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지역 고2 예비평가
수험생 19%만 ‘쉬운 A형’ 선택
‘가중치산정’이 최대변수 예고
수험생 19%만 ‘쉬운 A형’ 선택
‘가중치산정’이 최대변수 예고
수험생들이 과목별로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응시할 수 있도록 한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체제 개편을 앞두고 17일 치러진 수능 예비평가의 영어 과목에서 수험생 열에 여덟은 B형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날 대전과 충남 지역 고교 2학년생 3만91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능 예비평가에서 영어의 경우 전체 학생의 80.3%(3만1390명)가 B형을, 나머지 19.7%(7721명, 10명은 미응시)가 A형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국어(A형 52.5%, B형 47.5%)와 수학(A형 59.3%, B형 40.7%) 과목에서는 A형을 고른 수험생이 더 많았다.
이는 현재 고2 학생들이 치르는 2014학년도 입시부터 국어·수학·영어 과목을 모두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눠 치르는 상황에서, 대학들이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을 불문하고 영어 과목은 모두 어려운 B형을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35개 대학의 수능 반영 방법을 취합해 발표한 자료에서도, 인문계열은 대체로 B(국어)-A(수학)-B(영어), 자연계열은 A-B-B를 요구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날 공개된 문제의 난이도는 2012학년도 수능과 비슷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국어와 영어의 문항 수는 50개에서 45개로 줄어 문제풀이 시간은 다소 여유있게 확보됐다. 수학에서는 1가지 보기를 제시하고 서로 다른 영역에서 접근해 2가지 문제를 푸는 세트형 문제가 새로운 출제 유형으로 제시됐다. A형 12·13번 문제는 여러 지점이 연결된 도로망을 제시한 뒤 각각 행렬과 통계를 이용해 풀도록 요구했다.
한편, 대학들이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을 동시에 허용하는 경우, 두 유형 사이의 가중치 산정 방식에 따라 점수차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김명찬 종로학원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대학입시의 성패가 실력이 아니라 그야말로 어떤 유형을 선택하느냐, 그리고 A형과 B형 선택 집단이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좌우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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