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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교과목으로 진로 찾아보기 ⑫ 음악

등록 2014-09-22 19:47

김상호 박사의 톡 까놓고 진로 talk
흔히 바흐를 ‘음악의 아버지’라고 말한다. 바흐의 음악은 헨델의 음악과 비교할 때 섬세함은 부족하지만 힘이 있다. 이 힘을 제대로 표현한 음악이 바로 ‘카논’(canon)이다. 카논은 그리스어로 ‘규칙’, ‘표준’이란 뜻이다. 이 곡은 각종 축제에서 많이 연주되거나 영화 등에 삽입되고 있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배우 전지현은 강의실에서 피아노로 카논을 연주한다.

보통 클래식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지만, 카논은 동서고금, 남녀노소를 뛰어 넘어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그래서 수많은 변주곡이 나오고 있으며, 록 버전, 국악 버전, 전자 메탈 버전 등 다양한 형태로 연주되고 있다. 카논이란 곡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무척 많다. 하지만 이 노래에 과학의 원리가 숨겨져 있다는 걸 아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카논이란 곡은 현대 물리학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 가운데 하나다. 흔히 ‘양자론’(quantum theory)을 음악으로 표현할 때 카논이란 곡이 대표적으로 손꼽힌다. 양자론이란, 양자역학을 기초로 전개된 물리학 이론이다. 양자역학은 ‘띄엄띄엄 떨어진 양으로 있는 것이 이러저러한 힘을 받았을 때 어떤 운동을 하게 되는지를 밝히는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카논에서 음은 한 옥타브씩 올라가다가 내려가다가 다시 만나는 것을 반복한다. 음이 올라가고 있지만 내려가고 있고, 다시 제 위치로 연결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띄엄띄엄 나타나는 소리는 양자의 세계를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하다. 그래서 물리학자들이 양자론을 설명할 때 가장 많이 인용하는 음악이 바로 카논이다.(더 자세한 내용은 <괴델 에셔 바흐>(까치글방)를 참고하면 된다.)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에는 수많은 과학의 원리가 숨겨져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수학의 공배수이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에는 공배수 원리가 숨겨져 있다. 기본음의 진동수에 공배수를 많이 포함시키면 일치하는 배음(줄이나 공기 기둥 전체를 진동시켜 얻은 음)도 그만큼 많아져 유려한 화음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건반에서 ‘도, 미, 솔’은 배음이 되어 좋은 화음을 내지만 ‘도, 레, 파’는 불협화음을 내는 것이 그 예다.

이처럼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에는 수많은 과학의 원리가 숨겨져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음악과목과 관련해서도 우리가 알지 못했던 다양한 직업들이 존재한다. 음악과 관련한 직업이 꼭 연주가, 작곡가, 가수, 작사가, 음악교사나 강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음악을 활용한 음악치료사부터 음향 및 녹음기사, 악기수리원 및 조율사, 소리공학연구원, 무대음향 전문가, 음악프로그램 제작자, 음악평론가, 뮤지컬 배우 등 다양한 길이 있다.

음악의 경우 시대별, 지역별로 매우 다양한 음악장르와 악기가 존재한다. 지역에 따라서는 한국음악, 서양음악으로, 시대별로는 고전음악, 현대음악으로, 응용 분야에 따라서는 광고음악, 종교음악, 영화음악, 공연음악, 음악치료, 음악교육 등 다양한 분야로 나뉜다. 악기에는 타악기부터 현악기까지 그 종류를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것들이 있다.

음악 관련 학과는 크게 음악학과, 국악학과, 기악학과, 성악학과, 작곡학과, 음향과, 예체능교육과 등으로 구분한다. 이들 학과에서는 크게 이론과목과 실기로 구분해 수업을 진행한다. 이론의 경우 음악사, 음악분석, 악보분석, 화성법, 대위법, 시창·청음, 서양음악, 국악개론, 현대음악, 전자음악, 편곡법, 기초음향학 등이 있으며, 실기의 경우 피아노실기, 관현악실기, 반주실습, 관현악 합주, 건반화성, 실내악, 작곡실습, 가곡, 오페라, 합창, 음악소프트웨어 연구, 음향기기, 음향시스템, 음향 측정, 음향영상 제작 등이 있다. 물론 이런 실기 수업에서 다양한 악기 연주법을 다 배우는 것은 아니다. 학과별로 자신이 선택한 악기에 집중해 실기를 배운다.

음악은 마음을 움직이는 강한 마력의 도구다. 연주자가 만들어 내는 소리의 파동은 영혼을 울린다. 그 파동의 중심에는 화음의 조화가 있다. 음악의 아버지 바흐는 시간적, 공간적 제한을 벗어나 조화로운 음을 만들었다. 영화 <미션>에서 신부 가브리엘은 원시 종족에게 가톨릭을 전파하기 위해 오보에를 홀로 연주(영화 속 곡의 제목은 <가브리엘의 오보에>)해 언어·문화·종교의 장벽을 뛰어넘는다. 어쩌면 음악은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강한 마법의 주문일지 모른다.

김상호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직업진로자격연구실 연구원·<톡 까놓고 직업 톡>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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