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협 본고사 여부 판정 늦어져…대학들 “애초 틀 유지”
지난해 본고사형 출제로 논란을 빚었던 일부 대학의 논술 문제에 대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의 심의가 지연되면서 이달 말부터 당장 수시 1학기 논술을 출제해야 하는 대학들이 혼선을 빚고 있다.
대교협은 교육인적자원부의 의뢰로, 지난달 중순께 고교 교사와 대학 입학처장 등으로 논술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지난해 대학별 논술 문항의 본고사 여부를 따지고 있다. 하지만 대교협은 애초 교육부가 제시한 시한인 지난달 말을 보름 이상 넘긴 17일까지 본고사 여부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달 말부터 시행되는 대학들의 수시 1학기 논술 출제 일정을 감안해 지난달 말까지 심의를 완료하고 본고사로 판정받은 대학에 대해서는 시정을 요구할 계획이었다.
이현청 대교협 사무총장은 “본고사 잣대를 정하기 힘들다”며 “교육부와 협의를 한 뒤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간 협의체라는 대교협 입장 때문에 판단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교육부가 수시 1학기 논술 출제 대학에게 출제 지침을 서한 등 어떤 형태로든 내려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교협 심의가 늦춰지면서 이달 말부터 수시 논술을 치러야 하는 대학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최재훈 한양대 입학처장은 “교육부 지침이 없는 상태에서는 출제유형을 바꿀 명분이 없어 애초 방침대로 갈 수 밖에 없다”며 “인문계 논술은 영어 지문을 주고 논술하는 형식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자연계 면접은 애초 수학이나 화학 또는 물리 문제를 풀도록 한 뒤 면접위원이 질문을 던지는 풀이형이었으나 (본고사) 논란이 있을 수 있어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상이나 원리를 설명하도록 하는 형태나 아니면 인성 등을 평가하는 형태로 바꾸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영수 서강대 입학처장은 “본고사 기준이 나오는 8월말은 수시 2학기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라면서 “수시 1학기는 애초 방침대로 영어 혼합형 논술로 출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처장은 논술의 영어 제시문 난도가 매우 높다는 지적에 대해 “학부 개론서 수준의 영어 독해 능력이 있는지를 보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풀이형이 논술형에 견줘 많아 본고사 논란에 휩싸였던 고려대는 올해 수리 논술에서는 풀이형을 내지 않기로 했다. 김인묵 고려대 입학처장은 “지난해는 논술형과 풀이형의 혼합 출제로 혼란이 있었다”면서 “이번 수시 1학기에는 논술형만 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수시 2학기에는 더 논술다운 문제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부터 수리 논술을 도입하는 이화여대는 “애초 출제 방침의 틀을 유지하되, 시험 이후 논란이 일지 않도록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최은봉 이대 입학부처장은 “수리 논술은 풀이형으로 내지 않을 것”이라면서 “고교 교육과정 내용 가운데 원리와 기본을 이해하는지 보겠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수리 논술을 도입하는 이화여대는 “애초 출제 방침의 틀을 유지하되, 시험 이후 논란이 일지 않도록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최은봉 이대 입학부처장은 “수리 논술은 풀이형으로 내지 않을 것”이라면서 “고교 교육과정 내용 가운데 원리와 기본을 이해하는지 보겠다”고 밝혔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