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조 총장
개교 10돌 맞은 금강대, 정병조 총장 인터뷰
학생 1인당 장학금, 사립대 1위로 꼽혀
인문학 중심 대학 리더십 발휘할 예정
학생 1인당 장학금, 사립대 1위로 꼽혀
인문학 중심 대학 리더십 발휘할 예정
지난 11일. 충청남도 논산시에 위치한 금강대학교의 한 강의실. 학생들이 모여 영어와 중국어 등을 공부하느라 바쁘다. 학교 쪽에서 외국어 능력 및 취업능력 향상을 위해 마련한 방학 프로그램 가운데 외국어 집중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이었다. 모든 비용은 학교에서 지원한다.
복도에서 만난 학생들은 외부인들한테도 고개 숙여 인사를 건넸다. 학교 관계자한테 물으니 “‘소수정예’로 꾸려졌기 때문인지 가족처럼 인사하고 지내는 문화가 전통으로 내려오는 것 같다”고 했다.
금강대는 올해로 10돌을 맞이한다. 짧은 역사지만 불교종립대학 중에서도 ‘불교학’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각종 장학금으로 공부를 하려는 학생들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개교 10돌을 맞아 이 학교 정병조(사진) 총장을 만나봤다. 정 총장은 1980년 동국대 문과대학 윤리학과 교수를 시작으로 인도 네루대 객원교수와 동국대 교무처장, 동국대 부총장 등을 지냈다.
-개교 10돌을 맞이했다. 또 총장께서 취임한 지 1년째다. 지난 1년을 돌아본다면?
“바빴지만 보람 있게 보냈다. 취임 뒤 대학의 장·단기 발전에 대한 기본 계획을 세우고, 토대를 마련했다. 장기적인 대학 발전을 위해 학제개편, 응용불교학과와 회계학과 등 신설, 모집정원 증원 등도 시도했다.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금강아카데미-인문학 시민강좌’를 무료로 개설했다. 대학의 지적 성과들을 지역 주민들과 나누자는 뜻에서 시도한 일이다. 호응이 커서 올해도 진행할 예정이다. ‘고려대장경 천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설립 종단인 천태종의 ‘상월원각대조사 탄신 10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등과 같은 대규모 국제학술행사도 성공리에 마쳤다. 대학 수장으로서는 이런 과정에서 금강대의 발전가능성을 봤고, 자신감도 가질 수 있었다.”
-개교 10돌의 성과를 손꼽는다면?
“가장 큰 성과는 역시 ‘소수정예 교육 특성화 대학’이라는 이미지를 널리 알린 점이다. 규모가 작지만 명문대학으로 위상을 다져가는 중이다. 이밖에 구체적인 성과로 불교계에서는 유일하게 불교문화연구소가 2007년 교육인적자원부 산하 한국연구재단이 실시하는 ‘인문한국’(Humanities Korea) 지원 중형 연구사업에 선정돼 10년 동안 8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고 있다. 또한 정부의 대표적인 대학지원사업인 교육과학기술부 주관 교육역량강화사업에서도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회 연속 선정됐다. 국외 명문대학원, 행정고시 합격자 배출 등 졸업생들도 성과를 내주고 있다. 설립 종단인 대한불교 천태종단의 전폭 지원을 비롯해 학교와 학생들이 열심히 노력해준 결과다.”
-졸업생들의 성과를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2007년부터 시작해 총 170여명이 졸업했다. 중국의 베이징대, 푸단대, 일본의 도쿄대, 와세다대, 미국의 펜실베이니아대, 미시간대, 조지타운대, 영국의 런던정경대학(LSE) 등 세계적인 명문대학원에 총 26명이 합격하는 성과도 냈다. 2006년에는 처음 행정학과를 신설한 데 이어, 2008년에는 충남에서 유일하게 행정고시 합격자를 처음 배출했고, 지난해 두번째 합격자도 나왔다. 2006년부터는 각 지역대학에서 자격조건을 갖춘 인재를 추천해 시험을 거쳐 6~7급 공무원을 특별 채용하는 ‘지역인재추천시험’에서도 꾸준히 합격자가 나오고 있다.”
-이는 금강대만의 특성화 교육의 성과라고도 볼 수 있다. 특성화 교육에 대해 설명해달라.
