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법 기자의 초·중등 문장 강화
6. 호응에 주의하라 ② 흐름에 맞는 연결어미를 써라
연결어미 적절하게 사용해서 길이 조절해야
앞뒤 내용 파악한 뒤 흐름에 맞게 연결해야 “나는 아침밥을 먹었다. 학교에 갔다. 국어 숙제를 하지 않았다. 걱정이 됐다. 국어 시간이었다. 선생님께 혼났다. 기분이 나쁘다. 집에 왔다. 동생이 말을 듣지 않았다. 동생을 때렸다. 동생이 울었다. 엄마한테 혼났다. 오늘은 기분이 나쁜 날이다.” 초등학교 1학년이 하루 동안 일어난 일을 시간 순서에 따라 정리한 글이다. 이 글은 “한 문장에 하나의 정보만 담아라”란 글쓰기 원칙에는 충실하지만 호흡이 너무 짧은 탓에 단조롭고 건조하다. 영화의 한 장면을 묘사하는 것처럼 긴장감을 높이고, 내용을 빠르게 전개할 필요가 있을 땐 홑문장을 연속으로 쓰는 방법이 매우 효과적이다. 또 복잡한 문장을 쓰기 어려워하는 초등 저학년이나 글쓰기 초보자들은 문장을 짧게 해 뼈대를 세운 뒤 살을 붙여 가는 방식으로 연습할 필요도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글쓰기 흐름에는 잘 맞지 않아 재미없다. 글의 종류와 목적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보통 한 문장의 길이는 30~50자 정도가 읽기에 적당하다. 너무 짧거나 길어도 읽기 불편하다. 예로 든 글처럼 너무 짧은 문장이 잇따라 나온다면 대등하거나 인과관계로 얽힌 문장을 한 문장으로 연결해야 읽기에 편하다. 또 긴 문장과 짧은 문장을 적절히 섞어 호흡을 조절해야 흐름이 부드럽고 자연스럽다. 예로 든 글을 두세 문장씩 묶어 ‘-고’, ‘-더니’, ‘-아’ 등의 연결어미나 ‘-기 때문에’, ‘-는 바람에’ 등을 이용해 다음처럼 바꿨다. “나는 아침밥을 먹고 학교에 갔다. 그런데 국어 숙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걱정이 됐다. 결국 국어 시간에 선생님께 혼났다. 기분이 나쁜 상태로 집에 왔더니 동생이 말을 듣지 않아 때렸다. 동생이 우는 바람에 엄마한테 혼났다. 오늘은 기분이 나쁜 날이다.” 전체 13문장 가운데 7문장이 줄어들고, 한 문장의 글자 수도 조금 늘어 긴장감이 낮아졌다. 호흡도 안정적으로 바뀌었다. 두세 문장을 한 문장으로 만들었지만, 글자 수가 15~25자 정도로 비교적 적기 때문에 가독성이 떨어지거나 전달력이 약해지는 단점은 보이지 않는다. 좀더 세련되게 쓰고 싶다면 꾸밈말 등을 써서 글자 수를 조금 늘려도 무방하다. 짧은 문장이 잇따라 나온다면 여러 문장을 하나로 연결해 전체 글의 흐름을 조절해야 한다. 문장을 연결할 때는 연결어미를 상황에 맞게 잘 선택해야 하는데, 잘못 쓴 연결어미 하나 때문에 전체 글의 흐름이 부자연스러워지거나 글의 내용이 왜곡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나는 아침밥을 먹었다’와 ‘학교에 갔다’는 사건은 시간 순서대로 일어났으므로 ‘나는 아침밥을 먹고 학교에 갔다’가 자연스럽다. 그런데 이 글을 “나는 아침밥을 먹으러 학교에 갔다”거나 “나는 아침밥을 먹자마자 학교에 갔다”로 연결하면 전혀 다른 내용이 된다. 만일 “아침밥을 먹었지만 학교에 갔다”라고 쓰면 비문이 돼 성립하지 않는다. 이처럼 연결어미의 힘은 전체 문장을 뒤흔들 정도로 막강하다. 학생들은 연결어미에 대한 인식이 약하다. 특히 연결어미 ‘-고’와 ‘-며’를 무분별하게 써 문제다. 다음은 <아하! 한겨레> 누리집(ahahan.co.kr)에 올라온 글이다. 예시글1 (가) 비정규직은 임금차별, 복지차별, 고용불안으로 워킹푸어가 되고, 정규직은 임금과 복지가 열악한 영세사업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나) 대학 등록금을 반값으로 내리면 대학 재정 수입이 줄어들며 대학을 전처럼 운영할 수 없다. (다) 갑자기 정전이 되자 병원, 은행, 공장 등이 정상적으로 업무를 볼 수 없었고, 전국적으로 큰 혼란이 일어났다. 