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학생 장학금 지원액 줄여
작년보다 등록금 더 납부
작년보다 등록금 더 납부
지난 학기 장학금으로 등록금을 전액 면제받은 경희대생 ㄱ씨(소득 1분위)는 올 1학기에는 135만원가량의 등록금을 내야 했다. 한국장학재단이 성적이 우수한 저소득층 학생에게 한 학기에 250만원씩 지급하던 ‘우수드림 장학금’을 폐지한 게 결정적이었다. 장학재단이 운영하는 저소득층 장학제도가 ‘국가장학금 1유형’(기초생활수급권자~3분위 학생 대상)으로 일원화되면서 장학금 액수가 115만원으로 준 것이다. ‘국가장학금 2유형’(기초생활수급권자~7분위 학생 대상)이 새로 생겼지만, 고작 25만원을 더 받았을 뿐이다. 앞으로 ㄱ씨가 국가로부터 받을 수 있는 장학금은 기존에 받던 액수보다 110만원이 적은 140만원이다.
지난 학기 학점이 4.3점 만점에 4.2점인 ㄱ씨는 “우수드림 장학금으로 250만원을 감면받을 수 있었는데, 국가장학금이 생기면서 오히려 장학금이 줄었다”며 “과외를 1~2명 더 해야 할 것 같은데 학점 관리를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대학생의 등록금 부담을 완화한다며 1조5000억원에 이르는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오히려 저소득층 학생들의 장학 혜택은 줄어드는 역설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등록금 인하에 소극적인 서울의 사립대에 다니는 학생들은 2유형 장학금 액수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중앙대의 한 학생은 “주변에 2유형으로 7만원을 받았다는 사람도 봤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만큼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국장학재단 관계자는 “2유형으로 7000원, 1만원을 받았다며 재단으로 항의하는 전화도 걸려온다”며 “2유형은 정부가 결정하는 게 아니라 대학 책임인데, 우리도 속이 터진다”고 말했다.
소득 1분위인 경희대생 ㄴ씨도 고작 25만원 늘어난 국가장학금에 실망했다. ㄴ씨는 “학교는 대상자가 늘었다며 교내 장학금을 절반으로 삭감했는데, 국가장학금은 고작 25만원 늘었다”며 “국가장학금이 확대된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나는 등록금을 더 내야 하니 배신당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이런 일이 빚어진 것은 2유형의 경우 대학의 자구노력(등록금 인하와 장학금 확충 규모)에 비례해 정부가 장학금 예산을 지원하는데, 서울의 사립대들은 등록금 인하율이 2%대에 그친 탓에 정부가 애초 각 대학의 7분위 이하 학생 수를 기준으로 배정한 예산 가운데 일부만을 받았기 때문이다. 안민석 민주통합당 의원실의 자료를 보면 고려대가 배정액의 64.8%만을 받았고, 한국외대(65.1%), 연세대(70.3%), 성균관대(72.0%), 한양대(84.3%), 경희대(88.4%) 등도 예산을 전액 지원받지 못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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