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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환경의식, 오감으로 싹트게 해줘요!

등록 2011-07-11 11:18

작가 데이비드 크라우트리마스의 <The Brilliant Device>. 지구상상전 제공
작가 데이비드 크라우트리마스의 . 지구상상전 제공
‘현대사진의 향연-지구상상전’을 가다
현대사진 권위자 10여명의 작품 모아
지구촌 생태 문제 등 190여점으로 만나
기후변화·오염문제 등 환경·사회공부도
“와! 작가가 동물이랑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인 거 같아요.”

서울 풍성초 6년 이용준(13)군이 아프리카 초원의 코끼리 사진을 보며 감탄한다. 이 사진을 찍은 닉 브랜트는 아프리카 초원의 수많은 야생동물을 촬영한 것으로 유명하다. 사진은 망원렌즈를 사용하지 않고 찍은 것인데도 마치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것처럼 동물들의 털끝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표현했다. 이군은 “동물들이 작가가 요청하는 대로 포즈를 취해 주고 있는 것 같다”며 놀라워했다. 하지만 이렇게 생생하게 표현된 사진 속 동물들은 모두 슬픈 얼굴이었다. 실제 이 코끼리는 얼마 전, 밀렵으로 죽었다. 작가는 인터뷰를 통해 “지금 이 속도대로 환경파괴가 진행된다면 10년, 20년 안에 이런 동물들은 더 이상 야생에 존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설명을 들은 이군은 “그렇다면 앞으로는 이 동물들을 사진 속에서만 볼 수 있겠다”며 “동물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지난 7월3일, 이군과 이군의 어머니 백영미(42)씨가 찾은 이 현장은 한겨레신문사와 환경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현대사진의 향연-지구상상展>(‘지구상상전’) 전시장이었다. 이 전시는 ‘이매진 어스’(Imagine Earth)를 주제로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그리고 미래를 상상하는 사진전이다. 10명의 아티스트가 제작한 지구 또는 환경, 생태와 관련된 사진이나 영화 190여점이 전시돼 있다.


작가 닉 브랜트의 <Elephant Drinking>.  지구상상전 제공
작가 닉 브랜트의 . 지구상상전 제공
전시회장에 도착한 이군을 가장 먼저 맞이한 건 ‘환경위기 시계’였다.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에 따라 우리가 느끼는 위기의 정도를 시곗바늘로 표시해 놓은 것이다. 시계는 ‘9시 35분 21초’를 가리키고 있었다. 한국의 환경위기 시각이 ‘매우 불안한’ 수준에 와 있다는 의미였다.

이렇게 미래에 대한 ‘경고’로 시작을 알린 전시는 ‘e art h’라는 단어에서 비롯한 세 개의 섹션으로 구성돼 있었다. 첫 섹션은 ‘어머니 지구’를 주제로 하는 ‘인바이런멘털’(environmental), 둘째 섹션은 ‘생태학적 상상력’을 주제로 하는 ‘아트 포토그래피’(art photography), 마지막 섹션은 ‘병든 지구, 치유가 필요한 지구’를 주제로 하는 ‘힐링 오브 디 어스’(healing of the earth)였다.

첫째 섹션에 들어서자마자, 이군을 맞이한 작품은 조이스 테네슨의 사진이었다. 소녀에서부터 노파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의 관능적인 사진이 전시되어 있었다. 세대를 초월한 여성의 사진을 통해 여성과 지구를 동일시하고 ‘어머니 지구’의 의미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


지구상상전 전시장 모습. 한주형 <아하!한겨레> 학생기자
지구상상전 전시장 모습. 한주형 <아하!한겨레> 학생기자
루드 반 엠펠의 작품은 현대사진의 전형을 보여줬다. 흑인 아이들이 정글을 배경으로 서 있는 작품은 마치 손을 뻗으면 그 속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처럼 입체감 있고 생생했다. 컴퓨터그래픽을 통해 수많은 이미지들을 조합했기 때문이다. 이군은 작품 속에 숨어 있는 동물들을 마치 숨은그림찾기 하듯 찾으며 즐거워했다. “이건 실잠자리고, 이건 올빼미네요. 다 책에서 본 것들인데 책 속에서만 보던 동물들을 작품에서 만나니 반가워요.”

