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제 전형 누가 지원해야 할까?

2011년 아주대에 입학사정관제로 입학한 고정우 학생의 포트폴리오. 1000일 동안의 고등학교 생활을 수십 쪽에 걸쳐 정리했다. <한겨레> 자료사진

진로 목표 확실하게 세우고 학교생활에 충실한 학생이 적합
스펙 화려한 수험생들은 수시모집 특기자 중심 전형 노려야

수능시험 때까지 석달 조금 더 남았다. 90여일 남은 이 시점에서 특히 신경 써야 할 사람들은 입학사정관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이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갖춰야 할 서류가 많기 때문이다. 학생부 마감일이 8월31일(금)이므로, 입학사정관 전형 지원자는 자기소개서 등에 내용을 채우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미리 자기소개서 등을 작성해 놓아야 한다. 1회차 수시모집 원서접수 기간(8월16일~9월6일)에는 수능시험 원서접수(8월22일~9월6일), 모의평가(9월4일) 등이 있어 바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수험생들이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준비할 필요는 없다. 2013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은 125곳으로 모두 4만6337명을 선발한다. 이는 전체 수시모집인원(24만3223명)의 19.1%이다.

광주과기원, 카이스트, 포스텍, 울산과기대, 서울대, 서울교대, 진주교대, 춘천교대, 대구교대 등은 수시모집 인원 전체를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선발한다. 따라서 이들 대학을 지원하려는 학생들은 입학사정관 전형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비입학사정관 전형이 약 81%나 된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들 전형은 비교과 활동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 논술고사 중심 전형, 적성고사 중심 전형, 특기자(어학/수학, 과학, 문예 등) 중심 전형, 교과 성적 우수자 중심 전형, 수능 최저학력 중심 전형 등 자신의 강점을 살펴 수시모집에 지원하면 된다.

그렇다면 누가 입학사정관 전형에 지원해야 할까? 입학사정관제에 관심을 가져야 할 사람은 한마디로 학교생활에 충실한 일반 학생이지, 공인 어학 성적 등 스펙이 화려한 학생들이 아니다. 외부 경시대회 수상 실적이 있는 등 이른바 스펙이 좋은 학생들은 수시모집의 각종 특기자 중심 전형에 지원해야 한다.

즉 입학사정관 전형에 지원해야 할 학생은

① 확실한 진로 목표를 가지고 관심 갖는 분야에 열정을 쏟은 학생

② 독서나 비판적 사고를 바탕으로 심층면접 등에 자신 있는 학생

③ 지원 학과와 관련된 교과 성적, 봉사활동, 동아리 활동, 체험 활동이 우수한 학생

④ 교내 경시대회 수상 실적이 있는 학생

⑤ 학교생활에 성실하고 전반적으로 성적이 꾸준히 향상된 학생

⑥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려고 노력한 학생

⑦ 자기주도 학업능력이 우수한 학생

⑧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공동체 의식을 가진 학생

⑨ 도전 정신과 적극성이 뛰어나고 리더로 인정받은 학생

⑩ 지원 대학의 인재상에 부합하는 학생

이런 학생들이 입학사정관 전형에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야 한다.

이외에도 입학사정관 전형을 지원할 때에는 선발 방법의 특징, 제출해야 할 서류, 지원 자격 등을 유심히 살펴보도록 하자.

즉, 지원 대학에서 단계별 전형을 하는지 (교과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은 일괄 합산이 좋음), 수능 최저학력 조건은 어떤지(모의고사 성적으로 판단), 면접을 중요시하는지(전공 관련 독서량, 수상 경력 등이 많으면 유리), 포트폴리오를 요구하는지(실적 증명서 등. 요구 대학은 그리 많지 않음), 고교 유형에 따른 지원 자격 제한이 있는지(일반고생/특목고생/특성화고생/졸업생/국외고 출신자, 농어촌, 기회균등, 사회기여자 등), 대학이 선발하고자 하는 인재상은 어떠한지 등을 살펴야 한다. 이를 잘 살펴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 유형을 찾아 지원해야 합격 기회가 더 많을 것이다.

특히 올해 입학사정관 전형부터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학교폭력 문제를 의식해 바른 인성을 갖춘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자기소개서와 추천서, 그리고 면접에서 인성 평가 항목을 추가하였다. 따라서 이를 고려해 지원하도록 하자.

안연근 잠실여고 교사,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파견교사 EBS 입시분석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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