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고 학생들이 학교 쪽에서 초빙한 전문 실기 강사에게 수업을 듣는 모습이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예체능 분야의 사교육 시장이 커지자 미술계열 학과가 있는 학교들이 실기를 줄이거나 고전적인 방식의 실기고사를 없애는 분위기다. 이런 변화가 일반계 고교에서 예체능계열 학생들이 진학하는 길을 넓힐 거라는 전망도 한다. 예체능계 학생들에 대한 지원사격 차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 인천 신현고에서 미대 진학 준비생들을 지도하는 김현정 미술 교사는 “사교육을 줄이고, 현대미술이 추구하는 능력을 갖춘 인재를 뽑는다는 뜻에서 선발 방식 변화가 반갑다”고 했다. 김 교사는 (문학동네) 가운데 한 명으로도 소개된 바 있다.
-예체능 입시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학교에서는 어떤 지원을 하고 있나?
“교육과정 안에서 미술 교과 시수는 다른 학교와의 큰 차이가 없다. 단, 동아리 활동, 무학년 진로담임 등의 활동을 통해서 음악, 미술, 체육 선생님들이 굉장히 열심히 학생지도를 하고 있다. 방과후 활동에 음악, 미술, 체육 수업이 있어서 학생들이 학교에서 입시에 관련된 학습활동을 할 수 있는데 이런 프로그램이 학생들한테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인성교육 차원에서 다양한 예체능 교육프로그램을 장려하고 있고, 예산 지원도 받고 있다. 실제로 올해 성신여대 무용예술학과에 합격한 홍예나양은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에 스포츠댄스를 접하고 관련 스펙을 쌓으며 입학사정관제로 대학에 진학했다. 대학생 멘토제도 있다. 음악, 미술, 체육 분야에 대학생 멘토가 있어서 학생들이 예체능을 전공하는 분들을 만나면서 동기부여도 하고, 실질적인 정보도 얻는다.”
-무학년 진로담임제와 동아리 활동 장려는 다른 학교에서는 활성화되지 않은 사례다.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무학년 진로담임제는 1학년 때부터 3학년 때까지 동아리 시간과 무학년 진로담임 시간에 특정 학생의 진로와 연관된 교사가 그 학생을 지도하고, 진로상담 등을 해주는 것을 말한다. 미술의 경우 함께 미술관도 가고 창작 작품도 완성할 수 있다. 이렇게 3년 내내 한 선생님을 통해 스스로의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학교에 ‘뮤즈’라는 이름의 미술부 동아리가 있다. 12명 모두 미대 준비생들이다. 이 학생들은 전문 실기강사를 초빙해 수업을 듣는다. 학교에서 일부 금액을 보조하며 학원의 절반 이하 비용을 내고 실기를 준비한다. 학원에 오고가는 시간과 돈도 절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 미대 대입 전형이 바뀌고 있다. 홍대의 경우 실기를 없앴다. 신현고에서는 바뀐 전형에 맞춰 어떻게 진학지도를 했나?
“홍익대는 올해부터 실기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학생들의 교내외 활동 경력과 내신, 수능 최저등급만으로 신입생들을 선발했다. 이런 입학사정관제 확대에 맞춰서 학생들의 자발적인 동아리 활동과 방과후수업을 지원하고 독려했다. 이런 전형의 경우,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맞춰야 한다. 학생이 이 기준에 맞는지도 확인하고, 꾸준히 성적관리에 힘쓰도록 도왔다. 학생들과 심층면접 준비도 함께 했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미술적인 문화현상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생각해보는 준비도 했는데 마침 한 학생이 본 면접에서 이 질문이 그대로 나왔다. 이런 준비는 사교육 시장에서 해주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미대 입시에서 학교 성적, 교내활동 경력, 심층면접 등으로 학생을 평가하는 방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현대미술은 미켈란젤로처럼 그림을 그리고, 로댕처럼 조각을 해야 하는 게 아니다. 콘텐츠와 스토리가 중요해지는 게 현대미술이다. 다양한 지식을 가지고 그것을 시각화하거나 시각적 논리로 설득하는 것이 현대미술이다. 입학사정관제의 경우, 그런 인재를 선발하는 의미 있는 전형이라고 생각한다.” <아하!한겨레>
8기 학생수습기자 권대옥(당동중) 박지우(구성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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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신현고 김현정 미술 교사(왼쪽부터)가 올해 성신여대 무용예술학과에 진학한 홍예나양, 홍익대 자율전공학부에 합격한 홍수지양과 이야기를 나눴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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