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일에 창간하는 <독서평설아이> 표지.
지학사 제공
[함께하는 교육] 기획/
‘읽기’는 모든 과목의 기본
‘독서’의 시작은 재미있게
‘읽기’는 모든 과목의 기본
‘독서’의 시작은 재미있게
글쓰기는 생각을 완성하는 가장 높은 수준의 지적 활동이다. 이해력을 바탕으로 기존의 배경지식을 결합한 뒤 재해석하고 비판하는 과정을 거쳐야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글을 쓰려면 어휘력, 이해력, 논리력, 창의력, 분석력 등을 포함하는 종합적 사고능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대학들이 학생을 선발할 때 논술 시험에 비중을 크게 두는 까닭이다. 그런데 학교에서 실시하는 교과 시험의 서술형조차도 힘들어하는 아이들한테 1600자 안팎의 글을 써야 하는 논술은 너무나도 큰 벽이다. “학교에서 논술을 제대로 가르치지도 않는데, 어떻게 시험을 보라는 것이냐” “결국 사교육에 기대라는 소리냐”란 불만이 터져 나올 만하다.
어릴 때부터 꾸준히 읽기 능력을 키운다면 굳이 사교육을 받지 않아도 서술형·논술형 시험을 대비할 수 있다. 읽기만 잘해도 글쓰기에 필요한 이해력, 논리력 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에서 활동하는 교사들은 자신들이 펴낸 책 <독서는 힘이 세다>(다산초당)에서 “정보와 지식의 양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제대로 읽으면서도 효율적으로 읽는 능력이 필요하다”며 “‘읽기’가 되지 않고는 ‘말하기’도 ‘쓰기’도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교육 현장에서 오랜 시간 읽기와 쓰기를 지도한 김창환 이루미 독서스쿨 대표도 자신이 펴낸 책 <1등을 만드는 읽기혁명>에서 “꾸준히 책 읽기를 계속해 온 아이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않더라도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읽기 실력 그래프의 곡선이 빠르게 상승한다”며 “고등학교를 선택할 때쯤에는 읽기와 쓰기 실력이 기초가 잡히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월등히 좋아진다”고 강조했다.
읽기와 쓰기 실력이 좋은 아이들은 국어, 사회뿐만 아니라 수학처럼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과목에서도 두각을 보인다. 중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최경임(38·광주광역시)씨는 “아이가 다양한 분야의 글을 읽기 시작하면서 국어 선생님한테 읽기와 요약 능력이 뛰어나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국어 실력이 늘었다”며 “그뿐만 아니라 수학 성적도 올랐는데, 서술형 문제를 거의 만점에 가깝게 푼다”고 뿌듯해했다. 이지은(마산 풍산고1)양은 “예전엔 책을 읽을 때 대충 보곤 했는데, 긴 글의 내용을 빨리 파악하기 위해 메모하는 습관을 들였더니 핵심을 빨리 찾게 됐다”며 “또 독서에서 얻은 지식과 관련한 내용이 수업 시간에 나오면 이해가 빨라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결국 초·중고 내신 성적뿐만 아니라 서술형·논술형 대비에 어릴 적 꾸준히 익힌 독서 습관이 열쇠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어릴 때부터 “공부해라” 대신 “책을 읽자”고 말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아이의 수준과 적성, 성향 등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무작정 “책 읽어라!”고 얘기하는 것은 “공부해라”란 말이 바뀐 것일 뿐 그 자체로 스트레스다. 자칫 섣부른 독서 강요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 특히 독서의 첫걸음을 떼는 초등 저학년 이하의 아이들한테는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독서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아이들의 독서 습관 형성을 위해선 손에 닿는 거리에 항상 책이 있어야 하며, 분량은 짧지만, 재미있고 다양한 소재를 다룬 읽을거리를 비치해야 한다”고 말한다. 분량이 짧고 다양한 소재의 읽기 자료라면 단연 신문이 으뜸이다. 신문만 매일 읽어도 한 달이면 거의 모든 분야의 책 여러 권을 읽은 것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또는 한겨레신문사에서 발간하는 <아하! 한겨레> 같은 초·중고 대상 엔아이이(NIE) 교재를 이용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하지만 이것은 모두 어느 정도 읽기 능력이 갖춰진 초등 고학년 이상의 아이들한테 걸맞은 교재다. 이제 겨우 문자를 판독하고 이해하기 시작한 초등 저학년한텐 먼 미래의 얘기다.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양질의 글이 아쉬운 때에 <고교독서평설>을 발간하고 있는 (주)지학사에서 초등 저학년만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독서 월간지 <독서평설아이>를 3월1일에 창간한다. <독서평설아이>(www.dokpyeong.co.kr)는 ‘독서평설을 읽는 아이’란 뜻으로 ‘아이’들의, ‘나(I)’를 위한, ‘눈(eye)’에 쏙 들어오는 월간지를 목표로 한다. 강현철 독서평설 편집주간은 “20년간 쌓아온 노하우와 성과를 바탕으로 <독서평설아이>를 창간한다”며 “초등학생들의 학습에 꼭 필요한 국어·수학·사회·과학 등 필요한 교과 영역이 골고루 담겨 있을 뿐 아니라, 시사·상식·만들기 등 교양을 기를 수 있는 글감들이 알차게 실려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30분 정도 읽으면 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매월 제공하는 ‘독서 다이어리’로 그날 읽은 내용을 점검하고 상상력과 어휘력을 키우는 독후활동을 할 수 있어, 자기주도학습, 독서 이력 관리, 서술형 문항을 한 번에 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교독서평설>은 1991년 4월에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창간했다. 창간 때부터 최초의 학생 전문 독서 월간지로 호평을 받으며 고교생들의 필독서로 입소문을 탔다. 그 뒤 발간한 <중학독서평설>과 <초등독서평설>도 체계적이고 뛰어난 구성으로 독서 월간지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정종법 기자 mizzle@hanedui.com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