전시에서는 최근 유럽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홍수를 주제로 한 연작 사진도 만날 수 있었다. 둘째 섹션 ‘아트 포토그래피’에서 만난 존 고토의 작품은 오디세이호를 타고 강으로 여행을 떠나지만 쾌락에 빠져 불어나는 물을 눈치채지 못하는 사람들의 상황을 그려냈다. 다행히 이들은 환경을 바꿀 수 있을 만한 지식이 있는 미래의 아이들을 만나 지구를 구할 해법을 찾는다. 이군은 “작품 속 아이들의 모자에 ‘class of 2040’이 새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환경의 소중함을 알고 있는 미래에서 온 아이들이 지식을 전해주는 장면일 것”이라고 했다.


“게임이나 영화 속에서도 이렇게 우울한 도시 모습을 본 것 같아요.” 셋째 섹션에서는 데이비드 트라우트리마스의 작품을 통해 암울한 지구의 미래가 소개됐다. 데이비드 트라우트리마스는 해수면 상승으로 온 도시가 물에 잠기고 나무와 잡초로 가득한 미래도시의 모습을 그렸다. 작가가 상상한 미래도시의 모습은 지구온난화, 인구 증가, 자원의 남용으로 멸망한 디스토피아의 모습이었다.


닉 브랜트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이용준군과 어머니 백영미씨.  한주형 <아하!한겨레> 학생기자
닉 브랜트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이용준군과 어머니 백영미씨. 한주형 <아하!한겨레> 학생기자
전시장 밖에는 로이터(Reuters)통신사의 사진으로 꾸며진 특별전이 마련돼 있었다.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건부터 얼마 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이르기까지 ‘재앙’이라 부를 법한 사건사고를 담은 보도사진이 전시돼 있었다.

이군은 이번 전시를 둘러보면서 교과서나 신문을 통해서 해왔던 사회, 환경에 대한 공부를 톡톡히 했다. 평소 미술관 등을 자주 찾는 편이지만 이번 전시는 책으로만 만나 왔던 지구 환경과 위기를 직접 사진과 작품으로 만나봤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는 다른 전시와 달랐다. 어머니 백씨는 “아이와 사진전은 처음 와 본다”며 “그동안 미술전을 자주 가곤 했는데 미술전에서 철학, 인문학적 생각을 할 수 있었다면 사진전은 사회적인 생각거리를 많이 남기는 것 같다”고 했다.

한주형 <아하!한겨레> 학생기자(한양대 신문방송학과 2년)


‘현대사진의 향연-지구상상전’은?

녹색체험교실 등 활동 기회도 많아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지구상상전>은 학생들한테 지구 환경과 자연의 소중함을 이미지를 통해 오감으로 느끼도록 하는 전시다.

‘어머니의 지구’, ‘생태학적 상상력’, ‘오래된 친구’라는 세 가지 테마로 열리는 지구상상전은, 현대 사진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위치한 작가 10명과 로이터통신사의 사진으로 특별히 꾸며지고 있다.

지구상상전의 작품들은 특별히 신선한 콘셉트와 화려한 사진기술,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는 사진으로 선별했다. 특히 이 작가들은 공통적으로 지구의 현재와 미래의 풍경을 주제로 풀어냈다.

주최 쪽은 “누구나 친밀하게 생각하는 사진 작품을 통해 환경과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했다.

지구상상전은 학생들한테 특히 의미가 깊다. 전시는 사진 관람으로 끝이 아니다. 사진 작품을 보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체험을 통해 환경의 중요성을 몸으로 느껴볼 수 있는 ‘녹색체험교실’도 마련돼 있다. 또 일러스트 벽화로 에너지 절약 실천 방법을 익힐 수 있는 ‘에코라이프 실천 일러스트 체험’, 매 시간마다 ‘그린 아카이브’ 베스트 10 영화로 구성된 어린이 대상 애니메이션과 영화 상영회 등도 함께 열리고 있다.

전시는 오는 8월10일까지 계속되며(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휴관) 입장권을 사면 전시된 사진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환경에 대한 여러 가지 질문으로 이뤄진 ‘어린이 관람노트’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누리집(www.jigusangsang.co.kr) 참고.

글·사진 한주형 <아하!한겨레> 학생기자

http://img.hani.co.kr/imgdb/resize/2011/0711/00397366201_20110711.JPG

이용준군과 어머니 백영미씨가 녹색체험교실에서 체험을 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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