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쪽 회계책임자 밝혀
“2억 준 건 단일화와 무관”
“2억 준 건 단일화와 무관”
곽노현 교육감의 회계책임자인 이아무개씨가 입을 열었다. 이씨는 박명기 교수의 대리인인 양아무개씨와 막판 ‘인사동 협상’을 벌여 단일화를 이뤄냈던 인물로, 곽 교육감이 검찰에 출두한 5일 새벽까지 조사를 받았다.
이씨는 5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19일 낮 인사동의 마지막 협상에서 거론된 액수는 7억원이 아니라 5억원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루 전까지 7억+α를 요구했는데 α 액수가 만만치 않아서 전체 액수가 꽤 되는 모양이었다”며 “그런데 그 자리에서 α를 떼고, 7억도 아니고 5억으로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또 이씨는 “곽 후보가 요지부동이니까, 손아래 동서인 양씨가 ‘형님이라도 대신 합의를 해달라’고 했다”며 “자격도 권한도 없는 내가 합의를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되물었더니 양씨가 ‘법적인 합의가 아니라 정치적이고 도의적인 의미의 합의’라고 성격을 규정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 “양씨와 단둘이 있었던 게 아니라 ㅊ교수도 있었다”며 ‘동서지간’만의 합의는 아니었음을 내비쳤다.
이씨는 단일화를 성사시킨 뒤, 이를 곧바로 곽 교육감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고 과정에서 ‘돈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일화 타결됐다. 기자회견 준비하라’고 딱 두 마디만 했다”며 “곽 교육감이 다른 건 묻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하루 전날 돈 문제로 단일화가 결렬된 상황에서 곽 교육감이 단일화 소식을 접한 뒤 돈 문제를 확인하지 않았을 리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곽 교육감은 조건 없는 단일화가 된 것으로 믿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후에도 곽 교육감에게 합의 내용을 말하지 않았다”며 “양씨는 박 교수 대리인으로 합의한 것이지만, 나는 나 개인으로 합의한 것이므로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곽 교육감은 이런 합의 내용을 10월 말께, 서울시교육청 근처의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이씨를 통해 확인했다고 한다. 박 교수가 7억원을 요구하던 시점이었다. 이씨는 “곽 교육감이 ‘합의가 있었느냐’고 물어서 ‘있었다’고 대답했다”며 “5억이라는 것도 그때 이야기해줬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후 곽 교육감과 박 교수가 함께 만났고, 서로의 오해가 풀린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 박 교수는 돈 문제보다 곽 교육감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해 마음에 큰 상처를 입고 있었다”며 “이후 강경선 교수, 박 교수, 곽 교육감, 나까지 4명이 만나 오해도 풀고 친분을 쌓는 등 관계가 모두 회복이 됐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곽 교육감이 2억원을 준 것은 관계가 회복된 뒤의 일이다”며 “선거 때 단일화 합의 사항을 이행한 것과는 별개의 일”이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가 관련된 인사들을 녹음한 자료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설사 녹음 자료가 있다고 해도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