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의 강의 장면. 그는 쉬운 사례를 들고 학생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 소통하면서 강의한다. <한겨레> 자료사진
강창진 아나운서의 스피치
어려운 내용은 비유와 예시를 활용해야 쉽게 전달
선생님이 갖춰야 할 기본 능력은 전달력과 소통력
어려운 내용은 비유와 예시를 활용해야 쉽게 전달
선생님이 갖춰야 할 기본 능력은 전달력과 소통력
우리나라의 가장 큰 경쟁력은 바로 교육에 대한 열정일 겁니다.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학부모들은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면서 더 좋은 교육환경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축인 선생님들의 역량이 뒤따라주지 않으면 좋은 교육은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교육을 받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눈높이가 이전보다 높아진 만큼 가르치는 선생님들도 끊임없이 자기개발을 통해 가르치는 역량을 강화해야 합니다. 제게 강사 트레이닝 교육을 받은 분들은 주로 대학교 시간강사나 강의를 업으로 하는 전문강사들이었습니다. 그분들은 수강생들의 평가를 받는 냉정한 환경 속에서 치열하게 교육을 개발하며 수강생이 만족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학교 선생님보다 학원 선생님이 더 잘 가르친다’는 일부의 선입견은 이런 환경에서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가르치는 일, 교육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사람과의 교감이고 소통입니다. 가르치는 기술을 적극적으로 배워서 각자의 전공 지식을 전달한다면 훨씬 더 좋은 교육, 알찬 교육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가르치는 사람, 즉 선생님은 크게 이성적인 요소와 감성적인 요소, 두 가지 능력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첫째는 지식을 전달하는 능력입니다.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설명하는 능력이 필요한데 설명은 철저하게 자신이 아니라 청중의 눈높이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성적인 교감이 이뤄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전공자, 전문가인 선생님 자신에게는 아주 쉬운 단어일지라도 학생에게는 낯설고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하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학생의 상태를 파악하는 능력입니다. 이것은 이성이 아닌 감성적인 부분인데요. 지식을 잘 전달했다고 해서 학생들이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은 아닙니다. 학생들이 잘 듣고 있는지, 어렵거나 힘들지는 않은지를 파악하고 긴장감을 풀어주거나 칭찬을 통해 집중력을 높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점심식사 후 수업이 시작하면 모두가 졸려서 엎드려 있는데도 계속 강의를 하다가 수업 종이 치면 바로 나가시는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이분들은 바로 이런 학생의 상태를 파악하고 대처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구체적으로 이성적인 측면인 지식을 전달하는 방법과 감성적인 측면인 학생의 상태를 파악하고 대응하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강사 트레이닝 과정을 진행하면서 실제로 많은 강사들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전달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떤 주제를 가지고 설명을 하고 나면 본인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다시 설명을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중언부언하며 말이 길어지게 되는 겁니다. 명확하게 설명을 하려면 핵심을 짚어내야 하고, 핵심을 짚어내려면 중요하지 않은 내용을 버릴 줄 알아야 합니다. 요약하는 능력이 탁월한 사람이 핵심을 깔끔하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다음의 두 문장을 읽어보세요. “이곳에서 시속 100㎞가 아닌 120~130㎞를 넘게 되면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사고가 나기 쉽고 주로 대형사고로 이어져서 크게 다칠 경우 사망에 이르기 때문에 과속을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과속은 죽음.”
극단적이긴 하지만 뒤의 문장은 강의가 끝나도 우리의 뇌리에 뚜렷이 박혀 있을 겁니다. 강의에서도 핵심을 표현할 때는 이렇게 간결한 표현으로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인류 역사상 비유와 예시를 가장 잘 활용한 사람은 석가모니와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추상적이고 어려운 진리들을 일상생활에서의 상황에 빗대어 표현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게 만들었는데요. 선생님들도 전공과목의 어렵고 복잡한 내용을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쉽고 간단한 이야기로 풀어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세균을 먹는 백혈구를 도둑을 잡는 경찰에 비유한다든지, 관성의 법칙을 버스가 급정거했을 때 앞으로 넘어지는 것으로 설명하는 것이 좋은 예가 될 수 있겠죠.
수업을 할 때는 꼭 마지막에 정리요약을 해 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강의를 듣는 순간에는 고개를 끄덕이지만 끝나고 나면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지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이때 수업의 말미에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하면 전체적인 그림이 명확히 그려지면서 자연스럽게 세부 내용도 기억이 나게 됩니다. ‘숫자 3은 단순함의 마지막이요, 복잡함의 시작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내용이 많아지면 복잡해진다는 말이겠죠. 정리는 가능하면 세 가지로 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내용에 따라서는 더 많아질 수도 있지만 절대 다섯 가지 이상 넘어가지 않도록 요약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강의를 정리한다면 ‘첫째, 짧고 간결한 문구를 사용하고, 둘째, 비유와 예시를 통해 알기 쉽게 설명하며, 셋째, 전체 그림을 그리는 정리요약을 하라’입니다. 다음 주에는 감성적인 요소인 학생의 상태를 파악하고 소통하는 능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한 주간 선생님들은 이 세 가지를 적용해보면서 더 좋은 교육을 만들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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