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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제약사 12일 다니고 ‘대입 특례’…체육특기생
‘돈주고 선점’ 약대·예체능계 ‘부정 입학’ 고질병

등록 2012-02-01 20:14

감사원, 비리 적발…대회 입상실적 조작도
ㄱ씨는 2010년 12월1일 한 제약회사에 입사했다. 그는 입사를 전후해 ㄴ대 약학대학 편입학 시험을 치렀다. 제약회사 직원들을 약대에 정원 외로 편입학시켜주는 특별전형에 응시한 것이다. ㄱ씨는 시험에 합격했고 제약회사를 그만뒀다. 제약회사 직원 특례로 약대에 편입한 그가 정작 제약회사에 재직한 기간은 12일에 불과했다.

제약회사 직원들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도입된 제약회사 직원 약대 정원 외 편입 제도가, 약대 편법 입학 도구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1일 대학 학사운영 및 관리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자격 미달자 8명이 제약회사 직원 특례로 4개 약대에 편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사 결과, 제약회사 직원 특례입학은 원칙적으로 3년 이상 제약회사 근무자에게 응시자격이 주어지는데 이들은 짧게는 12일에서 길게는 11개월 제약회사에 근무했다. 이들 중 일부는 해당 제약회사 직원의 부인 또는 여자친구로, 약대 입학을 위한 위장취업이 의심된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ㄱ씨도 해당 제약회사 직원의 여자친구였다. 감사원은 “3년 이상 근무경력자를 원칙으로 하되 업체가 상응한 자격이 있다고 인정하면 예외로 하도록 하는 등 교육당국이 무분별한 지원의 여지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스포츠 등 예체능계의 대입 비리도 여럿 적발됐다. 대학들이 우수 체육특기 고교생에게 거액을 주고 입도선매하는 사전 스카우트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난 게 대표적이다. ㄷ대학은 2009~2011년 사이 입학을 약속한 고교생 7명의 학부모 등에게 5억700만원을 지급했다. 학부모에게는 통상 5000만~8000만원이, 고교 감독에게는 2000만원가량이 지급됐다. 대학들은 스카우트 비용 회계처리를 위해 매출전표를 허위로 만들거나 실시하지도 않은 해외 전지훈련을 다녀온 것처럼 서류를 위조하기도 했다. 우수 체육특기생을 데려오며 다른 학생까지 덤으로 합격시켜주는 속칭 ‘끼워팔기’도 이뤄졌다.

입상 실적을 위조해 체육특기생으로 입학한 사례도 적발됐다. 대한유도회와 대한축구협회, 대한아이스하키협회 등은 실제 입상 결과와 다른 허위 실적 증명서를 발급해줘 자격 미달자의 대입을 도왔다. 대한사격연맹은 참가자격이 없는 학생을 혼자 참가시켜 1위 경기실적 증명서를 발급해주기도 했다. 예능계에서도 대학 음대 교수가 예술고 학생에게 실기 테스트를 지도해주고 금품을 받은 뒤, 대입 시험위원 전형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대학들의 일반 학사운영과 관련해서는 △출석 없는 학점·학위 수여 △대학 신입생 유치를 위한 고3 교사 해외관광 제공 △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을 위한 실습 과목 허위 이수증 발급 △알선업체를 통한 온라인 수업 대리 수강과 대리 시험 등이 적발됐다.

감사에서는 서울시교육청이 강남 지역 등으로의 쏠림 방지를 위해 도입한 고교 모집 정원의 20%를 지역에 관계없이 희망학교로 추첨·배정하는 제도가 유명무실한 사실도 드러났다. 실제 다른 학군 학생이 배정된 비율은 2.75%에 불과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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