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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아이의 성장 돕는 체험활동 어때요”

등록 2011-05-16 10:21수정 2011-05-16 10:36

< 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 여행 >의 지은이 이동미(42)씨 가족.
< 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 여행 >의 지은이 이동미(42)씨 가족.
가족과 함께 떠나는 체험활동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겨보는 달이지만, 막상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지는 않다. 아이는 학교와 학원을 오가느라 바쁘고 부모님은 직장생활에 지쳐 아이를 돌보기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따뜻한 봄 햇살이 내리쬐는 요즘 날씨는 주말을 집에만 머물게 하지 않는다. 가까운 공원을 찾아 소풍을 즐기는 것도 괜찮다. 계획을 세워 멀리 나가보는 건 어떨까. 다양한 체험을 통해 살아있는 지식을 배우는 것도 아이의 성장을 돕는 한 방법이다. 보고 듣고 몸으로 부딪히는 체험활동은 그래서 인기가 많다. <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 여행>의 지은이 이동미(42)씨 가족이 권하는 체험활동을 살펴본다.

인천 강화도에 사는 이동미씨는 한달에 한두번은 아이들과 함께 바깥나들이를 한다. 가까운 곳을 찾을 때도 있지만 며칠씩 머물다 오는 긴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엄마 덕분에 뱃속에서부터 여행을 다녔다는 임성묵(12)군과 임소라(9)양은 낯선 곳으로 떠나는 것에 익숙하다. 새로운 것을 보고 맛있는 먹을거리가 있는 여행은 그래서 늘 즐겁다.

당일코스: ‘체험활동’ 멀리서 찾지 마세요!

이동미씨 가족은 여행을 즐기는 만큼 아이들을 위한 체험활동도 많이 한다. 다양한 체험활동은 늘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교과서가 주지 못하는 ‘살아있는 지식’을 알려준다. 가족간의 정도 더 깊어진다. 아빠와 함께 강가에서 물수제비도 뜨고 나뭇잎으로 가면을 만들기도 한다.

반드시 체험활동을 하러 멀리까지 갈 필요는 없다. 지난 5월5일 어린이날에도 집 근처에 있는 ‘강화 나들길’ 6코스를 함께 걸었다. 집에서 15분밖에 걸리지 않아 시간만 되면 자주 가는 편이다. 요즘 걷기 열풍이 불면서 나들길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강화도는 숲길, 산길, 바닷길, 역사적 장소 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체험활동 장소는 주로 가족회의를 열어 정한다. 직업 특성상 엄마가 출장 가는 곳에 갈 때도 있지만 대개는 아이들이 가고 싶은 곳을 우선적으로 고른다. 아이들이 흥미있고 즐거워야 체험활동도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자주 체험활동을 다녀봐서 아이들도 의견을 곧잘 낸다.

중학교 교사인 이씨의 남편 임재원(43)씨도 체험활동에 빠지지 않고 동참한다. 무거운 짐을 들고 운전하는 건 아빠의 몫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대부분의 아빠들이 가족과 함께 다니는 걸 꺼리지만 임씨는 오히려 체험활동을 하며 아이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는 편이다.

‘살아있는 지식’을 배우는 체험활동은 아이의 성장과 발달을 돕는다. 사진 여행작가 이동미씨 제공.
‘살아있는 지식’을 배우는 체험활동은 아이의 성장과 발달을 돕는다. 사진 여행작가 이동미씨 제공.


오고 가는 차 안에서 또는 현장에 가서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며 추억을 쌓는다. “평소에는 아이들과 이야기를 할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집을 벗어나 다른 장소에 가면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죠. 일상의 틀에 갇혀 있는 대화가 아닌 솔직한 이야기가 오고 갑니다. 걸으면서 아이들의 고민도 듣고 그때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도 물어보죠.” 과학 교사인 임씨는 체험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이 궁금해 하는 식물의 이름과 생김새 등을 알려주기도 한다. 최근엔 숲 해설가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체험활동을 갈 때 ‘도시락’은 필수다. ‘강화 나들길’을 걸을 때도 거의 비용이 들지 않았다. 걸으면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쓸데없는 지출을 하지 않아도 된다. “길을 걷다 ‘연미정’이라는 정자에서 점심을 먹어요. 주먹밥이나 유부초밥처럼 간단하게 먹을 수 있게 도시락을 싸오죠. 점심을 먹은 뒤 얘기를 좀 나누고 아이들은 주변을 둘러보죠. 네잎클로버 찾기 놀이도 하고 풀싸움도 해봐요. 성묵이는 ‘생각주머니’라고 부르는 수첩을 항상 갖고 다니는데, 체험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을 그때그때 적어놓습니다.”

