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한겨레논술능력평가대회
논제 해설 -고3 인문A형
논제 해설 -고3 인문A형
지난 6월24일 제1회 한겨레논술능력평가대회가 실시됐습니다. ‘통합논술의 원리와 실제’에서는 고3 인문 A형 문제 일부와 해설 및 우수 학생 답안을 싣습니다. 이번 논술대회 인문A형은 대입통합논술시험의 3대 유형인 요약형, 서술형, 견해제시형을 제시했습니다. 주제는 자주 출제되는 합리성, 인간 존재, 학문 연구 등으로 구성하였습니다. 9월 중순부터 시행될 예정인 수시논술고사가 임박한 시점에서 개인의 논술능력을 평가하기에 적합한 논제를 제시하려 노력하였습니다. 지면 관계상 인문A형 문제 가운데, 통합사고력을 평가할 수 있는 ‘논제 3’을 게재합니다. 한겨레통합교육원장 전홍식
[논제 3] 제시문 (가), (나), (다)의 관점을 정리하고, 각 제시문을 참고하여 학문을 대하는 올바른 자세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시오. (1000±100자)[50점]
(가) 인간이 학문을 하는 까닭은 나의 마음이 성인의 마음만 못하기 때문이다. 마음은 아직 성인의 마음과 같을 수는 없다. 그러므로 이치를 밝히는 것이 아직 분명하지 못하고, 법칙으로 삼는 것이 없으며,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을 따라가며, 능력이 높은 자는 지나치고 능력이 낮은 자는 미치지 못하는데도 자기의 지나침과 모자람을 스스로 알지 못한다. 나의 마음이 천지 성인의 마음과 다름이 없다면 어찌 학문을 할 필요가 있겠는가? (나) 학문을 하는 것은 즐거움과 장식(裝飾)과 능력을 위해 도움이 된다. 즐거움을 위한 효용은 혼자 한가하게 있을 때 나타난다. 장식으로서의 효용은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눌 때 나타나고 능력을 위한 효용은 사물을 판단하고 처리할 때 나타난다. 학문에 지나친 시간을 소비하는 것은 나태다. 그것을 지나치게 장식용으로 쓰는 것은 허세다. 하나에서 열까지 학문의 법칙으로 판단하는 것은 학자의 버릇이다. 학문은 천성을 완성하고, 경험에 의하여 학문 그 자체가 완성된다. 학문이 경험에 의하여 한정되지 않으면, 학문은 너무나 막연한 지시를 주는 데 지나지 않는다. 실제적인 사람은 학문을 경멸하고, 단순한 사람은 학문을 숭배하며, 현명한 사람은 학문을 이용한다. 왜냐하면 학문은 그 자신의 사용법을 가르쳐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학문 바깥에 있는, 학문을 초월한 관찰로써 얻어지는 지혜이다. (다) 이미 깨우쳐 얻은 것을 배우고 전하는 것을 학(學)이라 한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유(有), 무(無), 허(虛), 실(實) 및 미세한 일들에까지 학이라는 명칭을 갖지 않은 것이 없어서 각기 가능한 바를 주장해왔다. 그러한 여러 학 중에서 민생(民生)에 보탬이 되는 것도 있고, 해가 되는 것도 있으며, 보탬도 해도 없는 것도 있어서 여러 가지로 복잡하고 어지러웠다. (중략) 천하의 학문을 통괄하여 시비를 논하고 우열을 정할 때는 천하 민생이 실제로 쓰는 바와 천하의 정치가 반드시 근거로 삼는 바를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때 붙잡을 수 있는 형체가 있고, 실제 사물에 처해서 증명할 수 있다면 이는 곧 실학(實學)이다. 이것은 버리려 해도 버릴 수 없고 벗어나려 해도 벗어날 수 없다. 이 실학을 알지 못하면서 날마다 쓰는 사람은 혹 나가기도 하고 혹 들어오기도 한다. 또 보지 못하면서도 실천하는 사람은 혹 부합하기도 하고 혹 어긋나기도 한다. 그러나 형체가 없는 신(神)에 관한 이론은 그 유래가 이미 깊다. 모든 일의 조직을 알지도 못하는 신에게 돌렸다. 또 이(理)에 관한 이론은 중고(中古) 때 나타나서 모든 변화를 역시 형체도 없는 이에서 탐구했다. 이 두 이론이 전해지고 널리 퍼지면서 이미 세상 사람들에게 익숙해졌고, 시대를 거치며 더욱 복잡한 설명들이 덧붙여졌다. 그런데도 그것을 배척하려는 이론은 근래에 와서야 점차 치열해졌다. 그 까닭은 세월이 흐르더라도 형체가 없는 신과 이에 대해서는 정확한 사실을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증명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대와 상관없이 천지를 가득 채우고 만물을 충만하게 하는 형체 있는 신과 형체 있는 이가 분명히 있어서 모든 일에 조짐을 보이고 온갖 변화를 일으키고 있음에랴. 성인(聖人)의 학문에 어찌 배울 바와 배우지 아니할 바가 있으리오마는 마땅히 허를 버리고 실을 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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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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