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공동기획 어떻게 할까?
15. 기사 작성 각론-현장 기사 쓰기
16. 기사 작성 각론-현장 기사 쓰기 2
2009년에 학생기자 1기와 2기 친구들을 만나 공동기획을 함께 진행했다. 성인기자들은 알 수 없는 생생한 학교 현장의 모습들이 지면에 담겼다. 아쉬움도 크다. 특히 학교 현장을 다루었으나, 현장을 다루는 방법에는 실패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학생기자들이 보내온 기사를 최종적으로 내가 손봤다는 점에서 모두 내 책임이라는 점을 밝혀둔다.
아래 예로 든 기사가 대표적이다. <사례1>에서 ‘토론이 평행선을 달렸다’는 것을 보면 그만큼 현장에 대립과 긴장이 팽팽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사로는 서로 한치의 양보도 없이 입장을 겨루는 치열함을 짐작할 수 없다. 당시 기사를 찾아보니 학생들이 한 말을 직접 인용한 부분이 너무 길었다. ㄱ학생과 ㄴ학생이 어떻게 서로 반대되는 주장을 했는지 그들이 한 말로써 직접 보여주려 한 것이다. 현장 기사에 맞지 않는 방식이다. ㄱ학생이 말할 때 ㄴ학생의 얼굴 표정이 어땠는지, 입술이 파르르 떨렸는지, 주먹 쥔 손에 힘이 들어갔는지, 서로를 쳐다보는 눈빛은 어땠는지 등을 보여주는 것이 훨씬 현장의 긴장감을 독자에게 전달하는 데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사례2>는 현장이 필수적인데도 어정쩡하게 현장을 뭉개버린 나쁜 사례다. 기사는 원어민 교사가 수업시간에 어떻게 무시당하는지 생생하게 보여줘야 했다. 그런데 기사는 로라가 한 말 몇 마디로 수업 분위기를 일축해 버렸다. “문을 열었다. 한 학생이 책을 집어던진다.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른다. 교탁에 섰다. 책을 펴라고 했지만, 내 말을 듣는 학생은 30명 가운데 2~3명뿐이다. 교탁 앞에 앉은 학생은 내가 지켜보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칼로 책상을 긁는다.” 로라의 말을 풀어서 당시 현장을 묘사하는 게 로라의 고립감을 전달하는 데 훨씬 효과적이다.
로라의 수업을 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본 것처럼 묘사를 하느냐고? 이럴 때는 로라에게서 수업 분위기를 상세하게 전해듣고 최대한 실제에 맞게 묘사하고 서술하게 된다.
<사례3>은 전형적인 현장 기사로, 그나마 나은 편이다. 잉글리시 카페가 일반 매점과 가장 다른 점은 모두가 영어를 써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기사 첫머리에 모두가 영어를 하는 상황을 묘사했다.
한겨레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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