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강남출신 학생 12.2% 발표”
노무현 대통령이 7일 박근혜 한나라당 총재와 회담하면서 “서울대생 가운데 강남 출신이 60%”라고 언급한 데 대해 서울대가 다음날 “2005년 서울대 신입생 가운데 강남 출신 학생들은 12.2%에 불과하다”고 반박자료를 내놓으면서, 실제 강남 출신 서울대생의 비율이 얼마나 되느냐 하는 문제가 논란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이 재외국민 특별전형 학생 중 강남지역 학생 비율을 전체 비율로 착각한 ‘실수’였음이 드러났지만, 서울대 발표도 축소된 수치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고3 학생을 둔 김정애(44·경기도 부천시 원미구)씨는 “사교육비를 한 달에 수십만원씩 쓴다는 강남 쪽 가정에 대한 얘기를 들으면 서울대의 발표를 전적으로 믿을 수 없다”며 “외국어고등학교나 과학고 등 강남 학생들이 많이 간다는 특수목적고가 통계에서 빠진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쪽도 “강남지역 출신이라는 말은 강남(강남·서초·송파구)에 있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 잣대로 보면 강북에 있는 외국어고·과학고 등 특목고 출신 가운데 강남 거주자는 당연하게 제외됐다.
그런데 특목고들은 2005년 입시에서 모두 340명의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했다. 이는 전체 모집정원 3412명 가운데 10.0%에 이른다. 또 특목고 재학생 6명 중 1명의 학생들은 ‘강남 거주’ 학생들이라는 지난해 서울시교육청 발표를 고려하면, 서울대에 진학한 강남 출신 학생의 비율은 상당히 높아질 것이 뻔하다.
또한 서울대의 설명처럼 강남 출신 학생들의 비율이 12.2%라고 해도 엄청난 비율이다. 2004년 4월 기준으로 전체 고3 학생 57만여명 가운데 강남지역 고3 학생의 비율은 5%에 불과하다. 곧, 학생 수 대비 합격생 수의 비율을 따지면 2.4배나 높은 수치다.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은 “전체의 5%에 불과한 강남 출신 학생들이 서울대 합격생의 12%를 넘는다는 것은 대단한 비율”이라며 “대통령의 발언이 틀렸느냐 맞았느냐보다도 서울대 발표 통계 자체가 교육의 불평등과 사교육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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