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법
꾸미는 말은 꾸밈을 받는 말 앞에 위치해야
글의 흐름 고려하면 꾸밈말 위치 잡기 쉬워
글의 흐름 고려하면 꾸밈말 위치 잡기 쉬워
지난해 8월15일, 2006년부터 약 4년간에 걸친 공사로 복원한 광화문이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1927년, 일제가 조선총독부를 새로 지으면서 민족정기를 끊고자 광화문의 위치를 경복궁의 축과 3.75도 틀어놨던 것을 바로잡기 위한 ‘광화문 제 모습 찾기’ 사업의 결과다. 민족정기가 바로 설지는 의문이나 건축물 위치에 따라 민족정기까지 언급하는 모습에서 ‘제자리’의 중요성이 새삼 무겁게 느껴진다.
‘제자리’는 ‘마땅히 있어야 할 자리’다. 이사 뒤 가구와 물건이 제자리를 잡지 못하면 복잡하다. 물건이 하나둘씩 자리를 잡고 나서야 깔끔해지고 공간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말에도 “지위나 능력에 따라 알맞은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뜻의 “솥은 부엌에 놓고 절구는 헛간에 놓아라”란 속담이 있다. 또 “어떤 일에 적당한 재능을 지닌 자에게 적합한 지위나 임무를 맡긴다”는 뜻의 ‘적재적소’란 한자어도 일상에서 널리 쓰인다.
글을 쓸 때에도 단어의 위치는 중요하다. 글을 좀 쓰는 사람들도 ‘절대로 그곳에 가지 않겠다’와 ‘그곳에 절대로 가지 않겠다’처럼 ‘절대로’라는 꾸밈말을 어디에 놓는 것이 글의 내용을 전달하는 데 효과적일까 하고 고민하기도 한다. ‘그곳만은 가지 않겠다’란 뜻을 드러내기 위해선 ‘절대로’를 ‘그곳’ 앞에 놓기도 하고, ‘가지 않겠다’는 말에 초점을 맞춘다면 그 앞에 ‘절대로’를 놓으면 되지만, 어디에 놓아도 문장의 전체 뜻은 크게 달라지지 않으므로 문제가 되진 않는다.
그러나 ‘아름다운 소녀의 노랫소리’라고 쓰면 조금 헷갈린다. ‘아름다운’은 ‘소녀’와 ‘노랫소리’ 가운데 어떤 걸 꾸미는 걸까? 우리말에선 보통 꾸밈말 다음에 바로 꾸밈을 받는 말이 나오기 때문에 ‘아름다운’이 ‘소녀’를 꾸민다고 봐야 한다. 만일 ‘노랫소리’를 꾸미고 싶다면 ‘소녀의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바꿔야 뜻이 분명히 전달된다. 이처럼 단어 하나의 위치가 바뀜에 따라 내용이 완전히 달라지기도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꾸밈말 하나에 두 개 이상의 꾸밈을 받는 말이 뒤에 붙는다면 어떤 것을 꾸미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특히 문장의 일부분이나 따로 떼어 놓은 문장에서는 판단하기가 더욱 어렵다. 글의 앞뒤 흐름이나 문장 자체가 타당한지를 따져 해결해야 하는데, 해결이 된다 하더라도 독자들은 잠시나마 혼란을 겪는다.
글을 쓰는 사람은 전달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여러 번 밝혔다. 특별한 의도가 없다면 혼동을 줄 여지를 남겨선 안 된다. 다음은 <아하! 한겨레> 누리집(ahahan.co.kr)에 올라온 글이다.
