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진흥원 지원자격 미달인데
2006년 20명 제치고 최고점 합격
진흥원쪽 “조건 충족”…사실과 달라
2006년 20명 제치고 최고점 합격
진흥원쪽 “조건 충족”…사실과 달라
* 유영익: 국사편찬위 위원장
병역 기피를 위해 국적을 포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유영익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의 아들이 2006년 지원 자격이 안 되는데도 공공기관 채용에 합격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진후 의원(정의당)이 27일 공개한 유영익 국편위원장의 아들 유아무개(41)씨의 2006년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입사 관련 서류를 보면, 당시 진흥원은 ‘미국사무소 마케팅디렉터’를 한명 채용하는 공고를 내면서 “미국 현지에서 엔터테인먼트 관련 마케팅 5년 이상 경력자”를 지원 자격으로 명시했다.
하지만 유씨가 진흥원에 제출한 이력서를 보면, 지원 자격을 충족하는 경력이 없다. 당시 유씨는 이력서에 1년1개월간 미국의 한 호텔에서 매니저로 일한 것만 미국 현지 근무 경력으로 적었다. 아리랑티브이(2년7개월)와 주한미국대사관(2년6개월)에서 근무한 경력은 모두 국내에서 이뤄졌고 마케팅 업무를 맡은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유씨는 진흥원에서 요구하는 ‘5년간 미국 현지 마케팅 경력’이 있는 지원자 등 20명을 제치고 그해 10월 합격해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다. 정진후 의원은 “1차 서류 전형에서 ‘문화콘텐츠 관련 수출입 업무 경력’ 등 10개 항목 중 7개 항목, 2차 면접 전형에서는 14개 항목 중 9개 항목이 유씨의 경력으론 충족시킬 수 없는데도 지원자 중 최고 점수를 받은 건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흥원의 후신인 한국콘텐츠진흥원 쪽은 정 의원실에 “유씨가 아리랑티브이 재직 시절 콘텐츠 마케팅 업무를 수행한 경력이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아리랑티브이 관계자는 “유씨는 2년6개월간 국내에서 방송 자막과 영어 번역을 검수하는 일을 했다”고 밝혔다.
정진후 의원은 “유영익 위원장은 한국 근현대사를 왜곡하는 데 앞장서온 장본인일 뿐 아니라 아들의 미국 국적 취득 과정을 거짓으로 해명하고, 이제는 아들의 공공기관 취업 특혜 의혹까지 제기됐다. 국편위원장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스스로 자리를 내놔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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