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진 아나운서의 스피치
표현하지 못하면 능력 없는 거나 마찬가지
바로 적용 가능한 대화기술은 맞장구 치기
표현하지 못하면 능력 없는 거나 마찬가지
바로 적용 가능한 대화기술은 맞장구 치기
21세기의 가장 큰 화두는 바로 소통능력(communication skill)입니다. 각종 경제연구기관에서는 글로벌 리더의 조건으로 소통능력을 꼽습니다. 소통마케팅, 소통경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왜 이렇게 소통능력이 중요해졌을까요. 그것은 바로 미디어의 발달과 함께 변화된 사회 환경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단순히 우리 동네 사람, 지역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 전부였지만 신문이나 라디오, 텔레비전 등 매스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정보 공유를 방해하던 지역적인 한계가 무너지게 됐습니다. 여기에 소셜미디어가 등장하면서 개개인 누구나 정보를 만들어내고 서로 나눌 수 있는 형태로 한 단계 진화하게 됐습니다.
덩치 큰 소수만이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하던 시대에서 이제는 개개인 누구나 마이크를 잡고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시대로 바뀐 겁니다. 그래서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소통하는 능력이 중요한 시대가 됐습니다.
그러면 소통하는 능력은 어떻게 개발할 수 있을까요? 소통하는 능력은 크게 상대방에게 내 생각을 전달하는 말하기 능력과 상대방의 말을 잘 알아듣는 듣기 능력으로 나뉩니다. 그중 말하기 능력은 생각처럼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말하기 능력이 빠르게 성장하지 않는 이유는 말하기 능력은 바로 그 사람의 인생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청소년기의 말하기 훈련이 매우 중요합니다.
앞으로 저와 함께 다양한 상황에서의 말하기를 습득하고 훈련할 겁니다. 춤을 글로 배울 수 없듯이, 말도 글로 배울 순 없겠죠. 말하기의 특성상 제 글을 읽고 고개만 끄덕인다면 그것은 ‘이해’만 한 겁니다. ‘이해’한 것은 내 것이 아닙니다. 삶 속에서 꾸준히 적용하고 훈련해서 ‘체득’하는 것이 진정한 여러분의 실력이 될 겁니다. 이 과정의 끝까지 저와 함께한다면 분명 여러분에게도 멋진 말하기 능력이, 또한 소통능력이 갖춰져 있을 겁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소통의 세계로 떠나보시죠.
상대방이 신나게 이야기하도록 하는 방법-맞장구치기
국민 엠시 유재석이 다른 개그맨보다 탁월한 점은 무엇일까요. 웃기게 생긴 외모는 옥동자나 박지선이 한 수 위고 성대모사는 배칠수 등 많은 방송인들이 더 잘합니다. 사실 개그맨이라고 하기엔 큰 특징이 없어 보이지만 모두가 유재석을 사랑하는 이유는 바로 맞장구를 기가 막히게 잘 치기 때문입니다.
유재석은 본인이 스스로 판을 벌여서 웃음을 유발하기보다는 동료 개그맨이나 패널들의 이야기를 잘 듣다가 맞장구를 치면서 웃음을 유발합니다. 동료들은 유재석의 맛깔나는 맞장구에 힘을 얻어서 더욱 재밌게 방송을 하게 되죠. 결국 유재석의 맞장구는 프로그램 전체를 살리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우리 일상에서도 인기가 많은 사람들의 특징은 바로 맞장구를 잘 치는 겁니다. 상대방의 말에 적극적으로 반응해 주는 거죠. 다음의 대화를 보세요.
일반남: 어제 프로야구 경기 봤어? 진짜 재밌었어.
맞장구남: 프로야구! 어떤 팀이 경기했는데?
일반남: 롯데와 두산의 경기였지
맞장구남: 롯데! 야~ 재밌었겠네. 롯데가 이겼어?
일반남: 당연하지. 강민호가 극적으로 홈런을~
일반남은 처음에 간단하게 맞장구남에게 어제 경기를 물어봤다가 대화의 말미에서는 신나게 강민호 이야기를 쏟아냅니다. 바로 맞장구남의 대화 중 일반남의 말에 대한 적극적인 반응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스피치 트레이닝-맞장구 실전 적용하기
① 상대방 핵심 내용 말하기
일상 대화에서 상대방 말의 핵심 내용을 잘 듣고 자신의 입으로 다시 말하며 반응을 해 줍니다. 예 : 프로야구!, 롯데!
② 질문하며 대화 연결하기
맞장구 반응 후에는 상대방이 신나게 말할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집니다. 질문을 던지면 상대방과의 대화 흐름이 끊기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과는 5분만 대화를 해도 할 말이 없어서 서먹할 때가 있고 어떤 사람과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이런 질문을 적절하게 던지면서 대화를 이어가기 때문입니다.
예: 어떤 팀이 경기했는데?, 롯데가 이겼어?
③ 표정은 살아있게
밋밋한 표정, 무표정은 상대방을 경직되게 만듭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표정을 적극적으로 지어주면서 맞장구를 치면 상대방은 더욱 편한 마음으로 신나게 말을 합니다.
이번 한 주 동안 맞장구치기를 생활화해 보세요. 삶은 여러분의 스피치 실습실입니다. 아마 신나게 대화하는 상대방을 보면서 덩달아 기분이 좋아질 겁니다.
국민 엠시 유재석. 유재석은 스스로 판을 벌이기보다는 동료 개그맨이나 패널들의 이야기를 잘 듣다가 맞장구를 치면서 웃음을 유발한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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