예시글 1
(가) 정치인에게 비리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국민들은 솔직하고 분명한 해당 정치인의 해명을 기대한다. (나) 여름에 내린 폭우로 큰 재산 피해가 생겼다. (다) 시사풍자 프로그램이 뜨거운 시청자의 지지를 받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제재를 가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라) 결혼식장에 입장하는 아름다운 신부의 웨딩드레스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예문 (가)에서는 ‘해당 정치인’이 ‘솔직하고 분명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솔직하고 분명한’은 ‘해명’을 꾸미므로 ‘해명’을 보충하고 설명하는 말이 앞에 와야 뜻이 분명해진다. 예문 (나)에서는 ‘큰’이 ‘피해’를 꾸민다. 그러나 ‘큰 재산’이라고 쓰는 바람에 마치 ‘큰’이 ‘재산’을 꾸미는 것처럼 보여 자연스럽지 않다. 재산은 ‘많다’나 ‘적다’로 꾸며야 적당하다. 따라서 ‘재산 피해가 컸다’로 바꾸는 편이 낫다. 예문 (다)에선 마치 시청자가 뜨겁다는 식으로 읽혀 뜻이 잘 통하지 않는다. ‘뜨거운’이 ‘지지’를 꾸미고 있으므로 ‘뜨거운 지지’로 바꿔야 이해가 빠르다. 예문 (라)에선 ‘아름다운’이 꾸미는 대상이 모호하다. 만일 ‘신부’를 꾸민다면 그대로 써도 되지만, ‘웨딩드레스’를 꾸민다면 ‘신부의 아름다운 웨딩드레스’로 바꿔야 내용이 정확하게 전달된다. 이럴 땐 앞뒤 문맥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가-1) 정치인에게 비리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국민들은 해당 정치인의 솔직하고 분명한 해명을 기대한다. (나-1) 여름에 내린 폭우로 재산 피해가 컸다. (다-1) 시사풍자 프로그램이 시청자의 뜨거운 지지를 받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제재를 가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라-1) 결혼식장에 입장하는 아름다운 신부의 웨딩드레스(또는 ‘신부의 아름다운 웨딩드레스’)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독자들은 꾸미는 말이 바로 다음 단어를 꾸민다고 생각하고 읽기 때문에 위치가 잘못되면 혼란스러워한다. 게다가 자칫 엉뚱한 말을 꾸미는 것으로 오해해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명사·대명사·수사 등을 꾸미는 말은 꾸밈을 받는 말 바로 앞에 오기 때문에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빨간 건물’에서 ‘빨간’, ‘아름다운 그녀’에서 ‘아름다운’이 이에 해당한다. 이에 반해 동사나 형용사 등을 꾸미는 말은 위치가 자유로운 편이다. 그러나 꾸밈말은 꾸밈을 받거나 강조하려는 말과 최대한 가까이 놓아야 가독성이 높아진다는 점을 고려해 단어를 배치해야 한다. 예시글 2 (마) 빠르게 스마트폰이 퍼지면서 크게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 바뀌었다. (바) 한류가 동남아를 비롯해 유럽까지 퍼지면서 깊이 한국 문화를 알기 위해 노력하는 외국인들이 늘었다. (사) 나도 모르게 지난번 친구와 다툰 일이 생각나 얼굴이 빨개졌다. (아) 최근 말하기를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에 기대 다양한 토의·토론 관련 프로그램들이 개발되고 있다. 예문 (마)~(아)는 문법적으로는 문제없다. 그러나 글의 흐름에 맞는 내용을 분명히 드러내기 위해선 단어의 위치를 약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예문 (마)에선 ‘퍼지면서’를 ‘빠르게’가, ‘바뀌었다’를 ‘크게’가 내용을 보충하고 있기 때문에 ‘빠르게 퍼지면서’와 ‘크게 바뀌었다’로 바꿔야 이해가 빠르다. 예문 (바)에서는 ‘깊이’가 ‘알기 위해’를 꾸미므로 ‘한국 문화를 깊이 알기 위해’로 써야 자연스럽다. 