예문 (가)의 뼈대만 추리면 ‘비정규직은 워킹푸어가 되고, 정규직은 일하는 사람들이다’가 돼 어색하다. ‘-고’는 앞뒤 절을 서로 대등하게 연결하는 어미이다. 따라서 ‘비정규직은 워킹푸어가 되고, ~ 정규직은 워킹푸어가 된다’로 바꿔 앞뒤 절을 대등하게 만들어야 한다. ‘일하는 사람들이다’를 ‘일하기 때문에 워킹푸어가 된다’로 고치면 되는데(가-1) ‘워킹푸어가 된다’란 서술어가 중복돼 지루하다. 그리고 마치 모든 정규직이 워킹푸어가 되는 것처럼 서술해 논리적으로도 모순이다. ‘정규직은’은 ‘정규직일지라도’로 바꾸고 뒤의 내용을 재구성해 쓰면 해결된다. 이때 ‘워킹푸어가 된다’란 서술어도 ‘가난한 삶을 면하기 어렵다’란 표현으로 바꿔 써 중복을 피해야 한다(가-2). 예문 (나)에서는 ‘-며’가 잘못 쓰였다. ‘-며’ 역시 앞뒤 절이 대등할 때 연결하는 어미로 행동이 동시에 일어날 때 쓴다. 그런데 예문 (나)에선 앞절이 뒷절의 원인으로 긴밀하게 연결됐으므로 구나 절을 논리적으로 모순되게 하지 않으면서 이유, 원인, 조건 따위로 연결하는 어미 ‘-어’나 ‘~ 때문에’를 써야 자연스럽다. 그리고 ‘대학’이란 단어가 한 문장 안에 세 번이나 중복해 쓰였으므로 하나만 남기는 것이 좋다. 예문 (다)에서도 연결어미 ‘-고’가 잘못 쓰였다. 업무를 볼 수 없었다는 사실과 전국적으로 큰 혼란이 일어난 사실은 인과관계가 긴밀하므로 연결어미 ‘-고’보다는 ‘-어’를 쓰는 편이 낫다. (가-1) 비정규직은 임금차별, 복지차별, 고용불안으로 워킹푸어가 되고, 정규직은 임금과 복지가 열악한 영세사업장에서 일하기 때문에 워킹푸어가 된다. (가-2) 비정규직은 임금차별, 복지차별, 고용불안으로 워킹푸어가 되고, 정규직일지라도 영세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임금이 적고 복지가 열악하기 때문에 가난한 삶을 면하기 어렵다. (나-1) 등록금을 반값으로 내리면 재정 수입이 줄어들어(또는 ‘줄어들기 때문에’) 대학을 전처럼 운영할 수 없다. (다-1) 갑자기 정전이 되자 병원, 은행, 공장 등이 정상적으로 업무를 볼 수 없어 전국적으로 큰 혼란이 일어났다. 연결어미 ‘-고’는 두 가지 이상의 사실을 대등하게 벌여 놓거나 두 사실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을 때 쓴다. 예를 들어 ‘나는 숙제를 하고 동생은 게임을 했다’는 문장은 ‘숙제를 했다’와 ‘게임을 했다’는 사실을 열거한 경우로 ‘동생은 게임을 하고, 나는 숙제를 했다’로 앞뒤 절의 위치를 바꿔도 전혀 뜻이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스크림을 먹고 배탈이 났다’는 아이스크림을 먹었다는 사실이 원인이 돼 배탈이란 결과가 생겼으므로 ‘배탈이 나고 아이스크림을 먹었다’로 바꿔 쓸 수 없다. 인과관계가 긴밀하다면 연결어미 ‘-어’를 써서 ‘아이스크림을 먹어 배탈이 났다’로 바꿔 쓰거나 시간 순서를 분명히 하기 위해 ‘아이스크림을 먹은 뒤 배탈이 났다’로 써야 뜻이 분명하게 전달된다. 두 문장 이상을 연결할 땐 특히 인과관계를 맺고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각 문장 사이의 관계를 잘 따져봐야 한다. 우리말에는 연결어미 ‘-느라(고)’를 비롯해 ‘-기 때문에’, ‘-ㄴ 덕분에’, ‘-ㄴ 탓에’, ‘-ㄴ 바람에’ 등 원인과 결과를 나타내는 말이 많으므로, 상황에 맞춰 잘 선택해 써야 한다. 예시글2 (라) 부자 감세 덕분에 우리나라의 재정 적자폭이 커졌다. (마) 시사 상식을 열심히 쌓은 탓에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됐다. 