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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청소년 심야 찜질방 제한 “적은 쉴 곳 그나마 줄이나”

등록 2005-08-28 17:06수정 2005-08-28 18:01

인천의 한 찜질방에서 학생들이 음료수를 마시며 쉬고 있다.
인천의 한 찜질방에서 학생들이 음료수를 마시며 쉬고 있다.

밤 10시 이후부터 보호자의 동행 없이는 청소년의 찜질방 출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 보건복지부 공중위생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 규칙이 개정돼 입법예고되자 청소년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마다 청소년들의 항의 글이 줄을 잇고 있고, 청소년들이 모이는 장소마다 찜질방을 주제로 한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포털 사이트 ‘다음’(daum.net)에서는 복지부 발표 이후 네티즌 청원 운동이 한창 벌어지고 있다. 한 청소년 누리꾼이 “찜질방 심야 제한에 반대한다!”는 항의 글을 올리고 30일 동안 5천명의 서명을 받겠다고 밝히자 청소년들이 폭발적인 호응을 보내고 있다. ‘딸기소보루’라는 아이디를 가진 이 누리꾼은 “찜질방은 청소년이 안전하게 찜질할 수도 있고, 잠을 잘 수도 있는 곳”이라며 “유해 환경도 아닌 이런 곳을 제한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학교 3학년 학생이라고 밝힌 누리꾼 ‘모야’는 댓글에서 “청소년들이 얼마나 갈 곳이 없으면 찜질방에 가겠냐”며 “청소년들이 안전하게 쉴 곳을 늘리지는 못할망정 그나마 얼마 없는 쉴 곳을 이렇게 막아서야 되겠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니가별이다’란 아이디를 쓴 누리꾼도 “청소년들이 밤늦은 시간에도 이용할 수 있는 문화 공간을 만들어 준 다음에 찜질방 이용을 금지하는 게 순서”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현재 청소년들은 학교 자율학습이 끝난 밤 시간에 가서 쉴 수 있는 곳이 극히 제한적이다. 청소년보호법으로 노래방, 피시방 등은 밤 10시 이후 청소년 출입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창문여고 소은영(16·1학년)양은 “학교에서 보충수업과 야간 자율학습을 하고 나면 밤 12시 가까이 되는데, 이 시간에 친구들끼리 모여서 이야기도 나누면서 쉴 수 있는 곳은 찜질방이 유일하다”고 “제발 청소년도 숨 쉴 공간을 달라”고 주문했다. 서울 영신고 2학년 임한려(17)양은 “현실을 무시한 탁상공론 정책이 시행된다면 많은 청소년들이 어두운 공원이나 길거리를 배회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심야 시간 찜질방 이용 제한의 빌미를 준 ‘불건전한 행위’와 관련해서는 “찜질방 직원이 좀더 신경을 쓰거나 선도를 하는 방식으로 풀어야지, 아예 이용을 금지하게 만드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의견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청소년들의 집단 발발에 대해 보건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밤에 갈 곳이 없다고 하는데 왜 찜질방만 고집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밤에 친구들끼리 모여서 공을 차면서 운동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황당한(?) 답변을 했다고 한다.  글·사진 이윤석/1318리포터, 인천 대건고 2학년 foryoum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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