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중학교 문태선 수학교사 인터뷰
-이번 대회에 참가한 소감은?
“외국의 교사들도 만나고 다양한 수업방식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어서 뜻깊은 자리였다. 특히 교사연수 때 들었던 강연들은 자극이 됐다. 내가 평소 하던 고민과도 일치되는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수학수업은 정형화된 형식으로 교사가 대부분 말하고 학생은 일방적으로 따라오는 실정이다. 하지만 미국이나 다른 나라의 수업을 보면 학생들이 굉장히 적극적이고 교사가 그걸 유도한다. 나도 최대한 학생이 주인이 되는 수업을 하려고 노력중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천천히 고민하고 아이들과 토론하며 함께 알아가는 수업이 이상적이지만 현실의 한계가 있다. 그래서 나의 경우 학생들끼리 짝을 지어서 멘토링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사 한명이 한 시간에 모든 아이들을 일대일로 가르칠 수 없다. 하지만 서로 짝을 지어 비슷한 지적능력을 가진 또래가 자신들의 언어로 가르치면 훨씬 효과적일 거라 생각했다.”
-실제 해보니, 결과가 어떤가?
“시작한 지 3개월밖에 안 됐지만 괜찮은 것 같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수업시간에 뒤처지던 아이들까지 최대한 끌어들일 수 있는 수업이다. 보완할 점도 보이지만 결과는 예상보다 좋았다.”
-외국의 교사들과 교류할 기회도 많았는데, 어땠나?
“중국과 일본의 수업은 형식 면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 교사의 경우 한국보다 훨씬 좋은 여건에서 수업을 하고 있었다. 행정업무도 거의 없고, 주당 수업시수도 일주일에 10시간으로 우리의 절반 수준이었다.
물론 수업의 기술적인 부분은 교사 개개인의 역량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그런 환경에서 연구를 하니까 수업에 대한 아이디어나 전문성은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은 종이접기를 이용해 다양한 수업에 활용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국제 단위의 수학대회나 ‘국제학업성취도 평가 비교연구’(PISA)를 보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학 성적은 최상위권이다.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우리나라 학생들의 실력이 뛰어난 건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이면을 들여다봤을 때 우리는 원리 이해 위주의 수업이 아니라, 공식이나 문제풀이 위주로 수업을 해서 시험에 좋은 성적을 얻는 것 같다. 눈에 보이는 성적은 굉장히 뛰어나지만, 단순히 좋은 순위를 차지한다고 좋아할 건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수학교육이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우리 학생들을 보면 초중고에서는 수학을 잘하다가 대학에 가면 대부분 수학을 접고 그 이후에는 외국과 실력 차가 많이 난다. 스스로 탐구하려는 동기가 있어야 수학 실력이 좋아진다. 필요에 의해 열심히 문제풀이만 하다 보니 성적만을 위한 수학공부가 된다. 암기가 아닌 원리 이해나 협업을 위한 형태로 수학교육의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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