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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기사는 사실의 단순 나열이 아니다

등록 2012-06-25 11:11

진명선 기자의 기사 쉽게 쓰기 ⑬ 기사 맥락 강화 연습
취재원의 두서없는 말
논리적으로 재배열해야
기사를 쓸 때는 항상 ‘내가 이 기사를 왜 쓰는가’를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 이런 질문 없이 기사를 쓰게 되면, 취재한 내용을 단순 나열하게 돼 기사가 방향을 잃고 산으로 간다. 취재원이 한 말을 지루하게 풀어쓰다가 기사가 강조해야 할 주제를 놓치는 일은 학생기자들이 처음 기사를 쓸 때 흔히 하는 실수 가운데 하나다.

취재원은 기자를 위해 논리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중언부언하기도 하고, 핵심적인 사실을 여기저기 두서없이 늘어놓기도 한다. 1시간을 만나 얘기를 들어도 기사로는 한 문장밖에 안 나오는 경우도 많다. 취재도 마찬가지다. 5시간 취재를 한다고 할 때, 핵심적인 사실이 언제 입수될지는 누구도 모르는 일이다. 따라서 취재원이 말한 순서대로, 또는 취재가 된 순서대로 팩트를 늘어놓는 방식으로 기사를 쓰면 안 된다. 기자는 취재원이 얘기하는 동안 질서 없이 뿌려놓는 팩트 또는 취재하는 과정에서 중구난방으로 수집된 팩트를, 연관성과 중요성에 따라 분류해 기사에 재배치해야 한다.

학생기자 ㅈ양이 쓴 기사를 보면, 김아무개씨가 봉사활동 초반에 부딪힌 어려움이 반복적으로 서술돼 있다. 낯선 이에 대한 경계, 교재와 학습지도안을 만들었으나 인정하지 않았고, 교육학 서적까지 뒤졌지만 아이들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다는 등 모두 비슷한 내용이다. 김씨가 한 아이의 뺨을 때리는 극단적인 행동을 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필요하긴 하지만 너무 장황하다. 이럴 때는 과감하게 압축하고 이 내용이 어떤 맥락에 위치하는지를 강조해주는 게 좋다.

학생기자들은 문장력을 과시하려다가 맥락을 잃어버리는 실수도 많이 한다. 취재한 사실을 근사하게 표현하는 것과 의미를 살리는 일은 다르다. ㅈ양은 기사에서 ‘교육의 자유’, ‘성숙’ 등의 단어로 취재원의 봉사활동을 표현했으나, 김씨가 기사화할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는 충분히 드러내지 못했다. 봉사활동을 하는 일반적인 학생들과 김씨를 차별화시키는 일은 “김씨는 달랐다”라는 간결한 문장으로도 가능하다. ‘입시의 수단으로 전락했다’라는 거창한 표현 없이도 김씨의 경험이 일반 학생들의 봉사활동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할 수 있는 것이다. <한겨레>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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