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새재 1관문인 주흘관.
[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여행] 17. 문경새재 옛길 달빛사랑여행
굽이굽이 넘어가는 산길은 참으로 재미있다. 옛길은 더욱 흥미롭다. 어린 시절 할머니와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며 걷던 길이니 죽령 옛길, 대관령 옛길, 문경새재 등 옛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고려 태조 때 처음 열린 문경새재(642m)는 영남지방의 세곡(稅穀)과 대궐에 바칠 진상품 운반은 물론 영남 지방 선비들이 청운의 뜻을 품고 과거 보러 가던 길이다. 이러한 문경새재를 뜻깊게 즐기는 방법이 있으니 ‘문경새재옛길달빛사랑여행’(www.mgmtour.co.kr)으로 매월 음력 보름을 전후한 토요일에 실시된다.
코스는 문경새재 제1관문 주흘관에서 교귀정까지로 달빛 속 황톳길을 걷는 낭만길이다. 출발은 오후 4시 야외공연장, 새재박물관 입구에서 옛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장승공원에서 흰 소지에 소원을 적어 새끼줄에 꿰며 나름의 소원을 빌어본다. 주흘관을 지나며 멋진 폼으로 사진 한 장 찍고 나면 케이비에스(KBS) 드라마 촬영장이다. <태조 왕건>, <무인시대> 등을 촬영했던 현장을 구경하면 조선시대 선비가 된 듯 착각하게 된다. 관리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던 조선시대 국영 여관인 조령원 터를 지나 짚신을 신고 흙길을 걸어볼 수 있으니 낯설고도 흥미 있는 체험이다. 조선시대 관리들이 업무를 인수인계하던 교귀정에서는 음악회가 펼쳐진다. 고색창연한 조선시대 정자에서 듣는 현대적인 바이올린 연주는 의외로 근사하다.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의 조화가 이렇게 자연스러울 수 없다.
길 건너 주막집에서는 주먹밥, 오미자막걸리, 시가 있는 전통차와 더불어 주막집 툇마루에서 다듬이 장단에 맞춘 ‘문경 아리랑’이 펼쳐진다. 보름달이 두둥실 떠올라 길을 비춰주면 온가족 손잡고 휘영청 달빛이 지켜봐주는 문경새재를 걸어 내려온다. 걷다보면 절로 두 손을 잡게 되고, 아이들의 조그마한 손을 잡고 걷다 보면 저도 모르게 꼭 쥐게 되며, 도란도란 가슴에 묻어두었던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문경새재 달빛은 사랑을 샘솟게 하는 마력의 달빛이다. 올해는 6월2일, 7월7일, 8월4일, 9월1일, 10월27일에 행사가 진행된다. 글·사진 이동미 <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여행>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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