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교원평가, 교사 줄세우기 아냐” vs “형식적인 연중행사일 뿐”

등록 2012-09-17 14:02

전면시행된 지 3년째를 맞았지만 교원평가제를 둘러싼 찬반양론은 여전히 팽팽하다. 사진은 지방의 한 고교에서 교사가 학생들에게 논술 강의를 하고 있는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전면시행된 지 3년째를 맞았지만 교원평가제를 둘러싼 찬반양론은 여전히 팽팽하다. 사진은 지방의 한 고교에서 교사가 학생들에게 논술 강의를 하고 있는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찬성 l 교과부 교원정책과 이주희 과장

-교원평가제가 올해로 전면시행 3년째에 접어들었다. 현재 교원평가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있다고 판단한다. 우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교육 현장에서의 반응도 괜찮다. 실제 조사를 해보니 상당수가 교원평가제가 교사의 전문성 신장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교원평가제가 필요한 이유는 뭔가?

“교원은 전문직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사는 수업을 하고 지도활동을 함에 있어서 본인이 어떤 부분이 강하고 부족한지 알아야 한다. 교원평가제는 교사가 더 나은 수업을 할 수 있고, 수업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학부모들은 잘 모르고 번거롭다는 이유로 참여도가 낮다. 이에 대한 개선점이 있다면?

“시범실시부터도 그렇지만, 시행하면서 매해 평가 모형을 비판적으로 평가·분석한다. 이와 함께 시도교육청 담당자와 교원단체, 학부모단체, 전문가의 의견 수렴을 거친다. 이렇게 해당 연도 평가 모형에 대해 부족한 부분을 반영해서 그 다음해 평가 모형을 마련한다.

일부에서는 학부모가 교사를 모르는데 어떻게 평가를 하냐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 부분도 적극 수렴해서 올해부터는 교사의 교육활동 소개 자료를 제시하도록 했다. 학부모들은 네이스(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 들어가서 이를 열람할 수 있고, 참여 단계도 8단계에서 4단계로 대폭 간소화했다.”

-현재 동료교원평가를 할 때 타 교과 교사도 평가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는데?

“동료교원평가는 초등학교의 경우는 동학년, 중·고등학교는 동일 교과군을 우선으로 평가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꼭 같은 과목에 대해서만 평가해야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동료교원평가의 경우 교사의 태도, 학생과의 상호작용 등 수업진행 능력 전반을 보는 것이다. 교원능력평가는 교사가 수업을 어떤 식으로 진행 하고 있는지 전체적으로 평가를 하는 것이다. 만약 같은 교과만 해야 된다면 소규모 학교나 해당 교과 교사가 부족한 학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법률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교육과학기술부 지침대로 교원평가제를 시행하지 않는 지방 교육청도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교원평가제는 인사나 보수로 연계하지 않고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마련한 제도다. 교사가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이를 교육연수를 통해 채우도록 했다. 물론 자발적으로 하면 더 좋긴 한데, 강제적으로 교사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제도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신, 학습우수교사는 학습연구년을 인센티브로 주고 있다. 평가 결과를 점수로 매기는 것도 전국 교원을 무조건 줄 세우는 게 아니다. 또 학교 상황에 따라 평가문항을 달리할 수도 있다.”

반대 l 서울백석초등학교 정용주 교사

- 교원평가제에 참여해 봤는지?

“해본 적은 있지만, 참여 안 한 적도 있다. 교사 전체가 교원평가제에 대해 부정적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초기에 얘기했던 것처럼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형식적으로 지나가는 연중행사일 뿐이다. 지금 교사에게 교원평가제는 무용지물인 셈이다.”

- 그렇다면, 이 제도가 교사에게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가?

“중등 같은 경우, 생활지도할 때 교사가 조금만 격하게 나오면 ‘선생님, 교원평가 때 봅시다’이런 경우도 있다지만 교사 입장에서는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한 번의 공개수업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 그 한번으로 평가받는다는 부담감은 있다.”

- 교원평가제는 수업의 질과 교원의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현재는 전혀 효과가 없다고 보는 건가?

“교원평가제가 만들어진 기본 배경이 사교육 지출 증가와 공교육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진 데 있다. 이는 사교육을 지출하려는 것과 공교육에 대한 만족도가 얼마나 상관관계가 있느냐의 문제다. 하지만 실제 많은 연구결과를 보면 이 둘은 크게 상관관계가 없다고 나온다. 지금 우리의 사교육은 고삐 풀린 망아지다. 좀 더 질 좋은 구명조끼를 잡기 위한 개인 간의 지출 경쟁이 공교육이 좋아진다고 해서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 현재 교원평가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나는 ‘어떻게 애들이 선생을 평가해’, 이건 아니라고 본다. 아이들도 자기가 받은 수업에 대해 평가는 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한 번의 수업으로 그 사람의 교육을 평가받고, 집단적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동료교사가 경쟁자가 되고, 내 점수를 관리하기 위해 서로 정보를 공유하려고 하지 않는 게 문제다.”

- 교사의 질을 평가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현재 교사 개개인의 질을 관리하겠다는 제도가 4가지가 있다. 근무평정, 다면평가, 교원평가, 성과급 제도가 그것이다. 문제는 이 4가지 제도의 평가지표가 수업 진행 방식, 학생 참여 유도, 연수 시간 등으로 거의 비슷하다는 것이다. 교사 입장에서는 한마디로 ‘1타 4피’가 되는 거다. 장기적으로 보면 교사의 질 관리 기재를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고 본다.”

- 수업의 질이나 교사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본인이 생각한 방안이 있다면?

“어떤 것에 대해 평가를 할 때 평가를 하는 사람의 전문성이 중요하다. 학부모가 어떻게 수업 한번 보고 제대로 평가를 할 수 있겠는가. 학부모가 학급 운영방침에 대해 소개를 받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논의해서 교사의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 학급의 교육과정은 교사가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게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와 교사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누가 누구를 평가하는 게 아니라, 학교 구성원 모두가 협력해서 그 학교의 교육력을 질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에 힘쓰도록 만들어야 한다.”

최화진 기자 lotus57@hanedui.com

<한겨레 인기기사>

안창호 후보 아들, 부대 병장들보다도 휴가 더 썼다
문재인, 현충원 참배 “사람이 먼저인 세상 만들겠다”
산바 ‘매미’ 때처럼 피해 클라 ‘조마조마’
“아버지 이어 딸까지…대이은 인혁당 해코지”
반미 시위 촉발시킨 동영상 제작자 “영화 만든 것 후회안해”
“아버지의 성폭행에도 전 더럽혀지지 않았어요”
[화보] 인혁당 사건 피해 유족들의 눈물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