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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찜찜한 경험도 말할 수 있게 대화의 문 열어주세요”

등록 2005-07-24 15:57수정 2005-07-24 16:06

어린이 성 이렇게 말해보세요
중학생들에게 성적으로 기분 나빴던 경험을 한 적이 있는지를 물었다. 여학생들은 ‘지하철에서 누군가가 내 몸을 만지는 느낌을 받을 때, 친구들이 치마를 들출 때, 남자 아이들이 포르노 얘기를 하면서 여자 몸에 대해 말할 때’ 등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쏟아냈다. 굳이 성폭행이나 강제추행 등이 아니어도 일상에서 성에 대해 좋지 않은 경험을 하는 일이 여성들에게는 여전히 많다. 반면 남학생들은 여학생에 비해 다양하지는 않지만 공통적으로 겪는 일이 있었다. 어른들이 자신의 성기를 보자고 하거나 함부로 만질 때 기분 나쁘다는 것이다. “자꾸 보여 달라고 하는데 참 난처해요. 명절 때 친척 한 분은 안 보여 주려고 도망치니까 용돈을 줄테니 보여 달라고까지 했어요.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우리 문화에는 남녀의 ‘성기’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가 뿌리 깊다. 여자 아이들은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아랫도리를 벗는 상황이 되어도 ‘쑥스럽다, 창피하다, 빨리 감추라’ 등 남에게 보여 주어서도 안 되고 스스로도 보아서도 안 되는 것처럼 부정적인 메시지를 전달받는다. 반면 남자 아이들에게는 성기가 커 가는 과정을 자랑거리로 여기게 하고, 심지어 그런 것을 공유하려는 분위기마저 있다. 그러다가 친척을 만난 앞의 남학생처럼 어느 순간 어른들이 보이는 태도가 난처하고 기분 나쁘며 당황스러운 경험이 되기도 한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우리 문화 속에 깊이 내재돼 있는 성에 대한 태도를 습득한다. 때로 자기 의지와는 무관하게 여성이라거나 남성이라는 이유로 경험하는 부정적인 감정은 평상시 부모나 믿을 만한 사람과 이야기하면서 훌훌 털어내는 것이 좋다. 이를 통해 성적으로 성숙해 가면서 누구나 겪는 기분 나쁜 경험을 자신의 잘못과는 무관한 사건으로 인지하면서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게 된다.

이명화/ 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 센터장
이명화/ 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 센터장
 그러나 기분 나쁜 경험을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않은 채 지속적으로 비슷한 일을 당하면 성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를 갖게 될 수 있다. 이런 아이들은 자신의 성적 성숙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기도 하는데, 내면에서 성적 존재로서 자신을 수용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성 이야기만 나오면 신경질을 부리며 강하게 회피하는 아이들에게는 즐겁고 유쾌하게 성 이야기를 나누는 문화적인 경험이 필요하다.  이명화/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 센터장 bright@ym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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