예문 (라)에선 원인과 결과를 나타내는 ‘덕분에’가 잘못 쓰였다. ‘덕분에’는 앞 내용을 원인으로 삼아 생기는 결과가 긍정적일 때 쓴다. 그런데 재정 적자폭이 커졌다는 사실은 부정적 결과다. 따라서 부정적 결과 앞에 오는 ‘-ㄴ 탓에’, ‘-ㄴ 바람에’, ‘-느라(고)’ 가운데 하나를 써야 한다. 예문 (마)는 반대 경우다.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됐다는 사실은 긍정적 결과이므로 ‘-ㄴ 탓에’ 대신 ‘-ㄴ 덕분에’를 써야 옳다. 둘 다 긍정과 부정의 결과 앞에 써도 되는 ‘-기 때문에’로 바꿔도 되지만 ‘-기 때문에’가 두루 쓰인다고 해서 남발하면 글이 단조롭고 지루해지므로 가능하면 상황에 맞는 말을 골라서 다양하게 써야 우리말의 맛이 산다. (라-1) 부자 감세 탓에(또는 ‘때문에’) 우리나라의 재정 적자폭이 커졌다. (마-1) 시사 상식을 열심히 쌓은 덕분에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됐다. 우리말의 연결어미는 매우 다양해서 모든 쓰임새를 정확히 다 알긴 어렵다. 하지만 자주 쓰이는 연결어미는 크게 대등적 연결어미와 종속적 연결어미로 나뉘므로 두 가지 경우만 정리해도 연결어미를 선택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우리말 돋보기 참고) ■ 연습 문제 다음 문장을 적절한 연결어미를 사용해 한 문장으로 만들거나, 부적절한 표현을 상황에 맞게 바꿔 보세요.1. 가방을 멨다. 학교에 갔다. 공부했다. 2. 고개를 들었다. 하늘을 봤다. 비행기가 보였다. 3. 음악을 듣고 책을 읽은 덕분에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 예시답안은 <아하! 한겨레> 누리집(ahahan.co.kr)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앞뒤 내용 파악한 뒤 흐름에 맞게 연결해야 “나는 아침밥을 먹었다. 학교에 갔다. 국어 숙제를 하지 않았다. 걱정이 됐다. 국어 시간이었다. 선생님께 혼났다. 기분이 나쁘다. 집에 왔다. 동생이 말을 듣지 않았다. 동생을 때렸다. 동생이 울었다. 엄마한테 혼났다. 오늘은 기분이 나쁜 날이다.” 초등학교 1학년이 하루 동안 일어난 일을 시간 순서에 따라 정리한 글이다. 이 글은 “한 문장에 하나의 정보만 담아라”란 글쓰기 원칙에는 충실하지만 호흡이 너무 짧은 탓에 단조롭고 건조하다. 영화의 한 장면을 묘사하는 것처럼 긴장감을 높이고, 내용을 빠르게 전개할 필요가 있을 땐 홑문장을 연속으로 쓰는 방법이 매우 효과적이다. 또 복잡한 문장을 쓰기 어려워하는 초등 저학년이나 글쓰기 초보자들은 문장을 짧게 해 뼈대를 세운 뒤 살을 붙여 가는 방식으로 연습할 필요도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글쓰기 흐름에는 잘 맞지 않아 재미없다. 글의 종류와 목적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보통 한 문장의 길이는 30~50자 정도가 읽기에 적당하다. 너무 짧거나 길어도 읽기 불편하다. 예로 든 글처럼 너무 짧은 문장이 잇따라 나온다면 대등하거나 인과관계로 얽힌 문장을 한 문장으로 연결해야 읽기에 편하다. 또 긴 문장과 짧은 문장을 적절히 섞어 호흡을 조절해야 흐름이 부드럽고 자연스럽다. 예로 든 글을 두세 문장씩 묶어 ‘-고’, ‘-더니’, ‘-아’ 등의 연결어미나 ‘-기 때문에’, ‘-는 바람에’ 등을 이용해 다음처럼 바꿨다. “나는 아침밥을 먹고 학교에 갔다. 그런데 국어 숙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걱정이 됐다. 결국 국어 시간에 선생님께 혼났다. 