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대를 위한 직업콘서트>쓴 이랑씨
세상에 있는 다양한 직업들을 연구한다. 직업을 둘러싸고 세상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도 살펴본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특별한 직업을 찾아내 세상에 알린다. 그런 이유로 많은 시간을 다양한 직업인들을 만나는 데 할애한다. 흥미롭고, 보람도 있는 일이다. 한국고용정보원 직업연구센터 전임연구원 이랑씨가 하는 주요 업무다.
얼마 전, 이씨는 <십대를 위한 직업 콘서트>(꿈결)라는 책을 내면서 청소년들에게 직업과 진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자고 손을 내밀었다. 십대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진로 궁금증에 답하고, 십대가 관심을 기울이는 유망한 직업 세계 등을 탐색해보는 내용으로 꾸려져 있다. 예를 들어, ‘꿈이 자주 바뀌면 안 되는 건가요?’라는 질문에는 “꿈이 없는 것보다는 여러 번 바뀌는 편이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고 친절하게 조언해준다. 크게 2막으로 이뤄진 책은 1막에서 이렇게 청소년들이 직업 세계를 이해하고 진로고민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리고 2막에서 구체적인 직업의 세계를 탐색한다. 과학과 공학, 의료 보건과 웰빙, 교육과 사회, 컴퓨터와 아이티(IT), 국제무대, 예술과 문화, 법과 비즈니스 등 소개하는 직업 세계도 다양하다.
흥미롭게도 책이 나온 뒤 ‘독자서평단’을 통해 “제일 인상 깊었다”는 평가를 받은 대목은 ‘돈 많이 버는 직업들의 공통점’을 정리한 부분이었다. 책에서는 ‘임금이 높은 직업들’을 소개하면서 ‘오랜 경력을 쌓아야 가질 수 있는 직업들이 많다(대학 총장 및 학장, 행정부 고위공무원, 금융관리자 등), 중요한 의사 결정을 내리는 직업들이 많다(기업 고위임원, 국회의원, 변호사 등),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들이 많다(의사, 항공기조종사, 철도기관사 등), 전문지식이 중요하고 그 직업을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하는 일이 많다(회계사, 세무사, 변리사 등), 경쟁이 심한 환경에서 일하고, 직업적 수명이 짧은 편이다(외환딜러, 투자분석가 등)’ 등으로 이런 직업들의 특징을 살펴봤다. 이씨는 “아이들이 돈을 많이 벌면 단순히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한데 해당 직업의 특성과 어려움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오랫동안 진로와 직업 분야에서 일해온 이씨는 여전히 아이에게 특정 직업에 진출하기만을 강요하는 우리네 진로교육 문화를 보면서도 아쉬울 때가 많다. 이씨는 “여전히 공무원이나 교사를 선호하는 분들이 많다”며 “얼마 전, 독일 직업교육을 살펴볼 기회가 생겼는데 우리와 달리 직업에 귀천이 없더라”고 했다.
“얼마 전, 독일의 직업교육 시스템을 보러 갈 기회가 생겼었거든요. 아이들이 진로탐색을 하는 과정을 보니까 5, 6학년이 되면 이미 탐색이 완료가 되고, 중학교 때 직업학교 쪽이냐 공부 쪽이냐를 선택하더군요. 그리고 50%는 직업학교를 선택합니다. 배관공이나 의사나 임금에서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직업인들이 자기 분야에서 장인정신을 발휘하더군요. 그 문화도 참 인상적이었어요.”
이씨가 이번 책을 통해 바라는 점은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찾는 데 도움을 받으면서 다른 사람의 직업세계, 세상의 직업세계를 이해하는 눈을 기르는 것이다.
“예를 들어 텔레마케터, 백화점 판매원 등을 보면서 그분들의 일을 하찮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죠. 그분들이 그 일을 통해 다른 사람들처럼 생계를 꾸려가고, 세상이 돌아가는 데 도움을 준다는 점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내 꿈이 뭐지?’를 고민하는 것도 좋지만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을 이해하는 기회를 갖는 것도 중요합니다. ‘저분들을 통해 세상이 돌아가는구나’라고 세상을 이해하는 폭을 넓혀봤으면 좋겠어요. 각자 직업을 존중해주는 마음가짐도 생겼으면 좋겠구요.”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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