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연근 교사의 대입 나침반
고3 수험생에게는 마지막 방학이라 할 수 있는 여름방학이 끝나가고 있다. 개학 뒤 8월 말께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원서 작성과 접수를 해야 한다. 9월3일에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주관하는 모의평가를 치러야 한다. 9월6일부터는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해야 한다. 고교 중에는 2학기 중간고사를 치르는 학교도 있을 것이다.
개학 이후 대입 일정이 그만큼 바쁘다. 따라서 수시모집 지원 시 제출 서류(추천서·증빙자료·학생부·자기소개서 등)가 필요한 ‘학생부위주전형’ 지원 수험생은 이런 서류들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다행히 대입 전형자료 간소화 정책으로 이번 학년도에는 추천서를 요구하는 대학이 전년도에 비해 상당히 줄었다.
수시모집하는 전국 198개 대학 가운데 추천서를 요구한 대학은 경희대(수험생 선택)·고려대·서강대·서울대·서울시립대·서울여대·성균관대·성신여대(사범대 지원자)·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 정도다. 활동 증빙자료를 요구하는 대학은 서울대·서강대(일반 학생의 경우)가 있다. 대부분의 대학은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만을 요구한다. 수시모집에서 학생부 작성 기준일은 8월31일이다. ‘학생부종합전형’ 지원자는 8월 말까지 활동한 자율·동아리·봉사·진로·독서활동 등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자기소개서는 교내 활동이 풍부할 때 쓸거리가 많다.
무엇보다 개학 뒤 고3 학생이 해야 할 일은 목표대학을 분명히 하고 수시모집에 지원하는 일이다. 문제는 수능시험 3개월 전인 지금 시점에서도 목표대학과 희망대학을 혼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희망대학과 목표대학은 다르다. 희망대학은 수능시험이 한참 남은 저학년이 정하는 희망 사항일 뿐이다. 희망대학은 상황에 따라 바뀌며 대입 준비는 막연하고 전반적이다. 그러나 수능시험이 눈앞인 고3은 합격 가능 대학을 목표로 정해 집중적으로 준비를 하고 지원해야 한다. 목표대학이 자기소개서를 요구하지 않는다면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필요가 없다. 논술을 본다면 해당 대학의 모의논술 문제를 풀어보고 출제 경향을 파악해야 한다.
수시모집 합격을 희망 사항이 아니라 달성 가능한 목표대학으로 정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흔히 수시모집 목표대학 설정 기준을 교과 성적에 두는 수험생이 많다. 그러나 입학사정관이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은 교과 성적과 교내 비교과 활동을 정성평가하고 면접 등으로 종합평가하기 때문에 교과 성적 커트라인을 단정 지을 수 없다. 교과 성적을 100% 반영하는 ‘학생부교과전형’도 교과 성적보다 수능 최저학력 충족 여부가 더 큰 변수로 작용한다.(대부분 수도권 주요 대학) ‘논술위주전형’은 교과성적을 반영하지만 실질 반영비율이 적어(교과성적 등급 간의 간격이 미미) 수능 최저 충족 여부와 대학별 고사 성적이 더 중요하다.
따라서 수시 목표대학을 정하고 지원할 때 고려해야 할 것은 교과 성적보다 수능 성적을 가늠하는 모의고사 성적이다. 즉 나의 모의고사 백분위 성적이 300점(400점 만점)이라면, 이보다 한 단계 높은 310점 대학을 수시 목표대학으로 정하고 지원 준비를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수시모집에 합격하면 정시에 지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의고사 성적은 6월 모의평가 백분위 점수로 하는 것이 좋겠다. 6월 모의평가 응시인원은 실제 수능 응시인원과 비슷한 경향이 있어 더 객관적인 내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백분위 310점 대학이 어느 곳인가 하는 것은 담임선생님과 상담해 파악하자. 고교에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배포한 진로진학상담프로그램, 각 지역 교육청 또는 진학지도협의회에서 개발한 진학상담프로그램이 있다.
이밖에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콜센터(전화 1600-1615), 각 시·도교육청 진로진학 상담실, 이비에스아이(EBSi) 온라인 ‘진학상담실’ 등에서도 상담받을 수 있다.
안연근 잠실여고 교사, 한국대학교육협의회·서울교육청 대학진학지도지원단 대표강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