기분이 나쁜 상태로 집에 왔더니 동생이 말을 듣지 않아 때렸다. 동생이 우는 바람에 엄마한테 혼났다. 오늘은 기분이 나쁜 날이다.” 전체 13문장 가운데 7문장이 줄어들고, 한 문장의 글자 수도 조금 늘어 긴장감이 낮아졌다. 호흡도 안정적으로 바뀌었다. 두세 문장을 한 문장으로 만들었지만, 글자 수가 15~25자 정도로 비교적 적기 때문에 가독성이 떨어지거나 전달력이 약해지는 단점은 보이지 않는다. 좀더 세련되게 쓰고 싶다면 꾸밈말 등을 써서 글자 수를 조금 늘려도 무방하다. 짧은 문장이 잇따라 나온다면 여러 문장을 하나로 연결해 전체 글의 흐름을 조절해야 한다. 문장을 연결할 때는 연결어미를 상황에 맞게 잘 선택해야 하는데, 잘못 쓴 연결어미 하나 때문에 전체 글의 흐름이 부자연스러워지거나 글의 내용이 왜곡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나는 아침밥을 먹었다’와 ‘학교에 갔다’는 사건은 시간 순서대로 일어났으므로 ‘나는 아침밥을 먹고 학교에 갔다’가 자연스럽다. 그런데 이 글을 “나는 아침밥을 먹으러 학교에 갔다”거나 “나는 아침밥을 먹자마자 학교에 갔다”로 연결하면 전혀 다른 내용이 된다. 만일 “아침밥을 먹었지만 학교에 갔다”라고 쓰면 비문이 돼 성립하지 않는다. 이처럼 연결어미의 힘은 전체 문장을 뒤흔들 정도로 막강하다. 학생들은 연결어미에 대한 인식이 약하다. 특히 연결어미 ‘-고’와 ‘-며’를 무분별하게 써 문제다. 다음은 <아하! 한겨레> 누리집(ahahan.co.kr)에 올라온 글이다. 예시글1 (가) 비정규직은 임금차별, 복지차별, 고용불안으로 워킹푸어가 되고, 정규직은 임금과 복지가 열악한 영세사업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나) 대학 등록금을 반값으로 내리면 대학 재정 수입이 줄어들며 대학을 전처럼 운영할 수 없다. (다) 갑자기 정전이 되자 병원, 은행, 공장 등이 정상적으로 업무를 볼 수 없었고, 전국적으로 큰 혼란이 일어났다. 예문 (가)의 뼈대만 추리면 ‘비정규직은 워킹푸어가 되고, 정규직은 일하는 사람들이다’가 돼 어색하다. ‘-고’는 앞뒤 절을 서로 대등하게 연결하는 어미이다. 따라서 ‘비정규직은 워킹푸어가 되고, ~ 정규직은 워킹푸어가 된다’로 바꿔 앞뒤 절을 대등하게 만들어야 한다. ‘일하는 사람들이다’를 ‘일하기 때문에 워킹푸어가 된다’로 고치면 되는데(가-1) ‘워킹푸어가 된다’란 서술어가 중복돼 지루하다. 그리고 마치 모든 정규직이 워킹푸어가 되는 것처럼 서술해 논리적으로도 모순이다. ‘정규직은’은 ‘정규직일지라도’로 바꾸고 뒤의 내용을 재구성해 쓰면 해결된다. 이때 ‘워킹푸어가 된다’란 서술어도 ‘가난한 삶을 면하기 어렵다’란 표현으로 바꿔 써 중복을 피해야 한다(가-2). 예문 (나)에서는 ‘-며’가 잘못 쓰였다. ‘-며’ 역시 앞뒤 절이 대등할 때 연결하는 어미로 행동이 동시에 일어날 때 쓴다. 그런데 예문 (나)에선 앞절이 뒷절의 원인으로 긴밀하게 연결됐으므로 구나 절을 논리적으로 모순되게 하지 않으면서 이유, 원인, 조건 따위로 연결하는 어미 ‘-어’나 ‘~ 때문에’를 써야 자연스럽다. 그리고 ‘대학’이란 단어가 한 문장 안에 세 번이나 중복해 쓰였으므로 하나만 남기는 것이 좋다. 예문 (다)에서도 연결어미 ‘-고’가 잘못 쓰였다. 업무를 볼 수 없었다는 사실과 전국적으로 큰 혼란이 일어난 사실은 인과관계가 긴밀하므로 연결어미 ‘-고’보다는 ‘-어’를 쓰는 편이 낫다. (가-1) 비정규직은 임금차별, 복지차별, 고용불안으로 워킹푸어가 되고, 정규직은 임금과 복지가 열악한 영세사업장에서 일하기 때문에 워킹푸어가 된다. (가-2) 비정규직은 임금차별, 복지차별, 고용불안으로 워킹푸어가 되고, 정규직일지라도 영세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임금이 적고 복지가 열악하기 때문에 가난한 삶을 면하기 어렵다. (나-1) 등록금을 반값으로 내리면 재정 수입이 줄어들어(또는 ‘줄어들기 때문에’) 대학을 전처럼 운영할 수 없다. (다-1) 갑자기 정전이 되자 병원, 은행, 공장 등이 정상적으로 업무를 볼 수 없어 전국적으로 큰 혼란이 일어났다. 