예문 (사)에선 ‘친구와 다툰 일’이 나도 모르게 떠올랐다기보다는 ‘얼굴이 빨개진 사실’이 자신도 모르게 이뤄진 사실에 가까우므로 ‘나도 모르게’ 다음에 ‘얼굴이 빨개졌다’를 써야 뜻이 더 잘 통한다. ‘친구와 다툰 일’이 문득 떠올랐다는 사실을 강조할 의도라면 바꾸지 않아도 된다. 예문 (아)에선 ‘다양한’이 프로그램을 꾸미는데, ‘다양한’ 다음에 ‘토의·토론’이 와서 마치 ‘토의·토론’이 다양하다는 뜻으로 읽혀 어색하다. ‘토의·토론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이라고 써야 이해가 빠르다. ‘최근’이란 꾸밈말은 글쓴이의 의도에 따라 여러 곳에 위치할 수 있다. ‘최근’이 ‘분위기’를 꾸민다고 본다면 ‘최근 분위기’로 붙여 써야 적당하다(아-1). 그러나 ‘개발되고 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춘다면 ‘최근 개발되고 있다’로 붙여 써야 뜻을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다(아-2). (마-1) 스마트폰이 빠르게 퍼지면서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 크게 바뀌었다. (바-1) 한류가 동남아를 비롯해 유럽까지 퍼지면서 한국 문화를 깊이 알기 위해 노력하는 외국인들이 늘었다. (사-1) 지난번 친구와 다툰 일이 생각나 나도 모르게 얼굴이 빨개졌다. (아-1) 말하기를 중요하게 여기는 최근 분위기에 기대 토의·토론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개발되고 있다. (아-2) 말하기를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에 기대 토의·토론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최근 개발되고 있다. 꾸밈말은 우리말의 맛을 살리고, 강조하려는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 그러나 오히려 꾸미는 말을 잘못 써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논리를 펴는 글에서는 되도록 쓰지 않는 편이 낫다. 꾸밈말은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말이므로 빼도 문법적으로는 문제없기 때문이다. 또 간결하고, 꾸밈이 없거나 적은 글이 독자에게 각인되기 쉬워 전달력이 높으므로 꼭 필요한 곳에 적절한 꾸밈말을 써서 전체 문장이 빛을 발하게 해야 한다.
우리말 돋보기
관형사와 부사란? 우리말 꾸밈말은 관형사와 부사로 나뉜다. 체언 앞에 놓여서 체언을 꾸미는 단어를 관형사라 하고, 용언이나 문장을 수식하는 것을 본래 기능으로 하는 단어를 부사라고 한다. ⊙ 체언: 문장의 주어 자리에 오며 목적어나 보어로도 쓰인다. 명사, 대명사, 수사가 이에 해당한다. 조사와 결합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형태 변화가 없다. ⊙ 용언: 문장의 주어를 서술한다. 주어의 어떤 움직임이나 작용을 나타내는 동사와, 주어의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형용사가 이에 해당한다. 관형사의 종류⊙ 지시 관형사 : 어떤 대상을 가리킨다. 예) 그 사람들은 마음이 따뜻하다. ⊙ 성상 관형사 : 사물의 성질이나 상태를 꾸민다. 예) 새 책이 더 좋다. ⊙ 수 관형사 : 수량이나 순서라는 수 개념을 나타낸다. 예) 다섯 사람 부사의 종류 역할에 따라 ⊙ 성분 부사 : 문장의 어느 한 성분만을 꾸민다. 예) 비가 많이 내린다. ⊙ 문장 부사 : 뒤에 오는 문장 전체를 꾸민다. 예) 다행히 숨진 사람은 없었다. ⊙ 접속 부사 : 앞문장과 뒷문장을 잇는다. 예) 사람들은 비가 오길 기대했다. 그러나 끝내 비는 내리지 않았다. 의미에 따라 ⊙ 성상 부사 : ‘어떻게’라는 방식으로 용언을 꾸민다. 사물의 소리와 모양을 흉내 내는 부사들을 의성 부사, 의태 부사라 한다. 예) 데굴데굴 굴러서 사뿐히 넘어라. ⊙ 지시 부사 : ‘이리, 그리, 저리’와 같이 특정 대상을 가리킨다. 예) 그리 가지 말고 이리 와라. ⊙ 부정 부사 : 부정의 뜻을 지닌다. 예)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거다.
