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주간지 <시사저널>이 각계 전문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8년째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 <한겨레> 자료사진
강창진 아나운서의 스피치
‘찬바람→참바람’, ‘한강→항강’으로 말하는 등
ㄴ받침 잘 틀려… 한 글자씩 정확히 발음해야
‘찬바람→참바람’, ‘한강→항강’으로 말하는 등
ㄴ받침 잘 틀려… 한 글자씩 정확히 발음해야
[난이도 수준] 초등 고학년~중1
텔레비전에서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들은 신뢰감이 넘칩니다. 이렇게 믿음직하게 보이는 이유는 바로 발음이 정확하기 때문입니다. 방송인 노홍철씨는 혀 짧은 소리를 내는 단설음이 있습니다. 만약 노홍철씨 특유의 혀 짧은 소리로 뉴스를 진행한다면 아마도 신뢰감보다는 유쾌함과 코믹함이 더 느껴질 겁니다.
발음의 힘은 일상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얼마 전에 저는 휴대폰을 새로 구입하려고 여러 지점을 돌아다녔습니다. ㄱ지점 직원은 제품에 대해 막힘없이 잘 설명해 주는데 ㄴ지점 직원은 중간에 계속 자료를 찾아보거나 발음이 어눌한 것이었습니다. 가격 혜택은 ㄴ지점이 좋았지만 결국 저는 ㄱ지점에서 계약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ㄴ지점 직원의 제품에 대한 무지함과 발음이 어눌한 것에서 신뢰감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 직원이, 혹은 자동차를 판매하는 영업사원이, 면접을 보러 온 지원자가 발음이 어눌하다면 당신은 그를 선택하시겠습니까.
이처럼 정확한 발음은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주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상대방에게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면 정확한 발음으로 말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정확한 발음 훈련으로 여러분의 신뢰감을 높여보겠습니다.
귀로 들으며 정확한 발음과 잘못된 발음을 구분하지 못하면 아무리 훈련을 해도 발음교정은 이뤄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정확한 발음과 잘못된 발음을 들으며 구분하는 훈련입니다. 먼저 제가 발음교정 강의를 하면서 수강생들이 가장 많이 틀렸던 발음들 중 하나입니다. 아래의 문장을 편안하게 소리 내 읽어보세요.
“찬바람이 부는 한강을 보러 본부장과 관광객이 함께 왔다.”
‘찬바람’이 아니라 ‘참바람’, ‘관광’이 아니라‘광광’, ‘한강’이 아니라 ‘항강’, ‘본부장’이 아니라 ‘봄부장’으로 발음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겁니다. 여기서 자주 틀리는 발음이 바로 ‘ㄴ’ 받침소리입니다. ‘ㄴ’은 훈민정음이 창제될 때 혀의 모양을 따라 만들어졌습니다. 발음할 때는 앞니의 뒤 딱딱한 입천장(경구개)에 혀가 ‘ㄴ’모양으로 닿아야만 합니다. ‘나’와 같이 ‘ㄴ’이 초성으로 올 때는 앞니 뒤에 혀가 닿은 상태에서 시작하고, 종성으로 올 때는 마지막 입모양에서 혀가 반드시 앞니 뒤쪽에 닿아야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혀가 정확하게 닿지 않은 상태에서 발음합니다.
‘ㄴ’ 받침소리를 훈련하기 위해서는 먼저 한 글자씩 정확하게 발음해야 합니다. 첫 글자를 발음하고 난 입모양은 혀가 ‘ㄴ’모양으로 꺾여서 앞니 뒤쪽에 붙어야 합니다. “찬-바람, 한-강, 본-부장, 관-광객” 차근차근 훈련이 되면 조금씩 일상 대화에서 사용되는 수준까지 말하는 속도를 끌어올립니다.
발음을 교정하려면 정확한 발음 못지않게 현재의 부정확한 발음을 반복해야 합니다. 부정확한 발음과 정확한 발음의 차이를 자신의 뇌와 조음기관(입술·턱·혀)에서 느낄 때 발음교정이 이뤄집니다. 틀린 발음과 맞는 발음으로 교차해서 읽으며 입모양의 차이점을 머리로 기억하세요. 광광/관광, 봄부장/ 본부장, 항강/한강
이제는 눈을 감고 동료가 발음하는 소리만 듣고 정확한 발음을 골라내는 훈련입니다. 눈을 감으면 청각에 집중력이 놀라울 정도로 높아집니다. 동료는 틀린 것과 맞는 것을 무작위로 발음합니다. 여러분은 소리만 듣고 맞는 발음을 골라내면 됩니다. 소리만으로도 입모양이 정확한지 아닌지 그려질 겁니다.
여러분은 ‘엄마’라는 말을 어떻게 하게 됐나요? 어머니의 입모양을 보고, 소리를 듣고 따라했을 겁니다. 뇌가 폭발적으로 활동하는 언어형성기에 본능적으로 시청각을 활용해 상대방을 따라하며 ‘엄마’라는 소리를 낸 거죠. 여러분의 현재 언어체계는 글을 배운 다음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말을 배우고 나중에 글을 배우면서 소리에 맞는 문자(한글)를 대입한 겁니다. 그래서 발음교정 방법은 처음 소리 말을 배운 방법대로 시청각의 본능적인 능력을 활용합니다.
먼저 발음이 정확한 사람(강사)과 발음이 부정확한 사람(학생)이 거울 앞에 나란히 섭니다. 학생은 거울을 통해 강사가 말을 할 때의 입모양을 집중적으로 보고, 소리를 듣습니다. 이후 학생은 방금 본 입모양과 소리를 바탕으로 똑같은 크기로 입모양을 만들면서 동일한 소리를 내려고 합니다. 강사는 틀린 입모양을 설명해주고 이와 같은 과정을 반복하며 정확한 입모양과 소리를 찾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이처럼 발음할 때의 입모양과 혀의 위치를 교정하는 방법은 발음이 정확한 사람의 입모양을 보면서 자신의 입모양을 똑같이 만들어내며 소리를 내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오늘 연습한 ‘ㄴ’ 받침소리만 정확하게 발음해도 굉장히 발음이 깔끔해지고 명확해 집니다. 하지만 이외에도 이중모음이나 혀 짧은 소리 등 다양한 잘못된 발음들에 대한 사례가 많습니다. 차근차근 본인이 부족한 발음을 연습해 나가면 어느새 신뢰감이라는 이미지도 함께 따라올 것입니다.
강창진 김앤강 아나운서스피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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