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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프레임을 바꿔야 자기 혁명이 일어난다

등록 2012-07-30 10:40수정 2012-07-30 10:54

[류대성 교사의 북 내비게이션]
<프레임>최인철, 21세기북스
<자기혁명>박경철, 리더스북
<아웃라이어>맬컴 글래드웰, 노정태 옮김, 김영사






난이도 수준: 중2~고1

핑크색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핑크대왕 퍼시’는 입는 옷은 물론이고 먹는 음식까지 모두 핑크색이다. 자신의 소유물뿐만 아니라 성 밖에 살고 있는 백성들의 물건도 전부 핑크색으로 바꾸도록 명령하고 심지어 동물의 털까지도 핑크색으로 염색한다. 그러나 푸른 하늘을 핑크색으로 바꿀 수 없어 자신의 스승에게 묘책을 찾아달라고 한다. 고심 끝에 스승은 퍼시에게 준비한 안경을 끼고 하늘을 보게 한다. 놀랍게도 푸른 하늘은 핑크색으로 바뀌어 있었고 세상은 이제 온통 핑크색으로 보인다. 어떻게 하늘을 핑크색으로 바꿔 놓았을까. 스승은 단지 핑크색 렌즈의 안경을 준비했을 뿐이다.

사람들은 한여름 밤 불빛을 향해 미친 듯이 모여드는 부나방처럼 ‘성공’을 향해 달려간다. 어떤 삶이 성공한 삶인지 성공의 목적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지 않은 채 오로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자신을 채찍질한다. 돈에 미치라는 ‘재테크’, 성공을 위한 ‘자기계발’, 마약 같은 ‘행복론’, 점수 올리는 ‘공부법’ 등이 차고 넘치는 현상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욕망과 불안을 반영한다. 하지만 이런 책은 근본적으로 ‘성공’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도 못하고 삶에 대한 거시적 안목을 키워주지도 못한다. 누구나 성공할 수 있으니 다양한 방법으로 끊임없이 노력하라고 말하면서 실패가 개인의 게으름과 노력 부족 때문이라고 탓한다. 실패는 곧 자기혐오가 되고 끝없이 타인과 나를 비교하며 괴로워하는 부작용을 낳는다.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내 안의 변화와 행복하게 사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다. 비교의 대상이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인생은 불행할 수밖에 없다. 진정한 행복과 자기계발은 내 안의 변화에서 시작되며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시작된다.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을 의미하는 <프레임>은 생각의 변화를 이끌어 주고 관점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최인철은 “나는 세상을 강자와 약자, 성공과 실패로 나누지 않는다. 나는 세상을 배우는 자와 배우지 않는 자로 나눈다.”는 벤저민 바버의 말로 이 책을 시작한다. 끊임없는 배움의 자세를 갖고 있다면 세상의 모든 자기계발서는 구체적인 방법론에 불과하다. 프레임을 바꾸면 세상이 달리 보이고 삶의 목적과 방법도 달라진다. 자기계발의 시작은 결국 관점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어떤 삶을 꿈꾸는지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보고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 그리고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가 중요하다. 남들과 똑같은 프레임으로는 근본적인 자기 삶의 변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성공한 삶을 꿈꾼다. 돈과 권력을 갖기 원하며 명예를 얻고 싶어 한다. 그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을 얻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만 골몰한다. 하지만 자신의 프레임을 리프레임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방법보다 의미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런 후에야 자기 변화가 일어나고 실천의지가 생기게 된다. 상위 수준의 프레임은 ‘Why’를 묻지만 하위 프레임에서는 ‘How’를 묻는다. 최인철은 상위 수준의 프레임을 바꾸기 위한 조언과 충고를 아끼지 않는다. 단순히 심리적 오류를 지적하고 관점을 바꾸라는 요구가 아니라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한 프레임을 직접 제시한다.

그 프레임의 변화는 방법을 안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실천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얻게 되는 결과다. 맬컴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는 그 실천과 변화의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잘 알려진 ‘1만 시간의 법칙’을 통해 노력하지 않는 천재는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확인시켜 준다. 흔히 개인의 뛰어난 능력과 피나는 노력으로 ‘성공’을 거머쥘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정말 운이 좋은 사람들이기도 하다. 성공은 여러 가지 기회와 문화적 유산이 결합된 우연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맹목적인 ‘성공신화’를 꿈꾸어서도 안 되는 것처럼 이것은 실패한 사람들의 자기 위안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 책은 성공의 요인을 후천적인 노력과 선택의 용기에 역사와 공동체, 기회, 유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면서 ‘아웃라이어는 결국, 아웃라이어가 아닌 것’이라고 말한다.

말하자면 성공은 삶에 대한 프레임의 변화를 통해 삶의 목표와 방법 그리고 태도를 달리 한 후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이며 다양한 환경적 요소와 우연이 결합되었기 때문에 가능하다. 성공한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은 자기계발의 전제가 되어야 하며 그것은 곧 내가 몸담고 있는 세상에 대한 관심과 고민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이기도 하다.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으로 인간과 삶에 대한 따뜻한 감성을 보여준 박경철은 독서광으로 유명하다. 폭넓은 인문학적 소양과 사회에 대한 통찰력이 밑바탕이 된 <자기혁명>은 젊은이들에게 계발이 아니라 혁명을 권한다. 이 책은 철학자의 이성적 판단력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시인의 따뜻한 감수성으로 사람을 대하고 혁명가의 뜨거운 열정으로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신을 돌아보는 것에서 출발해서 세상과 대화하고 끊임없는 배움과 성장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야말로 주체적으로 삶의 주인이 되는 길이다.

안정된 직업을 갖고 돈을 많이 벌어 편안하게 사는 것이 성공한 삶이라고 할 수는 없다. 청소년기의 자기계발은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사람과 세상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갖추는 노력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더불어 함께’ 사는 지혜를 얻고 스스로 배우고 성장하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것은 청춘의 특권이다. 수능점수와 대학간판으로 해결될 수 없는 ‘성공’의 프레임을 바꾸고 진정한 아웃라이어가 되기 위한 자기 혁명은 ‘방법’이 아니라 ‘태도’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용인 흥덕고 교사, <국어 원리 교과서>/<청소년, 책의 숲에서 길을 찾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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