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린 리. 디베이트 교육 전문가.
[함께하는 교육] 대한민국 교육을 바꾼다, 디베이트 /
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보여줄 수 있는 포맷
한 사람이 16분씩 모두 32분 동안 토론해야
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보여줄 수 있는 포맷
한 사람이 16분씩 모두 32분 동안 토론해야
7. 디베이트 활동의 기본 약속 - 디베이트 포맷 이야기
8. 1:1 대결이 특징인 링컨-더글러스 디베이트 (Lincoln Douglas Debate) 포맷
9. 디베이트 직전에야 주제를 공개하는 의회식 디베이트
디베이트 포맷에 대한 본격적인 설명에 앞서 무엇을 중심으로 포맷을 살펴보면 좋은지에 대해 먼저 설명한다.
디베이트 포맷은 많은 경우 역사적 배경이 있다. 따라서 그 포맷이 어디서 유래했는지 살펴보면 이해가 쉽다. 다음에 살펴볼 것은 그 디베이트 포맷의 특징이다. 또 그 특징으로 인해 어떤 또다른 특징이 파생되었는지를 살펴보면 이해하기가 쉽다. 그럼 다음에 구체적인 발언 순서와 시간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먼저, 링컨 더글러스 디베이트.
링컨 더글러스 디베이트는 흔히 앞 글자를 따서 LD 디베이트 혹은 그냥 LD라고 한다. 이는 1858년 미국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의 에이브러햄 링컨과 민주당의 스티븐 더글러스 사이에서 이뤄진 디베이트에서 비롯되었다. 이들 이름을 따서 링컨 더글러스 디베이트라고 하는 것이다. 당시 두 사람은 모두 일곱번 치러진 선거 토론에 참여했다. 선거라는 특징 때문에 이들 디베이트는 두사람 사이에서 치러졌다. 여기서 링컨 더글러스 디베이트의 첫째 특징이 나타난다. 즉, 두 사람이 대결한다는 특징이다. 다른 디베이트 형식의 경우는 팀 단위로, 그러니까 두 사람이 한 팀으로 출전하곤 한다. 두 사람이 참가하게 되면 서로 작전을 상의할 수도 있고, 준비 과정에서 서로 도울 수도 있다. 하지만 한 사람만이 참가하게 되면 사정이 달라진다. 모든 것이 참가자 혼자의 능력에 달려 있는 것이다. 이처럼 링컨 더글러스 디베이트는 개인의 디베이트 역량이 잘 드러나는 디베이트 형식이지만, 한편으로는 팀워크 훈련이 없는 디베이트가 된다. 1:1 디베이트라는 특징은 디베이트를 지도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문제가 된다. 한 사람씩만 대결하는 디베이트는 지도하는 데 개인별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학교나 디베이트 교육기관에서 디베이트를 지도할 때 할 수 있는 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디베이트 포맷으로 디베이트를 지도하고 싶은 욕구가 있을 것이다. 여러 사람이 클래스에 참가해야 개인별 비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준으로 보면 링컨 더글러스 디베이트는 일반 디베이트 클래스에서 운영하기 어려운 포맷일 수 있다. 두 사람만 클래스에 참가시키자니 개인별 비용이 늘어나고, 여러 사람을 참가시키자니 두 사람만 디베이트에 직접 참여하고 나머지는 참관해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
결국 내 생각에는 링컨 더글러스 디베이트 포맷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디베이트의 포맷으로 쓰기보다는 디베이트 경시대회가 열렸을 때 그 경쟁 부문 중의 하나로 정해 원하는 학생들이 도전하게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1858년 당시 링컨과 더글러스가 토론한 주제는 ‘미국에서 노예제를 계속할 것인가, 폐지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었다. 주지하다시피 링컨은 폐지 쪽을 주장했다. 링컨은 미국의 독립선언서에 나타난 ‘모든 인간은 동등하다’는 규정이 흑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것이며, 따라서 노예제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더글러스는 ‘독립선언서에서 언급한 인간이란 백인을 가리킨다’며, 흑인은 여기서 제외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서 링컨 더글러스 디베이트의 둘째 특징이 드러난다. 즉, 링컨 더글러스 디베이트는 논리나 윤리, 철학과 관련된 주제를 주로 토론한다는 것이다. 노예제 존폐에 대한 토론을 통해 링컨과 더글러스는 숫자나 통계, 사실 등을 밝히는 데 주력하기보다는 인간에 대한 규정, 평등에 대한 가치 등 윤리와 철학에 가까운 토론을 논리적으로 전개했다.
논리, 윤리, 철학과 관련된 토론 주제가 또 어떤 것이 가능할까? 실제로 미국의 가장 저명한 디베이트 기관인 엔에프엘(NFL, National Forensic League)에서 제시한 링컨 더글러스 디베이트 주제를 보자.
⊙ 미국 정부는 미국 땅 위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한 헌법적 권리를 부여할 윤리적 책임이 있다.
⊙ 미국에서 플리바게닝(증언과 감형을 거래하는 미국 법조계의 관행)은 정당하지 않다.
⊙ 정의로운 사회라면 사형제도를 징벌제도의 하나로 유지해서는 안 된다.
이상에서 보이는 것처럼, 링컨 더글러스 디베이트의 주제는 주로 윤리적이며 철학적이고, 그리고 논리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이런 디베이트를 많이 하게 되면 학생들이 자신의 삶과 사회 구성원리의 윤리적·철학적 근거에 대한 사고를 배우게 된다. 거꾸로 말하면 평소에 이런 사고 훈련이 잘 되어 있지 않은 학생이라면 적응하기 쉽지 않은 디베이트라는 뜻도 된다.
