전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4만원으로 2009년의 24만2000원에 견줘 2000원(0.8%) 줄었지만, 사교육비에 포함되지 않는 방과후 학교 비용으로 지출한 금액은 2009년 1만3000원에서 지난해 1만4000원으로 1000원이 늘었다. 게다가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한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2만3000원에서 32만6000원으로 오히려 3000원(0.9%) 늘어나, 학부모가 체감하는 교육비 부담은 별로 줄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07년 이후 사교육비 규모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줄어든 것은 처음이지만, 교과부가 지난 3년 동안 ‘사교육비 절반’을 내걸고 관련 대책에 집중해온 점을 고려하면 크게 내세울 만한 성적표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과부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사교육 없는 학교’ 사업에만 모두 1167억원을 들인 바 있다.
초·중·고별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초교의 경우 2009년 24만5400원에서 지난해 24만5200원으로 0.1%(200원) 줄어 감소폭이 가장 작았고, 중학교는 1.9%(26만원→25만5000원) 감소해 가장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과목별 사교육비 규모를 보면 영어가 6조9720억원으로 2009년(7조1747억원)에 견줘 2.8% 줄었고, 수학은 5조9260억원으로 2009년(5조9703억원)보다 0.7% 감소했다. 하지만 두 과목은 국어(6.4%), 사회·과학(13.9%), 제2외국어·컴퓨터·한문(14.9%) 등에 견줘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천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은 “총 사교육비 규모가 줄어든 것은 사회·과학 등의 사교육이 줄어든 때문으로 해석된다”며 “영·수 의존도가 여전히 높아 학부모들이 사교육비 감소를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4개 권역별(서울, 광역시, 중소도시, 읍면지역)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서울이 3.0% 감소(33만1000원→32만1000원)했고, 중소도시도 0.4% 감소(24만5000원→24만4000원)했다. 반면 읍면지역은 2.6% 증가(15만6000원→16만원)했으며, 광역시도 0.9% 증가(22만5000원→22만7000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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