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여행
26. 레고 마을
26. 레고 마을
여행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이런 건 어떨까? 텔레비전 한 방송 프로그램처럼 미션을 수행하면 선물을 받는 것이다. 장소는 부산의 한 산동네, 그 옛날 동요처럼 정해진 동선을 따라 ‘다 함께 돌자, 동네 한바퀴~’가 된다.
부산시 사하구 감천동의 옥녀봉과 천마산 사이 산비탈에는 알록달록한 마을이 있다.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레고 블록으로 빨강, 노랑, 파랑 등 색을 맞추어 만든 장난감 마을 같은 감천문화마을(cafe.naver.com/gamcheon2)이다. 시작점인 감천초등학교 버스정류장 부근에서 마을의 모습을 보며 숨은그림찾기로 놀이를 시작해보자. 손잡이가 있는 컵 모양의 건물, 옥상에 잔디를 깔아놓은 집, 얼룩송아지 모양의 집, 창문이 눈코입처럼 보이는 집 등을 누가 먼저 찾는가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마을 들머리 아트숍에서 지도를 받아 정해진 동선을 따라가며 미션을 수행해본다. 곳곳에 그려진 물고기 모양과 화살표를 따라가면서 마을을 한 바퀴 도는데 도중에 빛의 집, 어둠의 집, 사진갤러리, 북카페 등빈집을 문화공간으로 꾸며놓은 곳을 방문하게 되고 이런 일곱 장소에서 스탬프를 찍어 최종 목적지인 하늘마루로 가면 엽서나 사진인화 선물이 기다린다. 한국전쟁 후 증산교 계통인 태극도 신도들이 모여들어 판잣집을 지으며 시작된 마을인데, 어느 골목으로 들어가도 서로 통하는 사통팔달로가 신기하다. 또한 감천 앞바다를 내려다보며 계단식으로 집을 앉힌 덕에 어느 집이건 온종일 햇빛이 머물고, 끊어질 듯 이어지는 골목길 곳곳에서 만나는 ‘미로미로 골목길 프로젝트’의 예술작품들이 인상적이다.
한국의 산토리니, 꿈을 꾸는 부산의 마추픽추 등 다양한 별명을 가진 감천문화마을에서 아이들과 함께 물고기 모양 화살표의 안내를 받으며 골목길을 다니노라면 한 마리의 물고기가 된 듯하고, 전설 속 해저도시 아틀란티스의 골목도 이것과 똑같을 것이라는 등의 상상력을 키우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재개발과 재건축이 아닌 방법으로 낙후된 산동네가 다시 살아나는 근사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의미 있는 곳이기도 하다. 글·사진 이동미/<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여행>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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