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학교밖 스펙만 중시
전체 수시합격도 ‘역시 강남’
전체 수시합격도 ‘역시 강남’
서울지역 195개 일반고의 학생 100명당 입학사정관 전형 합격자 수 분석 결과를 보면 강남과 비강남 지역의 차이가 두드러진다.
강남구의 경우, 이 지역에 있는 일반고 14곳 가운데 12곳이 학생 100명당 입학사정관 전형 합격자 수 상위 30개 고교에 포함됐다. 반면 서울의 25개 자치구 가운데 12개 자치구는 상위 30개 고교에 포함된 학교가 1곳도 없었다.
영등포구의 한 고교 교사는 “상위권 대학은 공인 외국어 성적이나 수학·과학 경시대회 성적 등 학교 밖에서 사교육을 통해 쌓는 ‘스펙’을 보는 경우가 많았다”며 “상위권 대학의 입학사정관 전형 가운데 일반고에서 자기주도학습을 해온 학생들에게 유리한 전형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송파구의 한 교사는 “입학사정관 전형 자체가 특정 분야에 열정과 잠재력이 있는 아이들이 전공 분야와 관련된 활동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해왔는지를 평가하는 것인데, 이런 준비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부모의 교육열이 높은 가정 아니면 준비하기 어렵다”며 “사교육의 영향을 차단하려고 학교 밖 활동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하지 못하게 해도 포트폴리오나 자기소개서를 통해 학교 밖 활동 실적을 알 수 있으므로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입학사정관 전형을 포함한 전체 수시모집의 학생 100명당 합격자 수는 서울 195개 일반고 평균이 3.47명으로 집계됐는데, 강남구(7.16명), 중구(4.98명), 양천구(4.7명), 서초구(4.55명), 은평구(4.24명), 송파구(3.81명) 6곳이 평균을 웃돌았다. 대체로 수시모집에서 입시 실적이 좋은 고교가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도 좋은 결과를 낸 셈이다.
김성천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은 “수능과 논술 위주의 입시가 사교육을 부추기고 일부 고소득 계층에 유리한 것처럼 입학사정관제도 다를 바가 없다”며 “상대적으로 나쁜 여건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가능성을 제대로 평가하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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