실제 선거 결과 더글러스가 이겨서 상원의원이 된다. 하지만, 이 디베이트를 통해 링컨은 유권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게 되고, 결국 2년 뒤인 1860년에 대통령에 당선된다.
링컨 더글러스 디베이트가 학생들을 위한 디베이트 포맷으로 처음 NFL에 소개된 것은 1980년이다. 그러니까 30년 역사를 갖고 있는 것이다. 링컨 더글러스 디베이트 포맷은 1985/6학년도에 NFL에서 챔피언에 오를 수 있는 디베이트의 한 부문으로까지 발전했다.
최근 이뤄지고 있는 링컨 더글러스 디베이트의 포맷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 찬성 쪽 입론(Affirmative Constructive): 6분. 찬성 쪽이 미리 준비한 입장을 발표한다.
⊙ 교차 조사(Cross Examination): 3분. 반대 쪽이 찬성 쪽에 질문을 던진다. 이 과정에서 논리의 허점을 지적하는 것이 포인트가 된다.
⊙ 반대 쪽의 입론과 반박(Negative Constructive (and first negative Rebuttal)): 7분. 반대 쪽의 입론과 반박.
⊙ 교차 조사(Cross Examination): 3분. 찬성 쪽이 반대 쪽에 질문한다.
⊙ 첫번째 찬성 쪽 반박(First Affirmative Rebuttal): 4분. 찬성 쪽이 반박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개진한다.
⊙ 반대 쪽 반박(The Negative Rebuttal): 6분. 반대 쪽의 마지막 순서. 반박과 더불어 디베이트 진행을 요약 평가한다.
⊙ 두번째 찬성 쪽 반박(The Second Affirmative Rebuttal) : 3분. 찬성 쪽의 마지막 순서. 디베이트 진행을 요약 평가한다.
이상의 링컨 더글러스 디베이트 포맷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찬성 쪽의 발언자가 처음과 맨 나중 발언을 하게 된다. 또 같은 쪽이 연이어 발언하는 순서도 있다. 그러니까 다른 디베이트 포맷처럼 찬성과 반대가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는 형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둘째, 발언의 총 시간을 보면 찬성 쪽이 16분, 반대 쪽이 16분으로 같다. 합계 32분이다. 다른 디베이트 형식에 비해 비교적 짧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참가자가 팀별로 한명뿐이기 때문이다. 즉, 한 사람에게 모든 부담이 돌아가기 때문에 다른 디베이트 포맷보다 시간이 짧은 것이다.
셋째, 발언 사이 쉬는 시간 혹은 준비 시간이 없다. 그러니까 상대방이 발언할 때 주의깊게 듣고 있다가 바로 반박하거나 질문할 수 있어야 한다. 그만큼 순발력이 중요하게 된다.
넷째, 교차 조사에 배당된 시간은 짧지만, 이 대목이 디베이터들의 실력을 가장 잘 드러내준다는 점에서 중요시된다. 예리한 질문들을 통해 상대방 논리의 한계와 허점을 잘 드러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는 질문자, 답변자 모두 간단하게 요점만 추려 대답해야 한다. 질문자는 답변자의 대답에 코멘트할 수 없다. 이 순서에서는 질문자 답변자 모두 심판을 쳐다보고 있어야 한다.
다섯째, 처음 발언을 시작할 때는 주제에 나온 핵심어들에 대해 정의하면서, 그의 가치적 측면에 대해 입안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Help@TogetherDebateClub.com
링컨 더글러스 디베이트는 흔히 앞 글자를 따서 LD 디베이트 혹은 그냥 LD라고 한다. 이는 1858년 미국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의 에이브러햄 링컨과 민주당의 스티븐 더글러스 사이에서 이뤄진 디베이트에서 비롯되었다. 이들 이름을 따서 링컨 더글러스 디베이트라고 하는 것이다. 당시 두 사람은 모두 일곱번 치러진 선거 토론에 참여했다. 선거라는 특징 때문에 이들 디베이트는 두사람 사이에서 치러졌다. 여기서 링컨 더글러스 디베이트의 첫째 특징이 나타난다. 즉, 두 사람이 대결한다는 특징이다. 다른 디베이트 형식의 경우는 팀 단위로, 그러니까 두 사람이 한 팀으로 출전하곤 한다. 두 사람이 참가하게 되면 서로 작전을 상의할 수도 있고, 준비 과정에서 서로 도울 수도 있다. 하지만 한 사람만이 참가하게 되면 사정이 달라진다. 모든 것이 참가자 혼자의 능력에 달려 있는 것이다. 이처럼 링컨 더글러스 디베이트는 개인의 디베이트 역량이 잘 드러나는 디베이트 형식이지만, 한편으로는 팀워크 훈련이 없는 디베이트가 된다. 1:1 디베이트라는 특징은 디베이트를 지도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문제가 된다. 한 사람씩만 대결하는 디베이트는 지도하는 데 개인별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학교나 디베이트 교육기관에서 디베이트를 지도할 때 할 수 있는 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디베이트 포맷으로 디베이트를 지도하고 싶은 욕구가 있을 것이다. 여러 사람이 클래스에 참가해야 개인별 비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준으로 보면 링컨 더글러스 디베이트는 일반 디베이트 클래스에서 운영하기 어려운 포맷일 수 있다. 두 사람만 클래스에 참가시키자니 개인별 비용이 늘어나고, 여러 사람을 참가시키자니 두 사람만 디베이트에 직접 참여하고 나머지는 참관해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
1:1 토론은 혼자 토론을 책임져야 하는 부담이 있는 반면, 개인의 역량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포맷이다. 한겨레교육이 주최하고 투게더 디베이트 클럽이 주관한 디베이트 캠프에서 두 학생이 교차질의하고 있다. 한겨레교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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