연결어미 ‘-고’는 두 가지 이상의 사실을 대등하게 벌여 놓거나 두 사실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을 때 쓴다. 예를 들어 ‘나는 숙제를 하고 동생은 게임을 했다’는 문장은 ‘숙제를 했다’와 ‘게임을 했다’는 사실을 열거한 경우로 ‘동생은 게임을 하고, 나는 숙제를 했다’로 앞뒤 절의 위치를 바꿔도 전혀 뜻이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스크림을 먹고 배탈이 났다’는 아이스크림을 먹었다는 사실이 원인이 돼 배탈이란 결과가 생겼으므로 ‘배탈이 나고 아이스크림을 먹었다’로 바꿔 쓸 수 없다. 인과관계가 긴밀하다면 연결어미 ‘-어’를 써서 ‘아이스크림을 먹어 배탈이 났다’로 바꿔 쓰거나 시간 순서를 분명히 하기 위해 ‘아이스크림을 먹은 뒤 배탈이 났다’로 써야 뜻이 분명하게 전달된다. 두 문장 이상을 연결할 땐 특히 인과관계를 맺고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각 문장 사이의 관계를 잘 따져봐야 한다. 우리말에는 연결어미 ‘-느라(고)’를 비롯해 ‘-기 때문에’, ‘-ㄴ 덕분에’, ‘-ㄴ 탓에’, ‘-ㄴ 바람에’ 등 원인과 결과를 나타내는 말이 많으므로, 상황에 맞춰 잘 선택해 써야 한다. 예시글2 (라) 부자 감세 덕분에 우리나라의 재정 적자폭이 커졌다. (마) 시사 상식을 열심히 쌓은 탓에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됐다. 예문 (라)에선 원인과 결과를 나타내는 ‘덕분에’가 잘못 쓰였다. ‘덕분에’는 앞 내용을 원인으로 삼아 생기는 결과가 긍정적일 때 쓴다. 그런데 재정 적자폭이 커졌다는 사실은 부정적 결과다. 따라서 부정적 결과 앞에 오는 ‘-ㄴ 탓에’, ‘-ㄴ 바람에’, ‘-느라(고)’ 가운데 하나를 써야 한다. 예문 (마)는 반대 경우다.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됐다는 사실은 긍정적 결과이므로 ‘-ㄴ 탓에’ 대신 ‘-ㄴ 덕분에’를 써야 옳다. 둘 다 긍정과 부정의 결과 앞에 써도 되는 ‘-기 때문에’로 바꿔도 되지만 ‘-기 때문에’가 두루 쓰인다고 해서 남발하면 글이 단조롭고 지루해지므로 가능하면 상황에 맞는 말을 골라서 다양하게 써야 우리말의 맛이 산다. (라-1) 부자 감세 탓에(또는 ‘때문에’) 우리나라의 재정 적자폭이 커졌다. (마-1) 시사 상식을 열심히 쌓은 덕분에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됐다. 우리말의 연결어미는 매우 다양해서 모든 쓰임새를 정확히 다 알긴 어렵다. 하지만 자주 쓰이는 연결어미는 크게 대등적 연결어미와 종속적 연결어미로 나뉘므로 두 가지 경우만 정리해도 연결어미를 선택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우리말 돋보기 참고) ■ 연습 문제 다음 문장을 적절한 연결어미를 사용해 한 문장으로 만들거나, 부적절한 표현을 상황에 맞게 바꿔 보세요.1. 가방을 멨다. 학교에 갔다. 공부했다. 2. 고개를 들었다. 하늘을 봤다. 비행기가 보였다. 3. 음악을 듣고 책을 읽은 덕분에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 예시답안은 <아하! 한겨레> 누리집(ahahan.co.kr)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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