(가) 정치인에게 비리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국민들은 솔직하고 분명한 해당 정치인의 해명을 기대한다. (나) 여름에 내린 폭우로 큰 재산 피해가 생겼다. (다) 시사풍자 프로그램이 뜨거운 시청자의 지지를 받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제재를 가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라) 결혼식장에 입장하는 아름다운 신부의 웨딩드레스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예문 (가)에서는 ‘해당 정치인’이 ‘솔직하고 분명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솔직하고 분명한’은 ‘해명’을 꾸미므로 ‘해명’을 보충하고 설명하는 말이 앞에 와야 뜻이 분명해진다. 예문 (나)에서는 ‘큰’이 ‘피해’를 꾸민다. 그러나 ‘큰 재산’이라고 쓰는 바람에 마치 ‘큰’이 ‘재산’을 꾸미는 것처럼 보여 자연스럽지 않다. 재산은 ‘많다’나 ‘적다’로 꾸며야 적당하다. 따라서 ‘재산 피해가 컸다’로 바꾸는 편이 낫다. 예문 (다)에선 마치 시청자가 뜨겁다는 식으로 읽혀 뜻이 잘 통하지 않는다. ‘뜨거운’이 ‘지지’를 꾸미고 있으므로 ‘뜨거운 지지’로 바꿔야 이해가 빠르다. 예문 (라)에선 ‘아름다운’이 꾸미는 대상이 모호하다. 만일 ‘신부’를 꾸민다면 그대로 써도 되지만, ‘웨딩드레스’를 꾸민다면 ‘신부의 아름다운 웨딩드레스’로 바꿔야 내용이 정확하게 전달된다. 이럴 땐 앞뒤 문맥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가-1) 정치인에게 비리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국민들은 해당 정치인의 솔직하고 분명한 해명을 기대한다. (나-1) 여름에 내린 폭우로 재산 피해가 컸다. (다-1) 시사풍자 프로그램이 시청자의 뜨거운 지지를 받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제재를 가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라-1) 결혼식장에 입장하는 아름다운 신부의 웨딩드레스(또는 ‘신부의 아름다운 웨딩드레스’)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독자들은 꾸미는 말이 바로 다음 단어를 꾸민다고 생각하고 읽기 때문에 위치가 잘못되면 혼란스러워한다. 게다가 자칫 엉뚱한 말을 꾸미는 것으로 오해해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명사·대명사·수사 등을 꾸미는 말은 꾸밈을 받는 말 바로 앞에 오기 때문에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빨간 건물’에서 ‘빨간’, ‘아름다운 그녀’에서 ‘아름다운’이 이에 해당한다. 이에 반해 동사나 형용사 등을 꾸미는 말은 위치가 자유로운 편이다. 그러나 꾸밈말은 꾸밈을 받거나 강조하려는 말과 최대한 가까이 놓아야 가독성이 높아진다는 점을 고려해 단어를 배치해야 한다. 예시글 2 (마) 빠르게 스마트폰이 퍼지면서 크게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 바뀌었다. (바) 한류가 동남아를 비롯해 유럽까지 퍼지면서 깊이 한국 문화를 알기 위해 노력하는 외국인들이 늘었다. (사) 나도 모르게 지난번 친구와 다툰 일이 생각나 얼굴이 빨개졌다. (아) 최근 말하기를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에 기대 다양한 토의·토론 관련 프로그램들이 개발되고 있다. 예문 (마)~(아)는 문법적으로는 문제없다. 그러나 글의 흐름에 맞는 내용을 분명히 드러내기 위해선 단어의 위치를 약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예문 (마)에선 ‘퍼지면서’를 ‘빠르게’가, ‘바뀌었다’를 ‘크게’가 내용을 보충하고 있기 때문에 ‘빠르게 퍼지면서’와 ‘크게 바뀌었다’로 바꿔야 이해가 빠르다. 예문 (바)에서는 ‘깊이’가 ‘알기 위해’를 꾸미므로 ‘한국 문화를 깊이 알기 위해’로 써야 자연스럽다. 예문 (사)에선 ‘친구와 다툰 일’이 나도 모르게 떠올랐다기보다는 ‘얼굴이 빨개진 사실’이 자신도 모르게 이뤄진 사실에 가까우므로 ‘나도 모르게’ 다음에 ‘얼굴이 빨개졌다’를 써야 뜻이 더 잘 통한다. ‘친구와 다툰 일’이 문득 떠올랐다는 사실을 강조할 의도라면 바꾸지 않아도 된다. 