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인 ‘잡년행동’ 회원들이 지난 5월1일 오후 서울 소공로에서 사회가 여성에게 강제해 온 꾸미기 노동, 성적 대상화, 감정노동 등을 벗어던지자는 의미로 ‘젠더파업’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뉴스1
※ 어휘와 어법에 유의하여 다음 문제를 풀어보시오.
(가) 젠더(gender)란 남성과 여성에 있어 해부학적 토대를 둔 차이에 문화를 덧씌운 것으로 간주되곤 한다. 성(sex)은 남녀 사이의 생물학적 차이를 나타내는 반면, 젠더는 문화적 측면에서 구체적인 사고와 행동, 느낌을 나타낸다. ‘여성성’과 ‘남성성’은 젠더의 용어로서, 여성이나 남성들이 사회에서 적합한 것으로 여겨지는 방향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며 느끼는 방식을 일컫는다. 생물학적 특징과 문화 사이의 관계는 흔히 부가적인 관계로 여겨진다. 문화는 자연이 제공하는 동질이형성(同質異形性)을 완성시키며 확장한다는 시각이다. 이를테면 유아를 돌보는 문화적 성향은 수유(授乳; 젖먹이기)라는 생물학적 능력과 연결된다는 식이다.
이 같은 본질주의적 시각은 지속되기 어렵다. 우선, 생물학적인 것과 문화적인 것에 정확한 가치를 할당할 만한 방식을 찾기 어렵다. 그리고 여성성과 남성성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사회에 따라 상당히 가변적이라는 점 또한 생물학과 문화의 관계가 부가적이라는 설명을 의심케 한다. 예를 들면 북아메리카 인디언의 버다치 관습은 해부학적 남성이 ‘여성의 일’에 종사하고 여성처럼 옷을 입고 여성계 내에서 움직이는 것을 허락하고 있어 성(性)의 자연스러운 이형성에 관한 학설을 반박한다. 그보다는 오히려 문화적 정의가 ‘소녀처럼 던지기’에 관한 논의에서처럼 젠더화된 몸을 구성하는 데 주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소녀처럼 던지기’에 관한 논의: 영(Young)은 소녀들이 공이나 돌을 던질 때 소년들과 달리 온몸을 힘차게 사용하기보다 주로 손만을 움직이는 성향을 보이는 현상에 대하여, 이를 여성의 생물학적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는 전통적인 관념을 부정하고 그것이 문화적인 맥락에서 형성된 것이라고 하는 견해를 제시하였다.
- 일레인 볼드윈 외 지음, <문화코드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서
(나) 캐롤 길리건은 도덕성의 관점에서 여성성을 새롭게 조망하면서, 남성적 윤리와는 다른 여성의 ‘보살핌의 윤리’를 주장한다. 진리의 초연함과 객관성보다는 보살핌이라는 타인에 대한 배려와 사랑이 여성주의적인 윤리라는 것이다. 그래서 길리건에게는 신의 말씀 앞에 자식 이삭을 희생하려는 아브라함보다, 아들을 아들이 아니라고 주장해서 솔로몬 왕 앞에서 자식의 목숨을 구하는 어머니의 행동이 더 윤리적일 수 있다. 남성적 윤리가 정의의 윤리라면, 여성적 윤리는 진리를 희생하는 열등한 윤리가 아니라 타인을 보살피고 배려하는 책임의 윤리이기 때문이다.
여성의 도덕관념은 “보살피는 행동과 관련이 있고”, “책임과 관계에 대한 이해를 둘러싼 도덕적 발달에 그 중심이 있는 반면, 공정성으로서의 남성의 도덕관념은 그 도덕적 발달이 정의와 규칙에 대한 이해와 결부되어 있다.” 길리건은 이러한 여성적 관념을 일종의 ‘책임의 도덕성’이라고 부르는데, 남성적인 ‘정의의 도덕성’과 구분짓기 위해서다. ‘정의의 도덕성’은 관계보다는 분리에, 관계적인 것보다는 개별적인 것에 강조를 두지만, ‘책임의 도덕성’은 “여러 가닥의 실로 짜인 관계의 옷감이 손상되지 않도록” 관계의 지탱을 조건으로 한다.
길리건은 남성과는 다른 여성만의 특질을 전제하고 그것이 갖는 특이성이나 도덕적 장점들을 논의한다. 그러나 여성이라는 것이 대인적 동일시, 관계 지향적 정체성, 보살핌의 윤리, 책임의 도덕성 등의 본질을 갖는다고 전제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논의도 본질주의적인 관점을 취한다. 그 논의는 프로이트가 가진 성차별적인 위계구조에서는 벗어났으나 여전히 여성의 본질적인 특성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그 규범에 맞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억압일 수 있다.
