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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2050년의 미래 도시, 어떤 모습일까요

등록 2014-09-15 20:45수정 2014-09-15 21:24

‘2014 아티언스캠프’ 참가자들이 지난 8월26일 활동 결과물을 전시한 한국표준과학연구소 특별전시장 앞에 모였다. 정유미 기자
‘2014 아티언스캠프’ 참가자들이 지난 8월26일 활동 결과물을 전시한 한국표준과학연구소 특별전시장 앞에 모였다. 정유미 기자
‘2014 아티언스 캠프’ 현장

대전지역 중고생들 상상축제
공기오염, 생태 등 5개 주제별로
시나리오 짜고 그림으로 표현
“미래 생활 디자인 흥미로워요”
지난 8월26일 대전 한국표준과학연구소 ‘뉴턴의 사과나무’ 옆 특별전시장에는 별별 물건이 다 있었다. 비누거품이 보글보글 떨어지는 날개가 달린 마름모꼴 마스크, 어깨에 얹으면 머리 위로 동그랗게 원이 생기는 후광물체 등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하는 궁금증을 절로 일으키는 5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대전 태평중 3학년 이하늘양은 실시간으로 정신상태를 진단해주는 의료기기 ‘XMO’ 앞에서 “우리 조가 만들었다”며 웃었다.

전시된 작품들은 ‘2050년 이후, 대전의 거리는 어떻게 달라질까?’, ‘어떤 새로운 물건들이 등장할까?’ 하는 질문에 상상력을 덧입혀 과학·공학자, 아티스트 그리고 청소년이 함께 내놓은 결과물이었다. 이들은 지난 7월24일부터 8월26일까지 대전문화재단이 주최한 ‘2014 아티언스 캠프’에 참가했다. 이 캠프는 학생들이 2050년이라는 미래 세계를 상상하며 과학자·예술가와 함께 과학·예술이 접목된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내용으로 꾸려졌다.

캠프에는 대전지역 중·고등학생 20명, 카이스트 대학원생 7명 그리고 아트 디자인 듀오 더바이트백무브먼트(The Bite Back Movement)를 비롯한 영국 센트럴세인트마틴예술대학 출신의 예술가 6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다섯 조로 나뉘어 공기오염·생태·의상·의료·도시구조 등 다른 주제로 2050년 대전의 모습을 상상·설계하는 프로젝트를 5주 동안 진행했다. 각 조는 예술가와 대학원생 1~2명, 참여 학생 2~5명으로 구성됐다. 참여 예술가들의 국적이 다양한 만큼 프로젝트는 영어로 진행됐고, 카이스트 대학원생들이 통역을 담당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거리조사’부터 했다. 갑천·대전역 등 대전의 다양한 거리를 답사하고 사진을 찍고, 사람들을 관찰하며 그곳이 미래에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를 상상했다. 그리고 이 상상을 바탕으로 2050년 대전에 살고 있을 한 인물을 만들었다. 다섯 개의 조가 각각 다른 인물을 중심으로 미래 시나리오를 짰다. 참가 청소년들은 작성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상상화를 그려 스토리보드를 만들고 미래에 등장할 물건을 구상했다. 카이스트 대학원생들은 과학기술을 이용해 청소년들이 구상한 물건이 현실로 구현될 수 있게 도왔다. 예술가들은 조원들이 함께 상상한 물건을 포토샵이나 캐드(CAD)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체화했다. 전시할 물건을 3D프린터로 출력하기 위해 3D맥스(3D Max), 리노(Rhino) 등으로 본을 만드는 것도 예술가들의 몫이었다.

대기중의 유해물을 감지하는 ‘에어 헤일로’를 쓴 캠프 참가자 이하늘(대전 태평중 3년)양. 막상스 모뒤(Maxence Maudit)
대기중의 유해물을 감지하는 ‘에어 헤일로’를 쓴 캠프 참가자 이하늘(대전 태평중 3년)양. 막상스 모뒤(Maxence Maudit)
지난 8월11일, 카이스트 W8동 3층에 모인 청소년들은 완성한 스토리보드를 들고 나와 각 조에서 상상한 ‘미래의 대전’에 대해 설명했다.

“대전 지역은 공해와 황사 등으로 대기오염이 심해지면서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청정지역과 공기가 더러운 오염지역으로 나뉩니다.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더 높은 계급입니다. 높은 계급의 사람들은 정화기능이 뛰어난 마스크를 씁니다. 마스크는 부의 상징이 됩니다. 돈이 많아 맑은 공기만 마셨던 박큐티(40)는 어느 날 시청 근처에서 크고 화려한 자신의 마스크를 잃어버립니다. 갑자기 나쁜 공기를 마시게 된 박큐티는 낮은 계급의 사람들이 공기정화를 위해 쓰는 코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왕의 마스크’를 만든 팀은 서툰 영어로 이렇게 대기오염이 심해진 미래의 대전을 소개했다. 다른 팀의 학생들도 대기 중의 유해물질을 감지하고 빛을 내는 물건(에어헤일로), 사용자의 의도에 맞게 조합·분리할 수 있는 의상(증강현실드레스), 머리에 쓰면 실시간으로 정신 상태를 진단해 주는 액세서리(XMO), ‘EG ThunderFlex’라는 발전기를 장착해 전기를 만드는 신발 ‘파워 다이나믹스’(Power Dynamics) 등에 대해 발표했다.

사용자의 의도에 맞게 조합해 입을 수 있는 ‘증강현실 드레스’ 앞에 선 에스토니아 아티스트 헬렌 쉬립.  막상스 모뒤(Maxence Maudit)
사용자의 의도에 맞게 조합해 입을 수 있는 ‘증강현실 드레스’ 앞에 선 에스토니아 아티스트 헬렌 쉬립. 막상스 모뒤(Maxence Maudit)
파워 다이나믹스는 신고 걸으면 누구나 전기를 직접 생산할 수 있게 만든 신발이다. 신고 걸을 때 깔창에 실리는 압력이 에너지가 되고, 이 에너지가 신발 안에 내장된 멀티칩을 통해 도시의 전력망으로 연결되는 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휠체어나 목발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신발 대신 바퀴나 목발받침에 칩을 장착하면 된다. 콜롬비아 출신의 예술가 피페 팔라치오씨는 이 신발에 대해 소개하면서 “아이디어는 모두 청소년들이 냈다. 정말 훌륭한 발상이다”라고 칭찬했다.

이 캠프는 모두 무료로 진행했다. 대전 신계중 3학년 조수민양은 “평소 수학이나 과학을 좋아했는데 이 캠프에 참여하며 예술공부도 하고 싶어졌다”며 “우리가 상상한 미래의 물건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고 디자인하는 작업이 정말 흥미로웠다”고 했다. 류여림(대전 대덕중2)양의 학부모 김정아씨는 “아이가 여러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했어도 별다른 소감을 말하지 않았는데 이 프로그램을 다녀와서는 자랑을 많이 했다”며 “한편으로는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를 얻은 내 아이가 부럽기까지 했다”며 웃었다.

프로젝트에 참가한 예술가들은 ‘아티언스 캠프’의 결과물을 오는 11월10일부터 12월19일까지 영국 런던의 센트럴세인트마틴대학교에서도 전시할 예정이다.

정유미 기자 ymi.j@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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