아이 ‘관심·흥미’가 우선
가족회의 하는 것도 좋아

운동 부족, 대화 부족인 아이들과 자연 속에서 긴장을 풀고 한곳을 바라보며 걷는 기분은 뭐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걷기 운동을 하면서도 자연과 친구가 될 수 있다. 굳이 돈을 들여서 체험활동을 떠나기보단 가까운 공원이나 산을 오르는 것도 아이들에겐 소중한 경험이다.


이동미씨는 길을 걸을 때 자연을 훼손하지 않게끔 아이들에게 주의를 준다. 아이들이 집에 가져간다며 꽃을 꺾거나 길가에 휴지를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길을 걸으며 자연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으면 해요. 어른들이 먼저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는 것도 한 방법이죠. 중간에 마을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마을 어른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게 조용히 길을 걸어야 해요. 어른을 만나면 먼저 인사를 하는 것도 좋고요.”

1박2일 코스: ‘체험활동’은 공부의 연장이 아니에요!

이동미씨 가족은 지난 4월에 경기도 여주 영릉을 1박2일로 다녀왔다. 세종대왕이 묻힌 영릉 이외에 신륵사, 명성황후 생가 등 둘러볼 곳이 워낙 많아 하루로는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숙박을 하고 오는 체험활동은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가는 곳에 대해 간단한 조사를 미리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이들은 조금이라도 듣거나 보았던 것에 흥미를 갖기 마련이다. 현장에 가서도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면서 궁금증을 하나씩 해결하려 든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도 체험활동 장소에 대한 얘기를 계속 나눠본다. “인터넷으로 사전 조사를 하는 게 좋아요. 세종대왕과 왕비에 대해 얘기를 나눠 보고 왕릉의 구조와 배치에 대해서도 알아보는 거죠. 아이들이 잘 알고 있는 ‘세종대왕’과 만원권 지폐 사이의 연결성을 찾아내면 더 흥미있는 체험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멀리 갈 때는 아이들도 각자의 짐을 싼다. 물병과 휴지, 심심할 때 읽을 책 등은 기본이다. 스스로 필요한 물건들을 챙기는 것도 중요한 체험활동 가운데 하나다. 엄마는 아이들이 갈아입을 옷과 카메라 등을 챙긴다. 아빠는 체험활동을 가는 곳의 지도나 차에서 틀어놓을 음악을 준비한다. 숙박은 가격이 싼 편인 ‘모텔’을 이용하지만 한국관광공사 누리집에 나온 ‘굿스테이’를 참고하기도 한다. ‘굿스테이’는 우수 숙박업소로 지정된 곳이라 비교적 믿을 만하다.

“펜션은 가격이 좀 비싸고 시내와 거리가 먼 경우가 많아요. 가는 곳의 동선을 생각해서 가까운 곳에 숙박을 하는 게 좋습니다. 가족과 함께 간다면 먼저 아빠가 들어가서 숙박하는 곳의 상태를 살펴보고 결정해야 합니다.” 식당도 미리 알아보고 가면 그 지역의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많은 부모들이 체험활동을 할 때 아이들에게 공부를 시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강하다. 사전에 많은 것을 주입하려 하고 현장에서도 아이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다. 하루나 이틀 동안의 짧은 체험으로 모든 걸 알았다고는 할 수 없다. 머릿속에 그 많은 체험을 담는 것도 힘들다. 아이들도 체험활동이 ‘공부’의 연장이라고 생각하면 부담을 느낀다.

이동미씨는 체험활동을 가서도 지나치게 ‘공부’를 강조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여주 영릉에 가서 ‘세종전’(世宗殿)을 둘러봤어요. 세종전 마당에는 해시계, 자격루, 측우기, 혼전의 등 세종 때 만들어진 과학기구가 복원되어 전시돼 있죠. 아이들과 만원권 지폐에 나온 과학기구를 찾아 그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재미있게 놀았어요. 아이들이 체험활동을 하나의 ‘놀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부모가 먼저 정답을 말하기보다는 질문만 던져놓는 게 좋습니다. 답은 아이가 스스로 찾게 해야죠.”

강화 나들길 돌아보기 추천 코스

용흥궁 공원 → 용흥궁 → 성공회 강화성당 → 고려궁지 → 북문 → 북장대 → 연미정

여주 돌아보기 추천 코스

영동고속도로 여주IC → 세종대왕릉(효종대왕릉) → 여주5일장 → 황포돛배 유람선 → 숙박 → 신륵사 → (목아박물관) → 참숯마을(오감 도토리마을·여주세계생활도자관) → 이호대교 → 명성황후 생가 → 여주IC → 귀가

( )는 대체하거나 시간이 되면 더 들르기 좋은 곳

이란 기자 rani@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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