예문 (아)에선 ‘다양한’이 프로그램을 꾸미는데, ‘다양한’ 다음에 ‘토의·토론’이 와서 마치 ‘토의·토론’이 다양하다는 뜻으로 읽혀 어색하다. ‘토의·토론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이라고 써야 이해가 빠르다. ‘최근’이란 꾸밈말은 글쓴이의 의도에 따라 여러 곳에 위치할 수 있다. ‘최근’이 ‘분위기’를 꾸민다고 본다면 ‘최근 분위기’로 붙여 써야 적당하다(아-1). 그러나 ‘개발되고 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춘다면 ‘최근 개발되고 있다’로 붙여 써야 뜻을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다(아-2). (마-1) 스마트폰이 빠르게 퍼지면서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 크게 바뀌었다. (바-1) 한류가 동남아를 비롯해 유럽까지 퍼지면서 한국 문화를 깊이 알기 위해 노력하는 외국인들이 늘었다. (사-1) 지난번 친구와 다툰 일이 생각나 나도 모르게 얼굴이 빨개졌다. (아-1) 말하기를 중요하게 여기는 최근 분위기에 기대 토의·토론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개발되고 있다. (아-2) 말하기를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에 기대 토의·토론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최근 개발되고 있다. 꾸밈말은 우리말의 맛을 살리고, 강조하려는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 그러나 오히려 꾸미는 말을 잘못 써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논리를 펴는 글에서는 되도록 쓰지 않는 편이 낫다. 꾸밈말은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말이므로 빼도 문법적으로는 문제없기 때문이다. 또 간결하고, 꾸밈이 없거나 적은 글이 독자에게 각인되기 쉬워 전달력이 높으므로 꼭 필요한 곳에 적절한 꾸밈말을 써서 전체 문장이 빛을 발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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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형사와 부사란? 우리말 꾸밈말은 관형사와 부사로 나뉜다. 체언 앞에 놓여서 체언을 꾸미는 단어를 관형사라 하고, 용언이나 문장을 수식하는 것을 본래 기능으로 하는 단어를 부사라고 한다. ⊙ 체언: 문장의 주어 자리에 오며 목적어나 보어로도 쓰인다. 명사, 대명사, 수사가 이에 해당한다. 조사와 결합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형태 변화가 없다. ⊙ 용언: 문장의 주어를 서술한다. 주어의 어떤 움직임이나 작용을 나타내는 동사와, 주어의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형용사가 이에 해당한다. 관형사의 종류⊙ 지시 관형사 : 어떤 대상을 가리킨다. 예) 그 사람들은 마음이 따뜻하다. ⊙ 성상 관형사 : 사물의 성질이나 상태를 꾸민다. 예) 새 책이 더 좋다. ⊙ 수 관형사 : 수량이나 순서라는 수 개념을 나타낸다. 예) 다섯 사람 부사의 종류 역할에 따라 ⊙ 성분 부사 : 문장의 어느 한 성분만을 꾸민다. 예) 비가 많이 내린다. ⊙ 문장 부사 : 뒤에 오는 문장 전체를 꾸민다. 예) 다행히 숨진 사람은 없었다. ⊙ 접속 부사 : 앞문장과 뒷문장을 잇는다. 예) 사람들은 비가 오길 기대했다. 그러나 끝내 비는 내리지 않았다. 의미에 따라 ⊙ 성상 부사 : ‘어떻게’라는 방식으로 용언을 꾸민다. 사물의 소리와 모양을 흉내 내는 부사들을 의성 부사, 의태 부사라 한다. 예) 데굴데굴 굴러서 사뿐히 넘어라. ⊙ 지시 부사 : ‘이리, 그리, 저리’와 같이 특정 대상을 가리킨다. 예) 그리 가지 말고 이리 와라. ⊙ 부정 부사 : 부정의 뜻을 지닌다. 예)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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