- 한국여성연구소 지음, <새 여성학 강의>에서
[문제 1] 제시문 (가)의 ‘본질주의적 시각’과 (나)의 ‘본질주의적 관점’을 비교하여 설명하시오. (401~500자) - 2013 건국대 예시
[풀이] 제시문 (가)의 ‘본질주의적 시각’과 (나)의 ‘본질주의적 관점’에서 ‘시각’과 ‘관점’이란 낱말의 의미상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상이한 의미를 담고 있는 용어에 달리 쓰였을 뿐이다. 논제는 두 관점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석하여 설명하라는 것이다. 주의할 점은 (가)와 (나)의 논지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독해 시 각 제시문에서 사용하는 개념어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해야만 한다. 그런 다음 주요 개념어를 적절히 사용하여 답안을 작성해야 한다.
어휘와 어법에 유의하면서 원고지 사용법에 따라 답안을 작성해 보자.
1. 용어의 이해
1) 젠더(gender): 사회문화적 성(性). 남성과 여성의 문화적 측면의 구별. 제시문 (가)에서는 생물학적 차이의 바탕 위에 문화적 차이가 첨가된 것으로 설명함
2) 성(sex): 암컷(남)과 수컷(여)의 구별 - 생물학적으로 구별되는 남성과 여성의 특성
3) 동질이형성(同質異形性): 동일한 본질이 다른 형태로 나타남. 또는 본질은 같으나 형태가 다르게 나타남
2. (가)의 ‘본질주의적 시각’
문화는 해부학적 성을 바탕으로 동질이형성이 발현된 것 - 젠더는 성이란 본질이 다른(문화) 형태로 발현된 것이라는 시각
3. (나)의 ‘본질주의적 관점’
젠더 자체가 남성과 여성을 가르는 기준이 된다는 시각. - 단 젠더가 성적 본질과 관련이 있음을 부정하는 것은 아님
4. 공통점
1) ‘남성’과 ‘여성’ 사이에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봄
2) 두 관점 모두 결국 남성과 여성이 지닌 고유한 생물학적 특성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
※ (가)와 (나)는 모두 ‘본질주의적 시각(또는 관점)’을 비판하는 논지를 전개하고 있음(논제 요구는 아님)
5. 차이점
1) (가)의 ‘본질주의적 시각’에서는 본질을 성(sex-‘생물학적 성’)으로 보고 있는 반면, (나)의 ‘본질주의적 관점’에서는 젠더(gender-‘사회문화적 성’)로 보고 있다.
2) (가)의 본질주의적 시각은 젠더의 바탕에 성(sex)이 있다고(‘생물학적 성’을 본질로 인식) 보기 때문에 젠더에도 차별적 요소가 개입될 수 있다. 반면 (나)의 본질주의적 관점은 젠더를 본질로 보기 때문에 차별적이지 않으며 오히려 (문화적)남성성이 야기하는 문제를 여성성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원고지 사용법]
1. 들여쓰기: 새로운 단락이 시작될 때는 줄의 첫 칸을 비운다.
2. 줄 바꾸기: 단락이 끝나면 나머지 부분을 비워 두고 줄을 바꾼다.
3. 숫자나 영어의 소문자: 한 칸에 두 글자씩 쓰되 앞 칸부터 채워 쓴다.
4. 로마숫자(Ⅰ, Ⅵ, Ⅸ 등)나 영어 대문자: 한 칸에 한 자씩 쓴다.
5. 문장부호 쓰기
1) 한 칸 1부호 원칙: 문장부호는 한 칸에 하나씩 표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 물음표(?)와 느낌표(!) 이외의 문장부호는 뒤에 한 칸을 비우지 않는다.
※ 줄표(─)와 말줄임표(……)는 두 칸을 차지한다.
2) 문장부호는 줄의 첫 칸에 쓰지 않는다.
※ 줄의 첫 칸에 반점, 온점, 물음표, 느낌표, 따옴표 등이 올 때는 이전 줄의 끝 글자와 같은 칸에 쓰거나 끝 칸 다음의 여백에 표기한다. 문장부호가 겹칠 때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작은따옴표의 앞 부호(인용문을 여는 따옴표)는 줄의 첫 칸에 쓸 수 있다.
3) 소수점이나 숫자 구분용 반점은 반 칸으로 간주하여 숫자와 함께 쓴다.
예) 0.25는 /0./25/로 두 칸, 3,565,000은 /3,/56/5,/00/0 /으로 다섯 칸을 차지한다.
※ 분수는 3/4(세 칸) 또는 습관대로 한 칸에 ¾으로 적는다.
※ 문장의 앞부분에 쓰이는 일반적인 접속어(그리고, 그러나, 그러므로, 그런데, 따라서, 또, 또는, 반면 등)의 뒤에 반점(,)을 쓰지 않는다.
6. 괄호 쓰기
1) 괄호는 한 칸에 한 쪽씩 쓴다.
예) (가), [나], 등은 모두 세 칸을 차지한다.
2) 앞말에 대한 설명을 적을 때는 앞말에 붙인다.(띄우지 않음)
3) 순번이나 기호로 쓸 때는 앞말과 띄어 쓴다.
예) 논제 [1]은 제시문 (가), (나)의 공통 요지를 쓰라는 문제이다.
7. 수정이나 교정: 원고지 고쳐쓰기의 원칙에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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