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2010년 검토위원 포함 11명…“문제유출 가능성”
대입 수험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들이 수능시험 출제·검토위원으로 참여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밝혀졌다.
감사원이 수능시험 출제를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대한 기관운영 감사를 벌인 결과, 2008~2010년 3년 동안 11명의 출제·검토위원이 자녀가 수능시험을 치른 해에 수능시험 출제에 참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18일 감사원이 밝혔다. 이 가운데 2명은 직접 문제를 내는 출제위원이었고 나머지 9명은 출제된 문제의 적합성을 판단하는 검토위원이었다.
이들은 ‘가족이 수능을 치르면 출제위원이나 검토위원이 될 수 없다’는 교육과정평가원 내부 지침을 어긴 채, ‘시험에 응시하는 자녀가 없다’는 허위 각서를 제출하고 출제에 참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평가원은 각서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본인의 서약에만 의존해 출제·검토위원을 선정하는 등 출제 관리상 허점을 드러냈다. 감사원에 적발된 11명의 출제·검토위원은 대부분 대학교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입시 전문가들은 문제 출제를 위한 1개월 동안의 합숙에 들어가기에 앞서 출제·검토위원들에게 학교 강의나 업무를 정리할 수 있도록 2~3주의 신변 정리 기간을 주는데 이 기간에 수험생 자녀들에게 출제 경향과 문제 유형 등이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감사원 관계자는 “수험생을 둔 학부모 출제위원들이 시험문제를 사전에 유출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교육과정평가원 관계자는 “해마다 500명 안팎의 출제·검토위원이 출제에 참여한다”며 “올해부터는 수능시험 출제위원과 검토위원의 가족관계증명서를 떼어 오게 해서 이를 검토한 뒤 위원을 선정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순혁 이재훈 기자 hyu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