“개교 때부터 수능 1~2등급 수준의 학생들을 뽑아 왔다. 우리 학교의 특성화 전공과 비전 등을 보고 온 학생들이라 목표의식이 분명하다. 학교 쪽에서는 이런 학생들이 학업에 열중하도록 최대한 지원하려고 한다. 가장 큰 경쟁력은 개인지도 방식으로 관리를 해준다는 점이다. ‘소수정예 교육’이라는 특성화 전략을 세워놓고 다양한 연구환경과 장학제도를 구축하고 있다. 공부하려는 학생들을 독려하기 위해 신입생 전액장학금과 전교생 장학제도, 차별화된 외국어 교육 프로그램과 해외 교환학생 프로그램 등을 통한 외국어 특화 교육, 글로벌 리더 양성을 위한 국외 명문대학원 진학생에 대한 학비 전액장학지원, 고등고시 및 세무·회계사, 관세사 등 공공 인재 및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한 지원 등도 하고 있다.”
-방학에도 외국어 프로그램에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학생들이 많더라. 금강대의 ‘국제화 전략’에 대해 설명해달라.
“글로벌 시대인 만큼 외국어 교육이 필수적이다. 우리 학교의 체계적인 외국어 특화 교육은 국내외에서 유명하다. 재학생 7~8명당 1명의 외국인 학생을 유치해서 외국인 학생과 우리나라 학생이 2인 1실 기숙사에서 24시간 함께 생활하는 ‘외국인 룸메이트 제도’를 마련했다. 여기에 외국인 학생들과의 방과후 모임,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외국어 습득과 상호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 ‘커뮤니케이션 파트너십 프로그램’, 방학 중 2주 동안 외국어(영어, 중국어, 일본어) 집중교육을 통해 외국어 실력을 향상시키는 ‘외국어 집중교육 프로그램’, 외국 학생과 사교 및 교류를 위해 준비된 ‘외국어 라운지(영어, 중국어, 일본어) 운영’ 등도 하고 있다. 현재 외국 대학 20여곳과 자매결연을 맺어 실시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 등도 앞으로 더 내실 있게 운영할 계획이다.”
-장학 혜택이 전국 대학 가운데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들었다.
“사실상 꼴찌를 해도 장학금이 나온다.(웃음) 못한 것을 징벌하자는 의미의 장학금이 아니라 열심히 한 것을 격려하자는 의미의 장학금을 준다. 신입생 전원에게 전액장학금을 주고, 재학생 전원에게 재학 기간 내내 기숙사를 제공한다. 2학년부터도 일정 성적 이상이면 인원 제한 없이 장학금을 준다. 지난 대학알리미 대학정보공시를 보면 우리 학교 학생 1인당 1년 장학금은 723만원으로 학생 1인당 등록금 700만원보다 23만원 많았다. 학생 1인당 장학금이 국내 전체 사립대학 중 1위다. 국외 명문대학원에 진학한 졸업생에게 2년 동안,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한 졸업생에게 3년 동안 장학금을 주는 등의 장학제도도 있다.”
-등록금만큼 화두인 것이 대학 구조조정 문제다. 위기 극복 방법은 뭔가?
“생존을 위해서는 대학이 특성화를 해야 한다. 대학평가가 취업 중심으로 이뤄지지만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특성화만이 대학이 살길이다. 금강대는 ‘인문학 중심 대학’으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다. 지금보다 몸집도 좀 불려야 한다.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도 고민해야 하고, 지역과의 연계도 꾀해야 한다. 내년 3월에는 불교대학원, 사회대학원을 개설할 예정이다. 재정 확충을 위해 발전기금 모금에도 나설 것이다. 또 평생교육원, 특수대학원 설치와 사이버 강좌 개설도 예정중이다.”
-개교 10돌을 기념하는 사업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개교 10돌을 맞아 지난 6월22일 중국 인민대, 일본 도요대와 ‘불교의 동아시아적 변용’이라는 대주제 아래 향후 10년 동안 매년 공동학술대회를 열고, 공동연구를 진행하기로 협약했다. 지금까지의 학술교류는 지나치게 종합적이었는데 불교 분야에서 좀더 구체적이고 현실맥락적인 연구 성과들을 낼 예정이다. 이밖에도 평생교육원, 특수대학원 등을 설립해 평생교육의 도량이 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그리고 ‘금강아카데미-인문학 시민강좌’를 비롯해 지역의 다문화가정을 위한 프로그램, 독거노인을 비롯한 불우이웃을 위한 복지사업 등 지역사회 시민을 위한 배려 프로그램도 구상중이다. 외국 오지체험, 단기유학 등 세계화 프로그램도 활성화할 것이다. 학교 개교기념일에 맞춰서는 ‘불교문화유산답사 공모’, ‘불교문화콘텐츠 공모’ 등도 계획중이다.”
-총장께서 생각하는 올바른 대학상은 뭔가?
“많은 대학이 경영 마인드를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나치게 경영논리만을 들이대기보다는 대학이 ‘지성인을 기르는 인성교육의 터전’이라는 생각도 했으면 좋겠다. 그런 점에서 학생들의 인성교육에도 힘쓰고 지성인, 교양인을 육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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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대학교 전경. 금강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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