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열리는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이사회(이사장 오명)에 서남표 총장의 계약해지 안건이 상정된 가운데,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머셋팰리스 호텔에서 이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연 서 총장이 생각에 잠겨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서남표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총장은 16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서머셋팰리스호텔에서 오는 20일 카이스트 이사회(이사장 오명)에 자신의 계약해지 안건이 상정된 것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어 “오 이사장이 2010년 총장 연임 이후 이유 없이 줄곧 사임을 종용해왔다”며 “이사회가 사실상 해임 결정을 내리겠지만 당당하게 마주하겠다”고 밝혔다.
서 총장은 이날 머리발언을 통해 “오 이사장은 단 한번도 카이스트의 방향과 비전을 놓고 (나와) 토론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서 총장은 미리 배포한 기자회견문에 없는, “오 이사장이 특정 고위층의 뜻이라며 사임을 종용한 적이 있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2010년 연임 당시 2년만 더 총장직을 맡기로 했다는 소문과 관련해 “이사회에서 이종문 이사(암벡스그룹 회장)가 ‘2년만 하겠다고 하면 내 표를 주겠다’고 하기도 하고, 연임 승인 인사를 하러 갔다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당시 안병만)한테서 ‘2년만 하시기로 했다면서요?’라는 취지의 말을 듣기도 했다”며 “4년 임기는 법으로 보장된 것”이라고 말해 이면계약설을 부인했다. 서 총장은 “지난해 12월 이사회 때는 회의가 열리기 직전 오 이사장이 불러 ‘(사임을) 결정하셨냐?’고 물어 ‘못하겠다’고 답변했다”며 “내가 사임해야 할 이유에 대해 한번도 밝힌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카이스트 이사회는 오 이사장 명의의 보도자료에서 “이사회가 개최되지도 않은 시점에 (계약해지 안건에 대해) 소모적인 논쟁이 계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자제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카이스트 총학생회 소속 학생 10여명은 기자회견장 입장을 시도하다 거부되자 즉석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도한 학생회장은 “서 총장은 그동안 보여준 독선, 학교의 사조직화, 거짓말에 대해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종민 카이스트 교수협의회 회장도 “서 총장은 자기 명예를 위해 모든 걸 희생해도 좋다는 생각인 것 같다”며 “18일 교수협 총회에서 총장이 해임돼야 할 이유를 정리해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대전/전진식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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