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면직 ‘뇌물 교사들’ 다시 교단에 서다니…

등록 2011-05-20 09:23

돈주고 시험지 건네받아 채용된 배정학원 14명
“징계절차 부당” 승소…재단쪽 ‘사전 각본’ 의혹
재단 이사장한테 돈을 주고 채용시험지를 미리 건네받아 교단에 선 혐의로 유죄를 선고 받아 학교를 떠났던 교사들이 학교로 복귀해 10개월째 근무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19일 “2008~2010년 학교법인 배정학원 남아무개(55·구속기소) 전 이사장한테 5000만~1억원씩을 주고 채용시험지를 미리 건네받아 정교사로 합격한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7월 재단 이사회 결정으로 면직된 재단 산하 3개 학교 교사 15명이 같은 해 8월부터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부산지법이 지난해 8월 면직 처분된 교사 15명이 “징계 절차에 하자가 있다”며 재단을 상대로 낸 면직처분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지난 13일 본안소송인 ‘면직처분 무효확인소송’에서도 “사립학교법상 교원을 징계하려면 징계위원회를 열어야 하는데 이를 열지 않았다”며 “교사들의 면직 처분은 무효”라고 선고했다.

뇌물을 주고 채용된 교사들이 법원의 판결을 받아 교단으로 복귀하자 재단 쪽이 사립학교법 징계 규정을 알면서도 법원의 무죄 판결을 끌어내기 위해 일부러 면직 처분된 교사들을 징계위원회에 넘기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재단 쪽은 억울하다는 태도다. 지난해 7월 15명 모두를 징계위원회에 넘기려 했으나 일부가 징계 시효(임용일로부터 3년)를 넘겨 면직 처분을 내릴 수 없음에 따라 재단 이사회를 열어 모두 면직 처분했다는 것이다. 또 부산시교육청과 협의를 거쳐 징계위원회를 열지 않았다고 밝혔다.

재단 쪽이 뒤늦게 징계위원회를 여는 것도 쉽지 않다. 대법원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1명을 뺀 14명 가운데 징계 시효를 넘긴 6명을 뺀 8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면 되지만 징계 시효를 넘긴 6명은 면직 처분을 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교육청과 재단 쪽은 법원의 판결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이 지난해 7월 1심에서 교사 자격 유지가 어려운 징역 4~6월에 집행유예 1년형을 선고했으나 부산고법이 지난해 11월 벌금 500만~700만원으로 감형을 해 줘 교사 자격 유지의 길을 열어 줬다는 것이다.

시교육청 교원정책과 관계자는 “부산고법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했다면 징계위원회 회부 여부와 관계없이 14명 모두를 교단에서 물러나게 할 수 있는데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재단 관계자는 “법원의 판결문을 받아본 뒤 대응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