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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안정 찾던 대구대·세종대·조선대도 다시 갈등속으로

등록 2014-04-06 21:51수정 2014-04-07 10:05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번져가는 분쟁·파장

대구대
옛재단쪽 불참으로 이사회 ‘멈춤’
총장 인준 못받고 소송 휩싸여

세종대
교육 여건 나빠져 정부지원 제한
요즘은 학과 통폐합 놓고 갈등

조선대
학교법인 대표 한달간 공석 상태

경기대
비리로 퇴진 인사들 재장악 시도
교육부 소속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가 2010년부터 사립대학 옛재단 쪽 이사들의 학교 복귀 길을 열어준 뒤로, 사학비리 재단 축출 이후 안정되던 여러 사립대들가 다시 갈등과 분쟁에 휩싸였다. 개정 사립학교법을 근거로 가동하기 시작한 사분위가 옛재단에 ‘이사 과반수 추천권’을 보장해 분쟁 조정이 아니라 갈등을 키우는 불씨를 던졌다는 비판이 거세다.

대구대가 대표적인 사례다. 대구대 이사회는 옛재단 쪽이 복귀하며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2011년 7월 사분위는 정이사 6명과 임시이사 1명을 선임해 정이사 체제로 돌렸다. 이사 7명은 옛재단 쪽 3명, 구성원 쪽 2명, 교육부 추천 2명이다. 옛재단 비리로 학내 소요가 일어나자 교육부가 1994년 2월 임시이사를 파견한 지 17년 만이다. 대구대 이사회 파행은 2012년 12월 교육부 쪽 정이사 1명이 숨지고 임시이사 직무가 정지되자마자 불거졌다. 이사가 5명으로 줄어든 터에 옛재단 쪽 이사 3명의 장기 불참으로 이사회가 멈춰섰다. 그 결과 지난해 8월 임기가 끝난 특수학교인 대구광명학교·대구보명학교 교장의 후임을 뽑지 못하고 있고, 총장 선거에서 56%를 얻어 재선한 홍덕률 대구대 총장도 이사회 인준을 받지 못했다. 대구대 교수회와 총학생회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옛재단 이사들한테 이사회 참여와 홍 총장 인준 등을 촉구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달 14일 ‘여러 차례 이사회 운영 정상화 촉구와 시정 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임원(이사) 승인 취소 처분을 했다. 그러나 옛재단 이사들은 임시이사 파견을 앞둔 지난달 20일 임원 승인 취소 처분을 취소하라는 소송을 냈고, 사분위는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임시이사 파견을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의 대표적 분규 사학인 세종대도 옛재단 쪽 이사들이 복귀한 뒤 구성원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2004년 주명건 당시 이사장이 교비 113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 이듬해 교육부가 임시이사를 파견했다. 사분위는 2010년 3월 주명건씨 쪽 5명, 설립자 주영하(숨짐)·최옥자 부부 쪽 이사 2명, 개방이사 2명을 선임했다. 주명건씨 쪽은 주도권을 쥐자 생활협동조합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자기네에 반대하는 학교 구성원들을 20여차례 고발했다. 주명건씨는 2011년 6월 정이사로 복귀했다. 이후 400억원 규모의 부동산을 매입해 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복거일·송복·이재교씨 등 뉴라이트 성향 인사를 석좌교수로 임용했다. 하지만 교육 여건은 개선되지 않아 2012년 정부 재정지원 제한 대학으로 지정됐다. 요즘은 학과 통폐합을 두고 교수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세종대 설립자 부부는 2010년 정이사 선임을 취소하라는 소송을 냈다. 1·2심에선 패소했지만 대법원이 지난해 파기환송해 승소 가능성이 열렸다. 세종대 교수협의회 회장인 김동우 교수(회화과)는 “소송에서 설립자 쪽이 이겨 주명건씨 쪽이 모두 퇴출되면 제대로 된 정상화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대에선 비리 혐의로 구속됐던 손종국 전 총장 등 옛재단 쪽의 쉼없는 재단 장악 시도로 구성원들이 긴장하고 있다. 사분위는 2012년 8월 옛재단 쪽 3명과 구성원 쪽 3명을 정이사로, 교육부 추천 1명을 임시이사로 보냈다. 대학 구성원들이 강력히 반발했지만, 임시이사와 구성원 추천 이사들이 이사장을 뽑고 옛재단의 이사회 지배 시도를 막아 분규를 봉합한 상태다. 손 전 총장 등은 임시이사 선임 무효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하자 항소했다. 임시이사 무효 판결이 나오면 걷잡을 수 없는 파행이 우려된다. 2004년 4월 손종국 당시 총장이 교수 채용 대가로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자 교육부가 감사를 벌여 교비 49억원 횡령 사실을 밝혀냈고 이어 임시이사를 보냈다. 손 총장은 2007년 업무상 횡령죄 등으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경기대 교수회장 이운형 교수는 “교육부 쪽 이사들이 학교 안정화를 열망하는 구성원들과 뜻을 같이해 옛재단 쪽이 큰 영향력을 행사하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 조선대는 옛재단 쪽 이사가 복귀하자 이사회 구성부터 난항을 겪었다. 2012년 12월부터 15달 동안 임기 만료된 이사들을 선임하지 못해 파행을 거듭하다가 지난 2월에야 정이사 8명을 선임했다. 조선대 이사회는 두 차례 이사장 선출을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초기엔 옛재단 복귀를 견제하는 쪽이 6 대 3으로 우세했지만, 지금은 이사들 의견이 제각각이다. 이사장 선출이 늦어져 학교법인 대표가 없는 상태가 한 달 넘게 지속되고 있다.

서울 덕성여대는 사분위의 옛재단 복귀 결정 이후에도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에 속한다. 사분위는 2012년 7월 정이사 7명을 선임했다. 그 중 4명을 2001년 비리로 퇴출됐던 박원국 전 이사장 쪽 인사로 구성하자 학내 구성원들이 크게 반발했다. 하지만 구성원들의 10여년 반발을 의식한 듯, 옛재단 쪽 이사들이 크게 무리한 일을 벌이진 않고 있다. 이명찬 덕성여대 교수협의회장은 “박 전 이사장의 조카가 상임이사로 왔는데, 큰아버지처럼 해선 안 된다는 자각이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대구 광주 수원/김일우 정대하 홍용덕 기자,

김지훈 전정윤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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